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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48(생일잔치)

-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48(생일잔치) - 2022년 6월 24일 6시(매달 마지막 금요일) 종로구 인사동길52번지 인사14길 詩/歌/演(02) 720 6264 쥔장 : 김영희010 2820 3090 /이춘우010 7773 1579 1호선 종각역→안국동 방향700m 3호선 안국역→종로 방향400m * 유월은 진흠모 생일잔치가 있는 날입니다. * 1시간 앞당겨 6시에 시작합니다. 1. 생일 축하 동영상 2. 인사島 무크지 나눔 (양숙 발행인 인삿말) 3. 무크지 작가님들 작품 낭독 4. 감사패 증정 (생자 선생님 수여) 5. 생자 이생진 선생님 축하 떡 커팅 및 담론 ************************************************************************..

2022.06.19

말 안 듣는 아이

시집 《'무야의 푸른 샛별' 중에 2015 황금알 》 말 안 듣는 아이 - 푸른 하늘 그린 뭉게구름 아래 꽃핀 돌담길 따라가다 호숫가 끼고 돌아 나오는 마을 지나 신작로 탁 트인 너른 들판 지나 뒤도 안 돌아보고 타박타박 걸어 아부지 엄니가 알려준 대로 아이 착하지 하라는 대로 아이 착하지 그냥 고대로 왔더라면 물에 풍덩 빠지고 바위에 막혀 오르고 내리다 피멍 들고 분간 못 하고 앞뒤 헤매느라 이 고생은 안 했을 터인데… 낮밤 꼬박 새워가며 화를 삭이고 충혈된 눈으로 새벽 맞길 몇 해였나 그런저런 후회막급도 있었지만 새치 아닌 흰머리가 귀밑부터 정수리까지 마치 훈장인 양 ‘흰빛도 빛이다’ 세상 이치 당당히 가르쳐주는 이즈음 그때 그 피고생도 잘한 모험이고 삶의 한 과정 아닌가 지금 듣는 숲의 새소리가 그..

2022.06.13

불결한 김치찌개집

불결한 김치찌개집 ㅡ 사무실 인근 김치찌개집은 점심 시간에 번호표를 받아야 할 정도로 손님이 많다. 듬성듬성 썬 돼지고기를 듬뿍 넣고 끓여낸 찌개가 일단 푸짐해서 젊은 직장인들 점심 한 끼 배 불리 먹기에는 손색이 없다. 오육 년 전에 몇 번 갔었지만 정나미 떨어지는 일이 있어 발길을 끊었었는데 최근 식당을 옮겼다고 우리 회사 윤 사장이 가자 해서 오랜만에 갔다. 숟가락질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정나미가 떨어지는 건 여전했다. 먹으러 가자 한 윤 사장 민망할까 억지로 꾸겨 넣은 찌개는 체할 것 같았다. 구글에서 이 김치찌개집 어떠했나, 별표로 물어와 다음과 같이 답변을 달았다; ☆ 절대로 가면 안 되는 불결한 식당 손 입 코 닦고 땀 닦은 손님 물수건으로 먹고 난 후 테이블을 겉보기 아주 깨끗하게 어찌나 ..

나의 이야기 2022.06.02

아내와 나 사이 (이생진 詩의 亞流)

아내와 나 사이 (이생진 詩의 亞流) ㅡ 사이가 좋습니까? (묵묵부답) 사이가 나쁩니까? (묵묵부답) 묵묵부답을 깨고, 뭐 누구들처럼 죽자사자 붙어 꿀 떨어지는 사이는 아닙니다 솔직히 이즘은 데면데면할 때가 많습니다 마흔두 해 넘어 살고 있습니다 간섭이나 참견을 사랑이라 착각할 때는 아니지요 아버지 닮아 아사바사 DNA는 애초에 없었습니다 나이 듦에 나의 자유가 중요하니 아내의 자유도 중요합니다 가장 오래 잠을 같이 자고 가장 오래 밥을 함께 먹은 친구 사이입니다 나하고 스타일이 다른 아직도 꿀 떨어지게 금슬 좋은 벗이 SNS를 자유롭게 헤엄쳐 다니는 문장을 보내왔습니다 ㅡ 배우자의 사소한 실수를 너무 나무라지 맙시다 아무렴 댁과 결혼한 실수에 비하겠습니까 지금 아내와 나 사이는 나쁘지도 좋지도 않습니다..

2022.05.29

인디밴드Indie band

시집 《'무야의 푸른 샛별' 중, 2015 황금알》 인디밴드Indie band - 얼핏 보면 밝은 것 같지만 온통 검붉은 풍선들이 천장 여기저기에 걸려 喜·怒·哀·樂 어느 것도 아니게 그냥 헤죽거리고 있는 집에 잔뜩 낀 허영 실현해 볼까 그냥저냥 봐줄 만한 몸뚱어리에 웃음을 미끼로 들어갔습니다 귀청 찢을 듯 강한 전자음악 애초 노래 재능 없는 쉰 목소리들 반복되고 강제된 로봇 춤들 밤낮 구분 사라진 곳에 내내 뜨지 않는 별만 바라보는 일 아무리 마셔도 갈증에 타들어 가는 혀 아무리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허기 이런 것들에 으스스 진저리치다가 머릿속 거품 일순간 쑥 빠져나간 느낌 앞뒤 볼 것 없이 문을 박차고 나왔습니다 변하는 게 싫은 좁은 골목 통치마가 푸근한 시장 아주머니 짐 자전거, 택배 오토바이의 움..

2022.05.25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47

-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47 - 2022년 5월 27일 7시(매달 마지막 금요일) 종로구 인사동길52번지 인사14길 詩/歌/演(02) 720 6264 쥔장 : 김영희010 2820 3090 /이춘우010 7773 1579 1호선 종각역→안국동 방향700m 3호선 안국역→종로 방향400m ************************************************************************ 1. 오월 향: 양숙 2. 어머니: 김효수 3. 천륜: 이승희 4. 가랑비: 노희정 5. 이팝나무: 조철암 6. 풍차 같은 풍자: 낭송 류재호/ 시 이생진 7. 거문고의 고행: 낭송 김미희/ 시 이생진 8. 지난 것들: 김중열 9. 꽃과 사랑: 낭송 김경영/ 시 이생진 10. 솔리스..

2022.05.22

휘뚜루마뚜루

시집 《'구박받는 삼식이' 중, 우리글 2011》 휘뚜루마뚜루 - 신 게 질색인 홀아비는 배만 먹었고 단 걸 싫어하는 독신녀는 사과만 먹었다 홀아비는 항상 여자가 고팠다 독신녀는 남자가 필요했다 어쩌다 둘이 눈이 맞았다 혀도 맞았다 신 게 별 것이 아니었고 단 거 또한 별게 아니었다 사과 맛들인 홀아비와 배 맛들인 독신녀는 휘뚜루마뚜루 걸신들렸다 맵고 쓰지 않는 한 둘은 지금 행복하다 * 휘뚜루마뚜루 :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해 치우는 모양

2022.05.17

오월 봄밤

오월 봄밤 ㅡ 적당히 심신이 막걸리에 취한 늦은 밤 귀가 영산홍 덩굴 사이사이 아파트 정원 불켜진 등이 예쁘다 클로드 모네의 수채화에 어둠을 덧칠한 봄밤이다 그 그림 속 벤치가 나를 불러 앉혔다 오래전 묵었던 이스탄불 하이얏트 호텔 정원 밤 풍경이다 문득 올려 본 깜깜 하늘엔 고흐의 별들이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다 아, 봄밤을 음미하는 맛이 이리 좋구나! 여기저기 결리고 고장 잦아 짜증에 우울이 우선하는 나이 듦의 날들에 살고싶은 이유 하나 더 분명해졌다 - 오늘 아침 영산홍이 눈에 띄게 쇠어 가네 꼭 나 같으네 아침 받았던 이 웃픈 문자가 생각나 이제서야 이 글로 답변을 했고 아래 마지막 문장을 따로 추가했다 ㅡ 한 시간 넘어 난 이 봄밤을 허밍 중이라네 영산홍 쇠하니 이팝나무 꽃 피우네 무얼 더 걱정하랴!

2022.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