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무야의 푸른 샛별' 중, 2015 황금알》
인디밴드Indie band -
얼핏 보면 밝은 것 같지만
온통 검붉은 풍선들이
천장 여기저기에 걸려
喜·怒·哀·樂 어느 것도 아니게
그냥 헤죽거리고 있는 집에
잔뜩 낀 허영 실현해 볼까
그냥저냥 봐줄 만한 몸뚱어리에
웃음을 미끼로 들어갔습니다
귀청 찢을 듯 강한 전자음악
애초 노래 재능 없는 쉰 목소리들
반복되고 강제된 로봇 춤들
밤낮 구분 사라진 곳에
내내 뜨지 않는 별만 바라보는 일
아무리 마셔도 갈증에 타들어 가는 혀
아무리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허기
이런 것들에 으스스 진저리치다가
머릿속 거품 일순간 쑥 빠져나간 느낌
앞뒤 볼 것 없이 문을 박차고 나왔습니다
변하는 게 싫은 좁은 골목
통치마가 푸근한 시장 아주머니
짐 자전거, 택배 오토바이의 움직임
새벽 푸른 달빛이 빚어낸 가마솥 만두
PC방에서 나온 아이들의 흡연
9천 원 무한 리필 고깃집 붉은 간판
여학생 무리들 알 수 없는 웃음소리
누군가를 부르고 문 두드리는 소리
술 취한 영감님들의 손가락 푸념
후잉 베이스 기타가 줄을 튕기자
스틱이 툭툭 박자를 맞추어 춥니다
목에 힘 들어가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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