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매(草昧) 이제껏 내가 살아온 익숙한 공간이라는 누군가의 말에도 지금 눈앞이 새삼스럽다 여겼는데 과거라 말하는 때의 기억이 는개를 타고 왔다 한동안 못 봤던 아버지가 웃으며 다가와 내 어깨에 손을 얹고는 셀카를 찍는다 1995 전(前)에는 스마트폰이 없었는데요? 그냥 웃으신다 순간, 바닥에 떨어진 스마트폰이 산산이 부서져 풀 되고 나무 되고 돌멩이가 되었다 한강이 보이더니 63빌딩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밤도 아니고 낮도 아닌 시간들이 바람을 불러 억새를 매질하고 있다 잉잉! 잉잉! 잉잉! 진땀에 이마와 겨드랑이가 촉촉해졌다 느슨하게 풀린 허리띠를 졸라매도 바지춤은 살을 빼며 더 헐거워졌다 정신을 차리려다 정신 차릴 이유를 결국은 못 찾았다 태양을 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