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
새벽 눈 떠 보고 싶은 이 있다면
당신도 보고 싶은 사람입니다
꽃잎 질 때 눈물이 흐른다면
당신도 꽃 같은 사람입니다
비 맞는게 싫지 않다면
당신도 비 같은 사람입니다
푸른 하늘이 항시 내 것인 양 한다면
당신도 푸른 하늘 같은 사람입니다
붉은 노을이 주는 빛에 취한다면
당신도 붉은 노을 같은 사람입니다
달 속에 들어 꿈을 꾼다면
당신도 달 같은 사람입니다
* 시집 《노량진 극장(2008)》 중에
添:
아침 시 낭송가 L 문자를 받았습니다.
여고 동창들과 남해 여행 중 저녁 시간에
'당신도'를 낭송했는데
다들 너무 좋다 해서 단톡에 공유했습니다(중략).
오전 벗 해공과 안부 통화 중에
"거...왜... 지난 번 모임에서 K 낭송가가 낭송했던
'당신도'가 어느 시집에 실린 거지?"
드물게도 발표한 지 스무 해 가까운 시가
하루에 두 번 그것도 같은 날 아침에
지인들께 언급되니 기분이 좋아지는 동시에
'당신도'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