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박산 2024. 1. 10. 14:23

'궁궐의 눈 2024' (사진: 이광무 화백)

 

당신도

 

새벽 눈 떠 보고 싶은 이 있다면 

당신도 보고 싶은 사람입니다

 

꽃잎 질 때 눈물이 흐른다면 

당신도 꽃 같은 사람입니다

 

비 맞는게 싫지 않다면 

당신도 비 같은 사람입니다

 

푸른 하늘이 항시 내 것인 양 한다면

당신도 푸른 하늘 같은 사람입니다 

 

붉은 노을이 주는 빛에 취한다면 

당신도 붉은 노을 같은 사람입니다

 

달 속에 들어 꿈을 꾼다면 

당신도 달 같은 사람입니다 

 

 

 

* 시집 《노량진 극장(2008)》 중에 

 

사진: 이광무 화백

 

:

 

아침 시 낭송가 L 문자를 받았습니다.

 

여고 동창들과 남해 여행 중 저녁 시간에

당신도를 낭송했는데

다들 너무 좋다 해서 단톡에 공유했습니다(중략).

 

오전 벗 해공과 안부 통화 중에

...... 지난 번 모임에서 K 낭송가가 낭송했던

당신도가 어느 시집에 실린 거지?

 

드물게도 발표한 지 스무 해 가까운 시가

하루에 두 번 그것도 같은 날 아침에

지인들께 언급되니 기분이 좋아지는 동시에

'당신도'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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