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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시낭송 송년 모꼬지 진흠모 '278‘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78‘】       12월 27일 6시 30분 마지막 금요일 Dress Code: 정장  종로구인사동길52번지 인사14길詩/歌/演(02)7206264쥔장:김영희 01028203090/ 이춘우010777315791호선종각역→안국동방향700m3호선안국역→종로방향400m  * 낭송 예정자:   김미희 김효수 노희정 유재호 신순희 김중열 조철암 한옥례 안기풍 선경님 권혁국 김명희 김경영 박산 이생진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77’ 스케치】(11월 29일 6시 30분 마지막 금요일)    1. 목마와 숙녀: 낭송 김미희/시 박인환 한 잔의 술을 마시고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 한다목마는 주인을 버리고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

09:32:58

서울 사는 범부凡夫

서울 사는 범부凡夫 - 하는 일은 별 볼일 없어도그럭저럭 돈이 있으니 갈 곳이 있다골프장 그리고 룸살롱이다지치지 말아야 하는데 그것들에 지치면 지루하다 고독을 모르니 더 지루하다 돈이 없어야 진한 고독을 알 수 있다 청산靑山이 부르는 소리가 들릴 때 즈음이면풍족하여 술에 망가진 몸뚱이가 말을 안 듣는다 이 때 서울 사는 범부 유목遊牧의 경계를 넘어 은둔하려한다  나오는 한숨에 이제야 진한 고독을 마시고 싶다 청산에 가고 싶다 홀로 있어 보려나 꽃 이름 몇 개라도 알려나   * 시집 《구박받는 삼식이 (우리글 2011)》 중

2024.12.10

파두 (포 8)

파두 ㅡ 구슬프다   언어가 다른 이방인의 귀에도  가락이 그렇고 노래가 그렇다  판소리 서편제 동편제 있듯이  코임부라와 리스본 파두가 다르다  다 슬프고 다 애절하다  남성 가수는 사랑에 처절하고 여성 가수는 비련의 주인공이다   나의 '포루투갈 살이' 이유 중 하나도  파두였다   판소리가 우리의 한풀이라면 파두 역시 포루투갈의 그것이다  목구멍이 찢어질 듯  열 번 스무 번을 꺽이고 꺽여  恨을 토해내는 우리 판소리  그 소리에  파두는 못 미치게 들린다  적어도 내 귀로는 물론 정복자가 되어보지 못한 恨이 정복자의 그것과 같을 수는 없겠지만  암튼 다시 국가 문화론에 입각해  우리도 외국인 관객들로  꽉꽉 들어차는 판소리 공연장이  종로 뒷골목에 있었으면 좋겠다 Kㅡ판소리 세계화는 어려운가?  ..

2024.12.07

옴니버스 스토리Omnibus Story

옴니버스 스토리Omnibus Story -  빌딩 숲에서 목구멍 넘어가는 자판기 커피 맛이새삼스러이 정나미 뚝 떨어지는 순간 여길 빨리 떠나고 싶다 네 명이 둘러앉아 소주에 삼겹살을 먹는데상추 물기 털어내며 씨팔조팔 어수선한 얘기 뻥 튀기듯 노가리만 푸는데 갑자기 고독하고 싶어 나왔다  어슴푸레한 저녁 높지 않은 산기슭 작은 바위 그 언저리 털썩 주저앉아 내려다보이는 도심 반짝거리는 불꽃들에이유 없이 뚝뚝 떨어지는 눈물을 닦았다  조신했던 여자의 변덕이 죽 끓을 때참고 또 참다가 인내의 한계는 여기다 하고절교를 선언했다  눈 내리는 날 겨우 한두 사람 내려놓고 떠나는 간이역 기차 뒷모습이 너무 보고 싶어 그냥 역으로 갔다     ◎ 시집 《노량진 극장(2008,우리글)》 중에서

2024.12.03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77‘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77‘】 11월 29일 6시 30분 마지막 금요일 종로구인사동길52번지 인사14길詩/歌/演(02)7206264쥔장:김영희 01028203090/ 이춘우010777315791호선종각역→안국동방향700m3호선안국역→종로방향400m  * 277 모꼬지 낭송 예정자:         김미희 노희정 선경님 김효수 조철암 이원옥 김경영 윤효순 김중열 유재호 박산 이생진    【시 낭송 모꼬지-진흠모 276 스케치 10월 25일】 1. 괜찮아: 낭송 김미희/시 한강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아파서도 아니고아무 이유도 없이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거품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나는 두 팔로 껴안고집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왜 그래.왜 그래...

2024.11.23

리스본 (포6)

리스본 ㅡ  고대 도시국가 페니키아 포함 수천 년 역사를 품은 도시 리스본  위성도시 포함 2,000만 넘게 복닥거리며 사는데 익숙한 서울 토박이 영감태기는, 고작 인구 3백만의 리스본, 이 정도쯤이야! 붉은 지붕의 오밀조밀한 언덕배기 골목 집들이 어쩌면 지극히 낭만적이고 아담한 도시로 느껴질 수도 그런가?..... 하다가도  이 작은 나라가 이 작은 도시에서 어찌 15세기 위대한 '대항해시대'를 열었을까 영문 표기 'Age Of Discovery' 보다는'The Age Of Exploration'이 훨씬 좋다 리스본 여기 항구를 떠나 브라질을 지배하고 아프리카를 지배하고 대만 섬 이름 포모사를 지어주고일본까지 와서 조총을 전해주고   '일본까지...'이 부분에서  만약 포루투갈 상선이 일본에 조총을 전..

2024.11.20

노인 냄새

== 노인 냄새   야트막한 산에 둘러싸이고   항시 흐르는 개울에는 물고기가 많아   철새들이 아예 텃새로 눌러앉은   환경 만족도 만점인 작은 신도시 내 아파트에서  가까운 전철역을 가려면  버스로 몇 정거장을 가야 합니다   도중에는  실버아파트 단지가 두 군데 있어서  앞자리는 가급적 사양합니다   오전 9시 조금 넘은 이른 시간임에도  걸음이 불편하고   세월의 낙서가 얼굴 깊게 새겨진 분들이  여기저기 빈자리를 채웁니다  전철역 버스정류장 내려 걷는데  옆자리에 앉았던 수다스런 40대 여인들이   내 어깨를 휙 밀치고 앞서가며   코를 틀어막는 시늉으로 하는 말이   “어휴 버스, 노인 냄새!”  순간, 쫓아가 뒤통수를 한 대 퍽! 치면서  “니들은 안 늙냐?”  한 마디 쏘아주고 싶었습니다 ..

2024.11.17

1/n

= 1/n   내가 먹은 만큼 나눠내자는데  무슨 불만이 있을까만  사람 사는 세상  어찌 삐죽 내 몫만 내밀까  형편 따라  2/n도  3/n도  4/n도….   내가 좋아하는 영어 한 마디  ‘Let Me Buy a Round for Everyone’  -내가 여기 거 다 쏠께!-  가끔은 이래야 세상사는 맛 나는 거 아닌지   서넛 만나 막걸리 한 사발 하는데  1/n은 무신 얼어 죽을….    * 시집 《가엾은 영감태기(2024, 예서의 시)》 중

2024.11.08

고맙다고 (포4)

고맙다고 ㅡ  가톨릭 국가 ‘포루투갈 살이’ 포루투 브라가 코임브라 비제우 리스본 이 동네들을 걸으며 한결같이 경이롭고 웅장한 성당에 들어 자애로운 성모와 예수를 만나고 또 만났다  니체를 따르는 무신론자 임에도 이리 기도했다;  고맙다고  칠순 넘긴 이 나이 열흘 넘어 보름 넘겨 매일 15000보 걸으며 성모, 당신을 만나게 해주어  또 고맙다고  인생은 고통이라면서도 결국은 행복을 가르쳐준 존경하는 나의 쇼펜하우어 님께도 비바람 파도치는 대서양을 보고 걸으며 새삼 이 진리를 깨닫게 해주어  또 고맙다고 해맑게 웃고 즐기며 여기저기 널린 작은 상점에 들러 1유로 5유로 10유로짜리 옷과 기념품을 살 수 있어서  또 고맙다고  우리 조상보다 훨씬 용감무쌍해서 대항해시대를 선도했던 포루투갈 보다도 지금 우..

2024.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