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80‘】
2월 28일 6시 30분 마지막 금요일
종로구인사동길52번지 인사14길
詩/歌/演(02)7206264
쥔장:김영희 01028203090/ 이춘우01077731579
1호선종각역→안국동방향700m
3호선안국역→종로방향400m
* 낭송 예정자: 선경님 김효수 유재호 김중열 조철암 신순희
박하(박호남) 윤효순 김경영 이원옥 박산 이생진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79‘ 스케치】
<생자 선생님 세배 모꼬지>
시 낭송 모꼬지-진흠모 (2025.01.31.)
1. 새옷 입고: 낭송 김미희/시 문정희
새해에는 새옷 하나
지어 입을까보다
하늘에서 목욕 나온 선녀들처럼
헌옷은 훌훌 벗어버리고
가쁜한 알몸 위에
새옷 하나 갈아입을까 보다
내가 사는 숲속에는 가시가 많아
그 가시에 찢기워 상처 많은 옷
흔해빠진 고독
이제는 훌훌 벗어버리고
새해에는
새옷 입고 새로 사랑할까 보다
가만히 있어도
하늘이 가득 차오르는
우물 같은 사람 하나 만날까 보다
누가 와서 훔쳐 가도
흠 하나 없는 마알간 미소
마시면 등골까지 시원해지는
새해에는
그런 우물 하나
마음속에 키울까보다
새옷 입고 거기 서서
물이나 기를까보다
* 진흠모/낭송가/시인/인사동TV 운영위원
2. 하루: 김효수
깊어가는 밤 잠은 오지도 않고 무거운 마음에 긴 한숨을 쉽니다
하루의 끝 잡고 땀 흘려 아침부터 보낸 시간 천천히 돌아봅니다
사람들 틈에서 종일 먹고 살기 위하여 몸을 바쁘게 움직였을 뿐
인생을 생각하며 의미 있는 일도 남긴 것도 없이 하루가 갑니다
금같이 귀한 하루 빛이 나게 보내고 싶은데 쉽지 않았나 봅니다
아주 먼 옛날부터 살던 사람들 모두 인생 참 허무하다 했습니다
깊은 밤 깊은 고뇌에 빠져 하루의 끝 살며시 놓으며 다짐합니다
다시 주어진 하루는 누가 뭐라고 해도 후회 없이 살고 싶습니다
* 진흠모/시인
3. 운전하는 스님-개미: 낭송 류재호/ 시 이생진
매연이 쏟아지는 미아리 고개를 넘어가던 개미가
승용차를 몰고 가는 스님을 보고 웃는다
-구도는 걸어서 얻는 것인데 가다가 길이 없으면
차를 버리고 어디로 갈 것인가 나는 물 위도 걸어가는데-
하며 차를 비켜 간다
시집( 내 울음은 노래가 아니다 )
* 진흠모/가수/낭송가
4. 나의 사랑아: 김중열
존재를 깨달은 그 이후에
살아 있는 나에게 속삭이며
늘 감사하다 되새김질 하기를
육신의 욕망과 헛 것에
휘둘려온 어제를 벗어제쳐
맑은 영혼의 샘물 위로 떠노는
별빛 같은 새로운 삶의 희열 향하여
나의 사랑아 사랑아 불러보아요
먼 훗날에 다다를 그곳에서
우리 모두 함께하기를 기도하는
정갈한 마음으로 간구하기를
사랑아!
나의 사랑아 하며 목놓아 소리질러
먼 훗날까지로 기약하여요
* 아라밴드 이끎이/시인/화가
5. 추운 겨울날: 조철암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
십여 년 전에 귀향해
지방에 살고 있는 친구의
서울 나들이
옆 테이블에 혼자 온 여성이
친구의 동향 사투리에
친근감을 느껴 합석을 제안
술집도 아니고 점심 식사에
웬 시츄에이션
이놈의 인기는
칠십이 넘어서도 식지 않는다는
친구의 너스레 속에
화기애매한 식사를 마치고
아직도 직접 농사를 짓고
심신이 건강한 친구
오랜만에 혈기 왕성한
젊은 시절 추억으로 돌아가
혹한의 겨울을 따뜻하게 녹였다
* 진흠모/시인/낭송가
6. 새해 인사: 낭송 선경님/시 나태주
글쎄,
해님과 달님을
삼백예순다섯 개나
공짜로 받았지 뭡니까
그 위에
수없이 많은 별빛과
새소리와 구름과
그리고
꽃과 물소리와 바람과
풀벌레 소리들을 덤으로
받았지 뭡니까
이제, 또 다시
삼백예순다선개의
해님과 달님을 공짜로
받을 차례입니다
그 위에
얼마나 더 많은 좋은 것들을
덤으로 받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게 잘 살면 되는 일입니다
그 위에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진흠모/낭송가/어린이집 원장
7. 겨울철 하얀 나비: 박하(朴河, 박호남)
향나무 잎새로 떠가는 하얀 솜털
한 겨울이라 눈발이 내리나 하더니
아주 조그맣고 가녀린 나비라네
한겨울 거센 바람에 가여운 나비여
남 몰래 날으며 추위를 녹이는 사연이니
그 생명 다하도록 못 잊을 사랑 아닐까
우리에게 영혼이 있다면 흰 눈 속에 숨을거야
우리에게 윤회가 있다면 저리 날개를 펼거야
혹여 해탈이 있다면 하얀 서러움때문이라네
*시인/평론가
8. 나의 Brain: 윤효순
차분차분 병원 입원 전 장지갑을 정리 중
접혀 있는 종이 한 장을 펼쳐 봅니다.
오래전 마음에 닿는 영문시
시간 될 때 다시 읽고
음미하고 싶은 소박한 마음이
그대로 접혀
나와 함께 합니다.
언제
지갑에 접어 뒀는지는 모르지만
분명 다시 꺼내 봐야 한다는
욕구였으리라 짐작이 됩니다.
《 Do not stand at my grave and weep possibly by Mary Elizabeth Frye
Do not stand at my grave and weep
I am not there ; I do not sleep
I am a thousand winds that blow,
I am the diamond glints on snow,
I am the sunlight on ripened grain,
I am the gentle autumn rain,
When you awaken in the morning's hush
I am the swift uplifting rush
Of quiet birds in circled flight.
I am the soft stars that shine at night.
Do not stand at my grave and cry,
I am not there, I did not die.
내 무덤에 서서 울지 마라
나는 거기에 없다 ; 나는 잠들지 않는다.
나는 천 개의 불고 있는 바람이고,
나는 눈 속의 다이아몬드 반짝임이고,
나는 잘 익은 곡물에 들어 있는 태양빛이고,
나는 부드러운 가을비이다.
당신이 아침의 침묵에서 깰 때
나는 빙글빙글 힘차게 비상하는
조용한 새의 날갯짓.
나는 밤에 빛나는 은은한 별들이다.
내 무덤에 서서 울지 마라
나는 거기에 없다, 나는 죽지 않았다. 》
영문시 한 편을 읽으며
나름 해석을 붙이려 노력했다
긍정의 마음이 차분히 파고드는 느낌이다
다행히 한글로 번역飜譯이 되어 쉽게
읽을 수 있는 기쁨을 누리는 한나절을 보냈다.
내 몸에 이상이 생긴 것,
양쪽 편도를 떼내는 수술,
조직검사를 해봐야 한다는
의사 선생님 설명이 자꾸 떠오르고
구강 내 비정상적인 편도 절제술을
받으러 가기 전에
냉장고청소, 장롱정리, 이불빨래, 밑반찬을 만들고
입원 시 필요한 것들을 챙겨가며
어제 보다 나은 오늘이기를
아직은 따뜻한 가슴이 남아 있으니
호흡하는 날까지 내 모든 신체身體에 감사!
내 영혼에 숨을 불어넣는 풀무처럼
" 내 무덤에 서서 울지 마라
나는 거기에 없다
나는 잠들지 않는다......
Do not stand at my grave and cry
I am not there,
I do not sleep...... "
바람이고 싶고 그것도 천 개의 바람이라는데
감성지수 궁금도 하여
스스로 질문을 해본다.
의미 있게 살아 볼래?
*시인
9. 고운소리 새: 낭송 김경영/ 시 황금찬
고운소리 새는
언제나 맑고 아름다운 소리로
노래한다.
어느날 별이 찾아와 물었다
어떻게 하면 맑은 소리로
노래 할 수 있느냐고
맑은 물소리를 들어라
물소리보다 더 맑은 소리는
이 자연 안엔 없다.
하루는 맹수가 찾아와서
맑고 고운 소리른 내는
방법을 물었다.
새가 노래하면 꽃이 피고
선한 동물들은 춤을 추고
계절의 바람은 불고
세상이 다 평화스러운데
내가 큰 소리로 울면
나뭇잎은 떨어지고
꽃은 피지도 않고
선한 동물들은 다 숨는다.
나도 고운 소리로 울고 싶다.
고운소리 새는
맹수에게 말했다.
네 소리를 지배하는 것은
살기와 약탈과 억압과
야성과 능멸과 욕심이다.
이것을 다 버리고
사랑과 협조와
평화의 마음을 가져라
그러면 네 소리도
물소리처럼 맑아지리라.
맹수는
고운소리 새에게
고맙다고 하며 돌아갔다.
고운소리 새는 하늘에 집이 있다.
*진흠모/낭송가/라인댄스 강사
10. 갓밝이: 박산
마당 자동차 시동 걸리는 소리가
달의 사라짐을 재촉했다
어둠을 몰아내고 있는
하늘 구름 기지개가 촉촉했다
화단 이슬 잔뜩 머금은 잎새 하나
파르르 떠는 모습 흐릿하게 보였다
고양이가 내는 음전한 소리에
새들은 긴장했다
바쁠 게 없는 게으른 먼동
아파트 꼭대기 유리창에 붙었다
부지런한 자 나지막이 부르는
희망의 노래 소리 저만치 들렸다
* 갓밝이: 새벽 태양이 떠오르는 시점
* 진흠모 이끎이/시인/자유 기고가/인사동TV 방송주간
11. 꽃과 사랑: 이생진
시는 시드는 일이 없다
그래, 너에게 시를 바치는 일은
너에게 꽃을 바치는 일보다
더 그윽한 일이다
* (1929~ ) 시 앞에서는 결사적인 떠돌이 시
유재호 현승엽 공연 및 생자와 함께하는 퍼포먼스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