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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저편의 인도

기억 저편의 인도 ㅡ업무 상 비교적 여러 나라를 다녀보았지만, 변하지 않는 나라를 꼽으라면 단연 인구 14억의 인도다. 마지막 월급쟁이 노릇 후 2000년부터 인도에서 Psyllium Husk, Guar Gum을 수입했다. 농산물로 각각 소화기관 보조제로 濃化劑로 사용되지만 보관이나 수입 과정에서 변질되기 쉬워 클레임(하자)이 잦은 생산품이라 사전 검수(inspection)가 필수다.아무튼 이런 문제로 인도 북부 도시 조드프르(라자스탄州)에서 생산지 비카너 북부 지역까지는 편도 5시간이 넘는 여정이라 호텔 새벽 출발로 시작됐다.계기판이 하나도 없고 사이드 미러조차 없어 굴러다니는 게 신기할 정도의 자동차에 운전기사 포함 4인(한국인 2인 인도인 2인)이 타고 가는데, 과연 이런 자동차로 왕복 10시간 넘..

여행 이야기 2026.09.01

당신

당신 ㅡ 좋아하는 지인들에게‘당신’이라 종종 부릅니다 후배에게“당신 이즘 잘 지내지?” 하니“형님 왜 그러세요?”합니다 시집을 읽고 “당신 시가 좋아요!” 했더니하트 빵빵!으로 화답을 합니다 “당신과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하니얼굴이 발그스레해집니다 “당신과 호수가 아름다운 동네에 가고 싶다” 하니손등을 슬며시 잡습니다 당신은,당신을,당신이라 부르는 이 있으신지요? 좋아합니다!에도사랑합니다!에도당신이 딱 참입니다 먼저 간 벗을 그리다가“당신도 내게 그랬었지…,” 하고 문장을 이어가다그 '당신도'에 울컥하고 스승께 올리는 글에서도"당신께서 그리도 좋아하셨던 우이도를…,” 하고 쓰다가그 ‘당신’에 눈물이 고입니다 당신이란,당신을 좋아합니다 지금 내게 좋은 당신은 당신 바로 당신입니다

2026.08.28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98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98 (2026. 08. 28)〙종로구인사동길 52번지 인사14길詩/歌/演:(02)720 6264 매월 마지막 금요일 6시 시작합니다! 낭송 예정자: 김미희 김중열 조철암 유재호 선경님 김화연 이영준 한옥례 성주영 김경영 박산 외 《생자 이야기 7》두 스승 ㅡ1950년대 말 충남 서산여고에 재직 중인 생자께서는간절히 서울에 올라와 교직을 하며 시를 쓰고 싶었는데,서울에 아는 이도 없을뿐더러 있다 한들집값 비싼 서울에 삯 월세방 얻을 엄두도 못 내는 처지에(생자께서 내게 주신 말 그대로 표현),고향 조재억(시조 시인) 선배가 서울 대방동 성남중학교에 근무한다는 소식을 듣고바로 상경 조재억 선생을 찾아갔다.더 반가운 일은 산을 끼고 있는, 캠퍼스가..

2026.08.22

허무의 그림자

허무의 그림자 ㅡ 스무 해 넘겨 무위無爲를 지향했더니 허무의 그림자 더께가 끼어들어 사는 게 지루해졌습니다 변화가 절실했습니다 자주 안 먹던 두툼한 패티가 든 햄버거를 아구아구 씹어도 보고 장안에서 소문난 화덕 피자에 맥주를 마셔도 생의 혁명을 시도했던 열정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다 비웠다 더 이상은 없다 그럼에도 무언가 자꾸 채워지는 낯선 느낌입니다 작은 서재에는 책들이 쌓였습니다 책갈피 여기저기에 詩들이 숨어 있고 이야기가 길어 읽기 어려워진 소설들도 신음 중이고 수필은 기척도 없습니다 저만치 괴테가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고 소월은 낡아 헤질 지경입니다 천상병은 여전히 가난합니다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갑자기 매운 게 당깁니다 무교동 낙지볶음을 먹을까 청진동 선지해장국..

2026.08.17

비겁한 사람과 살아있는 부처

비겁한 사람과 살아있는 부처 -매사 맺고 끊기가 흐리멍텅하고,사람이 사람 만나는 일을 회피하고,한 번 맺은 인연에 꽂힐 때는 언제고돌아서면 뒷담화로 욕하고,말로는 진수성찬인데실제로는 쫌생이 밥상이고,푼돈 쓰고 다니면서도부자 코스프레는 일상이고,좋은 학교 나와 높은 지위에 있었다면그 껍데기에 지레 껌뻑 죽고,진짜 넓은 세상이 뭔지도 모르고는머릿속이 만드는 TV 영상을 실체인 척하는,넓은 방 대화는 피하면서골방 찾아 수근수근 거리기나 하고,뒷말은 주저리주저리 많으면서도정작 나설 일+때에는 슬쩍 꽁무니 빼다가도생색 내는 일에는 침 흘려 끼려하고,사랑은 그저 남녀간 섹스가 전부인줄 알고,매사에 노력 없는 순간의 얼렁뚱땅 눈치 하나로쉽게 가는 인생인줄 공짜에 홀릭되는그런 한심하고 비겁한 사람! 없으면 없다 하..

2026.08.12

K야! 겁먹지 말고 살자!

K야! 겁먹지 말고 살자! ㅡ 일찍이 제 꼬락서니를 모르고 사업이랍시고 벌렸다가 쫄딱 말아먹은 젊은 시절의 나를, 늘그막에 그대로 답습한 내 절친, 인도어에 가면, 쉬지 않고 300타 이상을 미친놈처럼 휘둘러야 직성이 풀린다는 싱글 골프 마니아였던 K, 사업 실패했던 시절, 나는 나이나 어렸지, 그때가!, K는 그나마 다행인 게 평생 해온 제철소 전문 기술자인 덕에 지방의 옛 직장 동료의 작은 공장에서 십장 일을 한 십여 년 하며 지내왔다, 그럼에도 옛적 초가집 구들방만 한 시골 아파트에서 금슬이 남다른 늙은 아내와 알콩달콩 잘 살았다, 그런데, 이 육척 거구가 그간 쌓인 스트레스가 과했던지 작년에 심장 박동기를 달았다. "어이 잘 살아 있냐?" 한 달에 한 번 꼭 안부 전화를 한다. 덩치만 조..

나의 이야기 2026.08.09

내가 바로 내 아버지로소이다

내가 바로 내 아버지로소이다 - 아버지 걸음걸이가 알고 보니 지금의 내 걸음걸이다 아버지 얼굴이 알고 보니 지금의 내 얼굴이다 내가 본 내 친구가 그렇듯이 내 친구가 본 내가 그렇다 어린 시절부터 내가 그의 아버지를 알고 그가 나의 아버지를 알아왔으니 화장실에서 오줌을 누던 그의 뒷모습에 내가 그의 아버지를 보았는데 내 웃고 걷는 한 순간의 모습에서 그도 내 아버지를 보았단다 그의 아버지도 나의 아버지도 다 가셨는데 씨 내림의 흔적은 다시 그는 그의 아버지가 되고 나는 나의 아버지가 되어 누구 하나 뭐라 하는 이 없는데도 숨듯이 슬쩍 그냥 들어와 있다 굳이 아버지라 부를 필요도 없이 내가 바로 아버지란 말이다 박산 시집 《노량진 극장 (2008)》 중에서 (중략) 이렇게 성장해서 내비게이션>..

2026.08.02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97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97 (2026. 07. 31)〙 종로구인사동길52번지 인사14길 詩/歌/演: (02)720 6264 매월 마지막 금요일 6시 시작합니다! 낭송 예정자: 김미희 김중열 조순일 성주영 유재호 선경님 김경영 조철암 이영준 한옥례 김명선 김화연 박산 《생자 이야기 6》생자의 시집 ㅡ 생자의 시집에는 발문이나 해설이 없다.(물론 훗날 개인적으로는 나와 호형호제하는 김석준 평론가가 '그리운 바다 성산포'의 해설을 붙인 적이 있긴 하다, 그는 '이생진의 바다는 모든 생명의 근원이며 의식 속에 잠들어 있는 ‘삶의 공간’이다'라 했다)왜일까?가까이서 지켜본 내 소견은 이렇다.‘詩業’도 알고 보면 동업자..

2026.07.25

구름 숲

구름 숲 - 하늘 걷다 만난 바람에 떠밀려이리저리 헤매다 구름 숲에 들었다 풀과 나무는 유동적이다사이사이 개울도 흩어졌다 다시 모이고물고기도 구름 타고 날아다녔다부리가 무뎌진 독수리가순간의 유체流體 변형으로 참새가 되었다얼핏 무질서한 작은 움직임들로 보이지만한낮은 평화이고 밤은 고요다 작은 바람을 시작으로조그맣고 동그란 물방울이 하나둘 맺혔다희고 검음이 없어져 낮과 밤이 사라졌다 개구리 몇 마리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조용하던 새들도 따라 불렀다생명을 지닌 것들이 북을 울리기 시작했다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때론 불협화음으로 들렸지만숨차 쓰러질 듯 찢기는 보컬보다는전기 기타의 긴 울림이 지배하는락페스티벌이련 했다 익숙한 지상의 그림이 어른거리는가 싶었는데모든 게 꿈 같이 사라졌다 다행이다 하늘을 다시 걷는 ..

2026.07.17

제외된 연령

제외된 연령 ㅡ 제미나이 동영상 강의를 신청하려니연령 별 나이 구분에서나는 완전히 제외다 하긴 Chatgpt 배우러 갔을 때도옆자리 공무원 여성에게 민폐를 끼쳤다시종일관 웃으며, 이 영감태기를 도왔지만자꾸 물어보니 짜증 났을 거다 하나도 섭섭해야 할 일은 아니다 오늘 만난 잔나비 띠수필 쓰는 A가 하는 말이 "아이고, 당최 xtml이 뭔지발간한 책 독자에게 노출시키려니css 이런 걸 하라는데,어렵네요, 난 깜깜이라!" 빙긋이 웃으면 내가 그랬다 "어이 참 사람! 예순 넘어 대학원 다녔다는 사람이? 그냥 나이에 맞게 사시게나!" 제외된 그 연령에,지금 내가 속해 있음이 분명하다

2026.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