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 8

아줄레주 (포7)

아줄레주 ㅡ  작지만 세계를 누볐던 나라 포루투갈을 걸으며  성당, 골목 담장, 집, 공회당, 공원, 지하철역, 왕궁 등 어디에서나 마주하는, 이슬람 문명과 스페인, 이태리, 청나라 도자기 문양의 영향을 받았다는, 주석 유약을 사용해 그리는 도자기 타일 공예품이다.  포루투 상벤투역에는 승객보다 아줄레주 벽화를 보러온 여행자가 더 많았다.  전통ㆍ현대 의상, 스카프에는 물론 특산품인 코르크 제품의 그림에도 온통 아줄레주 문양이 천지다, 심지어는 스테이크 집 접시에도 식탁보에도.  우리네 도자기 한 병 굽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닌데 타일에 그림을 그려 하나하나 구워 붙여 그림을 완성하다니!그 타일 하나하나가 집합되어 표현하는 총체적 작품의 신비로운 조화가 한결같이 아름답다. 우리나라 패션 잡지 TV 광고의 ..

여행 이야기 2024.11.29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77‘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77‘】 11월 29일 6시 30분 마지막 금요일 종로구인사동길52번지 인사14길詩/歌/演(02)7206264쥔장:김영희 01028203090/ 이춘우010777315791호선종각역→안국동방향700m3호선안국역→종로방향400m  * 277 모꼬지 낭송 예정자:         김미희 노희정 선경님 김효수 조철암 이원옥 김경영 윤효순 김중열 유재호 박산 이생진    【시 낭송 모꼬지-진흠모 276 스케치 10월 25일】 1. 괜찮아: 낭송 김미희/시 한강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아파서도 아니고아무 이유도 없이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거품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나는 두 팔로 껴안고집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왜 그래.왜 그래...

2024.11.23

리스본 (포6)

리스본 ㅡ  고대 도시국가 페니키아 포함 수천 년 역사를 품은 도시 리스본  위성도시 포함 2,000만 넘게 복닥거리며 사는데 익숙한 서울 토박이 영감태기는, 고작 인구 3백만의 리스본, 이 정도쯤이야! 붉은 지붕의 오밀조밀한 언덕배기 골목 집들이 어쩌면 지극히 낭만적이고 아담한 도시로 느껴질 수도 그런가?..... 하다가도  이 작은 나라가 이 작은 도시에서 어찌 15세기 위대한 '대항해시대'를 열었을까 영문 표기 'Age Of Discovery' 보다는'The Age Of Exploration'이 훨씬 좋다 리스본 여기 항구를 떠나 브라질을 지배하고 아프리카를 지배하고 대만 섬 이름 포모사를 지어주고일본까지 와서 조총을 전해주고   '일본까지...'이 부분에서  만약 포루투갈 상선이 일본에 조총을 전..

2024.11.20

노인 냄새

== 노인 냄새   야트막한 산에 둘러싸이고   항시 흐르는 개울에는 물고기가 많아   철새들이 아예 텃새로 눌러앉은   환경 만족도 만점인 작은 신도시 내 아파트에서  가까운 전철역을 가려면  버스로 몇 정거장을 가야 합니다   도중에는  실버아파트 단지가 두 군데 있어서  앞자리는 가급적 사양합니다   오전 9시 조금 넘은 이른 시간임에도  걸음이 불편하고   세월의 낙서가 얼굴 깊게 새겨진 분들이  여기저기 빈자리를 채웁니다  전철역 버스정류장 내려 걷는데  옆자리에 앉았던 수다스런 40대 여인들이   내 어깨를 휙 밀치고 앞서가며   코를 틀어막는 시늉으로 하는 말이   “어휴 버스, 노인 냄새!”  순간, 쫓아가 뒤통수를 한 대 퍽! 치면서  “니들은 안 늙냐?”  한 마디 쏘아주고 싶었습니다 ..

2024.11.17

코임부라 대학 (포5)

코임부라 대학 ㅡ  포루투갈 코임부라 대학이 있는 동네 이름은 코임브라 市다. 이틀에 걸쳐 이 도시를 걸으며 든 생각은, 몬테구江이 보이는 언덕배기 맨 꼭대기에 있는 이 대학은, 재학생들뿐만 아니라 도심 골목 곳곳이 학생들의 버스킹 파두 공연 등 시민 생활권에도 깊숙이 대학의 문화가 스며든 듯 느껴졌다, 12만 명의 인구 중 재학생이 2만 명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다(1290년 설립). 지금은, 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이 대학 학생들의 검은 망또로 더 유명해졌다. 이 영화 덕을 더했는지, 돈 받는 조아니나 도서관, 상 미켈  소성당 등과 함께 관광객 필수코스로 많은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중이다. 내가 방문한 날도 단체와 개별 탐방객들로 붐볐다. 대학 캠퍼스라기보다는 여느 관광지 같았다. 탐방..

여행 이야기 2024.11.14

1/n

= 1/n   내가 먹은 만큼 나눠내자는데  무슨 불만이 있을까만  사람 사는 세상  어찌 삐죽 내 몫만 내밀까  형편 따라  2/n도  3/n도  4/n도….   내가 좋아하는 영어 한 마디  ‘Let Me Buy a Round for Everyone’  -내가 여기 거 다 쏠께!-  가끔은 이래야 세상사는 맛 나는 거 아닌지   서넛 만나 막걸리 한 사발 하는데  1/n은 무신 얼어 죽을….    * 시집 《가엾은 영감태기(2024, 예서의 시)》 중

2024.11.08

고맙다고 (포4)

고맙다고 ㅡ  가톨릭 국가 ‘포루투갈 살이’ 포루투 브라가 코임브라 비제우 리스본 이 동네들을 걸으며 한결같이 경이롭고 웅장한 성당에 들어 자애로운 성모와 예수를 만나고 또 만났다  니체를 따르는 무신론자 임에도 이리 기도했다;  고맙다고  칠순 넘긴 이 나이 열흘 넘어 보름 넘겨 매일 15000보 걸으며 성모, 당신을 만나게 해주어  또 고맙다고  인생은 고통이라면서도 결국은 행복을 가르쳐준 존경하는 나의 쇼펜하우어 님께도 비바람 파도치는 대서양을 보고 걸으며 새삼 이 진리를 깨닫게 해주어  또 고맙다고 해맑게 웃고 즐기며 여기저기 널린 작은 상점에 들러 1유로 5유로 10유로짜리 옷과 기념품을 살 수 있어서  또 고맙다고  우리 조상보다 훨씬 용감무쌍해서 대항해시대를 선도했던 포루투갈 보다도 지금 우..

2024.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