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고 (포4)

박산 2024. 11. 5. 07:46

 

리스본 트렘

 

고맙다고 ㅡ  



가톨릭 국가 ‘포루투갈 살이’

 

포루투 브라가 코임브라 비제우 리스본

이 동네들을 걸으며

한결같이 경이롭고 웅장한 성당에 들어

자애로운 성모와 예수를 만나고 또 만났다

 
니체를 따르는 무신론자 임에도 이리 기도했다;

 
고맙다고

 
칠순 넘긴 이 나이

열흘 넘어 보름 넘겨

매일 15000보 걸으며

성모, 당신을 만나게 해주어

 
또 고맙다고

 
인생은 고통이라면서도

결국은 행복을 가르쳐준

존경하는 나의 쇼펜하우어 님께도

비바람 파도치는 대서양을 보고 걸으며

새삼 이 진리를 깨닫게 해주어

 
또 고맙다고

 


해맑게 웃고 즐기며

여기저기 널린 작은 상점에 들러

1유로 5유로 10유로짜리

옷과 기념품을 살 수 있어서

 
또 고맙다고

 
우리 조상보다 훨씬 용감무쌍해서

대항해시대를 선도했던 포루투갈 보다도

지금 우리 경제가 비교 우위 잘살고 있다는

그 실감 그 확신에

6ㆍ7ㆍ80년대

경제개발시대 성공 신화를 창조한

나도 함께 뛰었던

달러벌이 일꾼 우리 선배님들께도

 
또 고맙다고
  

스마트폰ㆍITㆍAIㆍ자동차ㆍ조선 등

세계 선두권에 진입한

똑똑한 지금의 우리 후배 님들께도

 

줄 서서 돈 내고 들어가는 대성당도 없고

포토와인 같은 이름난 술 생산이 없어도

제 나라 찾아온 손님들에게

하루 4유로씩 꼬박꼬박 챙겨 먹는 City Tax를 못 받아도

화장실 사용료 1유로씩 안 받아먹어도


까짓거 우리는 우리 방식대로 잘 살아

그게 더 고맙고

더 고맙다고!

 

세상 자유로운 공중전화 부스와 금 도금된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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