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고 ㅡ
가톨릭 국가 ‘포루투갈 살이’
포루투 브라가 코임브라 비제우 리스본
이 동네들을 걸으며
한결같이 경이롭고 웅장한 성당에 들어
자애로운 성모와 예수를 만나고 또 만났다
니체를 따르는 무신론자 임에도 이리 기도했다;
고맙다고
칠순 넘긴 이 나이
열흘 넘어 보름 넘겨
매일 15000보 걸으며
성모, 당신을 만나게 해주어
또 고맙다고
인생은 고통이라면서도
결국은 행복을 가르쳐준
존경하는 나의 쇼펜하우어 님께도
비바람 파도치는 대서양을 보고 걸으며
새삼 이 진리를 깨닫게 해주어
또 고맙다고
해맑게 웃고 즐기며
여기저기 널린 작은 상점에 들러
1유로 5유로 10유로짜리
옷과 기념품을 살 수 있어서
또 고맙다고
우리 조상보다 훨씬 용감무쌍해서
대항해시대를 선도했던 포루투갈 보다도
지금 우리 경제가 비교 우위 잘살고 있다는
그 실감 그 확신에
6ㆍ7ㆍ80년대
경제개발시대 성공 신화를 창조한
나도 함께 뛰었던
달러벌이 일꾼 우리 선배님들께도
또 고맙다고
스마트폰ㆍITㆍAIㆍ자동차ㆍ조선 등
세계 선두권에 진입한
똑똑한 지금의 우리 후배 님들께도
줄 서서 돈 내고 들어가는 대성당도 없고
포토와인 같은 이름난 술 생산이 없어도
제 나라 찾아온 손님들에게
하루 4유로씩 꼬박꼬박 챙겨 먹는 City Tax를 못 받아도
화장실 사용료 1유로씩 안 받아먹어도
까짓거 우리는 우리 방식대로 잘 살아
그게 더 고맙고
더 고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