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루투갈에서 스치는 인연 ㅡ
여행이 원래 그렇다
슬픈 사랑의 세레나데, '코임브라 파두 공연장'
아내는 맨 앞자리 앉았다
나는 두 번째 칸 바로 뒤에 앉았다
둘 다 옆자리가 비었다
조금 늦게 온 백인 부부가 사이사이 앉았다
그의 아내와 내 아내가 함께 앉았다
내 옆자리에 앉은 흰 머리칼에 흰 턱수염이 덥수룩한 남편이 물었다;
ㅡ Why don't you sit with your wife?
왜 아내와 안 앉아요?
ㅡ I don't really like her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일순간 앞뒤에 앉은 이들까지 모두 함께 웃었다
미국 뉴저지에 살고 단체 관광으로 왔다
뉴저지에는 한국인이 많아 친근하단다
호박엿 홍삼 캔디 몇 개와 초콜릿 몇 개 나누고
공연이 끝난 후 주최 측이 마련한 와인을 마시고는
눈인사 후 헤어졌다
나흘 후
리스본 제로니무스 수도원에서 대항해 발견탑을 가느라 걷고 있는데
저쪽에서 달려와 나를 엄청 반가워하는 이들이 있다
사실 난 잘 몰라보았는데 그와 그의 아내는 바로 날 알아보았나 보다
가벼운 허그와 잠깐의 대화를 나누고
다시 그들은 그들의 길을 가고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갔다
아무리 스치는 인연이라도 이메일 주소라도 교환할 걸 그랬다
서울 오면 토박이인 내가 1일 가이드해 주면 딱~인데
하긴,,, 스치는 인연은 바람 아닌가?
이외에도, 영국 네덜란드 타이완 콜롬비아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브라질 등등
말 섞고 손잡았던 스치는 인연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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