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뚜루마뚜루

박산 2022. 5. 17. 06:47

도심의 동트기 (박산 찍음)

시집 《'구박받는 삼식이' 중, 우리글 2011》

 

휘뚜루마뚜루 -

 

신 게 질색인 홀아비는 배만 먹었고

단 걸 싫어하는 독신녀는 사과만 먹었다

 

홀아비는 항상 여자가 고팠다

독신녀는 남자가 필요했다

 

어쩌다 둘이 눈이 맞았다

혀도 맞았다

신 게 별 것이 아니었고

단 거 또한 별게 아니었다

 

사과 맛들인 홀아비와

배 맛들인 독신녀는

휘뚜루마뚜루 걸신들렸다

 

맵고 쓰지 않는 한

둘은 지금 행복하다

 

 

* 휘뚜루마뚜루 :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해 치우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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