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봄밤

박산 2022. 5. 13. 16:29

2022 오월 봄밤

 

오월 봄밤 ㅡ

 

적당히 심신이 막걸리에 취한 늦은 밤 귀가

영산홍 덩굴 사이사이 아파트 정원 불켜진 등이 예쁘다

클로드 모네의 수채화에 어둠을 덧칠한 봄밤이다

 

그 그림 속 벤치가 나를 불러 앉혔다

오래전 묵었던 이스탄불 하이얏트 호텔 정원 밤 풍경이다

문득 올려 본 깜깜 하늘엔 고흐의 별들이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다

 

, 봄밤을 음미하는 맛이 이리 좋구나!

여기저기 결리고 고장 잦아

짜증에 우울이 우선하는 나이 듦의 날들에

살고싶은 이유 하나 더 분명해졌다

 

- 오늘 아침 영산홍이

  눈에 띄게 쇠어 가네

  꼭 나 같으네

 

아침 받았던 이 웃픈 문자가 생각나

이제서야 이 글로 답변을 했고

아래 마지막 문장을 따로 추가했다

 

ㅡ 한 시간 넘어 난 이 봄밤을 허밍 중이라네 

   영산홍 쇠하니 이팝나무 꽃 피우네

   무얼 더 걱정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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