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무야의 푸른 샛별' 중에 2015 황금알 》
말 안 듣는 아이 -
푸른 하늘 그린 뭉게구름 아래
꽃핀 돌담길 따라가다
호숫가 끼고 돌아 나오는 마을 지나
신작로 탁 트인 너른 들판 지나
뒤도 안 돌아보고 타박타박 걸어
아부지 엄니가 알려준 대로
아이 착하지
하라는 대로
아이 착하지
그냥 고대로 왔더라면
물에 풍덩 빠지고
바위에 막혀
오르고 내리다 피멍 들고
분간 못 하고 앞뒤 헤매느라
이 고생은 안 했을 터인데…
낮밤 꼬박 새워가며 화를 삭이고
충혈된 눈으로 새벽 맞길 몇 해였나
그런저런 후회막급도 있었지만
새치 아닌 흰머리가
귀밑부터 정수리까지
마치 훈장인 양
‘흰빛도 빛이다’
세상 이치 당당히 가르쳐주는 이즈음
그때 그 피고생도
잘한 모험이고 삶의 한 과정 아닌가
지금 듣는 숲의 새소리가
그래서 더 애틋한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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