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48(생일잔치)

박산 2022. 6. 19. 20:11

247 모꼬지 생자 선생님과 함께

 

-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48(생일잔치) -

2022년 6월 24일 6시(매달 마지막 금요일)
종로구 인사동길52번지 인사14길
詩/歌/演(02) 720 6264
쥔장 : 김영희010 2820 3090 /이춘우010 7773 1579
1호선 종각역→안국동 방향700m
3호선 안국역→종로 방향400m

* 유월은 진흠모 생일잔치가 있는 날입니다.

* 1시간 앞당겨 6시에 시작합니다.  

1. 생일 축하 동영상 

2. 인사島 무크지 나눔  
    (양숙 발행인 인삿말)

3. 무크지 작가님들 작품 낭독 

4. 감사패 증정 
    (생자 선생님 수여)


5. 생자 이생진 선생님 축하 떡 커팅 및 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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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 모꼬지 사람들


-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47 스케치 -
  2022년 5월 27일 7시      

1. 오월 향: 양숙 

쪽동백의 소복은 희다 못해 처연한데  

향기는 왜 그리 은은히 발목 붙잡는고 

오동나무 까치집 앉힌 채 풀어 내린 

아련한 연보라 향기는 목을 두른다 

골바람이 실어주는 아까시꽃 군무 

아찔한 향기 앞섶 헤집어 어지러운 산행 

오월 품은 향기에 덩달아 일렁이는 내 안 


* 진흠모 편집인/ 시인/ 인사동TV 운영위원 

* email: 55yasoo@hanmail.net 

 

2. 어머니: 김효수 
 
눈이 쌓인 무덤에 무릎 끓고 손으로 눈을 긁어내리며 

한이 썩인 목소리로 흐느껴 울며 어머니 보고 싶어요 

이제야 철든 자식이 콧물 눈물로 목청껏 외칠 때마다 

찬 바람이 매섭게 달려와 사정없이 빰을 때리고 간다 

한참 동안 정신없이 몸뚱이 떨리게 빰을 맞은 자식은 

어머니 살아계실 때 모습 떠올리며 마구 가슴을 친다 

망나니짓 할 때마다 속 문드러져도 품어 주신 어머니 

남에게는 내 아들보다 착한 애는 없다고 하신 어머니 

아버지 젊어서 보내시고 오직 자식 보고 사신 어머니 

그렇게 살아오신 어머니에 웃음 한 번 드리지 못하고 

이제야 철이 들어 눈이 쌓인 무덤 손으로 긁어내리며 

목청껏 외친다 불효한 자식 어머니 보고 싶어 왔어요 

 
* 진흠모/ 시인   
  

3. 천륜: 이승희 

토요일 오후가 되면 광화문역5번 출구로 나오는 일 

무교동북어국집에 들려 배를 두둑하게 채우는 일 

청계광장 분향소에 꽃을 놓고 향을 피우는 일 

분향소에서 가족의 손을 잡아주고,안아주는 일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분향소에 묵념하는 일 

가족의 사연에 훌쩍거리는 눈물을 훔쳐내는 일 

한겨울 광화문에서 북풍 칼바람을 견뎌내는 일 

사십 년 만에 내복을 두 벌 사서 입어보는 일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발톱이 빠지는 일 

동상으로 언 피부가 뱀 허물 벗듯이 벗는 일 

다슬기 탑을 반년이 넘도록 소라 탑으로 알고 지내는 일 

이른봄 꽃샘추위를 꿋꿋이 견뎌내는 일 

봄비를 맞으며 한 장소를 오롯이 지켜내는 일 

이글거리는 태양을 온몸으로 품어내는 일 

아스팔트 열기에 땀범벅이 되어도 청와대로 행진하는 일 

내 부모 내 남편 내 형제 내 자식 살려내라고 목청껏 외치는 일 

통도사에서 평산마을까지 영혼만이 가득한 관을 운구하는 일 

영축산에 천륜이라 소리쳐도 반지성이라는 메아리가 돌아오는 일 

청계천에 연등을 켜도 이 년 전 떠난 부처가 돌아오지 않는 일 

그래도 멈출 수 없는 일   
  

* 섬 여행가/ 시인 
 

진흠모를 지키는 열성 동인들 (좌로부터, 노희정 김명옥 김미희 김경영 양숙 님)

  
4. 가랑비: 노희정 

봄 소리 없이 깨어나듯 

그렇게 천천히 

굴절 없이 내게 물든 맘 

 

가랑비에 속옷 젖듯 

스민 그리움 

가랑비에 진달래 개나리 웃고 

검은 내 영혼에 꽃 피워 놓고 

떠나라함은 어느 형벌인가 

 

사막 같은 내 속살에 내리는 단비 

그 가랑비 맞으러  

신발 끈을 묶는다 


* 진흠모/ 시인/ 육필문학관 관장 
  

5. ​이팝나무: 조철암 
 
​오랫동안 백색의 향기로 

​풍성하게 꽃을 피우고 

​기름지고 먹음직스럽게 

​한아름 가득 

​쇠고깃국에 말아서 

​맛있는 이밥 한 그릇 

​청계천 변에는 눈이 내린 듯 

​흐드러지게 핀 이팝나무꽃 

​녹색 잎과 하얀 꽃이 어우러져 

​더욱더 눈이 부시다 

​휘날리는 아카시아꽃 향기와 더불어 

​오월 봄 동산을 화사하게 꾸며주니 

​한층 맑고 풍요로워지는 마음​ 
 

* 진흠모/ 낭송가  

247 모꼬지 생자 선생님 담론 모습

  
6. 풍차 같은 풍자: 낭송 류재호/ 시 이생진 

밑도 끝도 없이 

'내가 트럼프처럼 세 번 결혼하면 어떻게 될까 

대통령하기엔 나이가 많고' 했더니 

옆에 앉았던 김종열 시인이 불가능하다고 외친다 

이때 힘을 주어 '불가능은 없다'고 내가 외쳤다 

그랬더니 모두 일어나 박수를 친다 

그러고 다 함께 웃었다 

올해는 웃음이 많았으면...... 


-시집 <無緣故>   

* 진흠모 가수/ 낭송가 
    

7. 거문고의 고행: 낭송 김미희/ 시 이생진 

황진이 16      

 

거문고는 눈이요 귀요 심금이니 

술대가 닳고 닳아 대쪽에 핏발이 설 때 

비로소 설움을 잊을 수 있다고 

강한 어조로 말하시던 외할머니 

미래가 없는 자의 등불은 

오직 현금玄琴 뿐이라고 

뼈에다 새겨주시던 말 

 

너의 살이 오동나무 살 되어라 하고 

절벽에서 뛰어내린 물줄기가 계곡을 거슬러 

다시 절벽으로 돌아가는 기세가 진짜라며 

모든 비분을 삼켰다 

거문고로 흘려보내는 그 길밖에 없으니 

밤낮을 가리지 말고 어려운 고비를 넘어야 한다  

 

어두운 세상 헤쳐온 길이 

바로 그 길인 걸 

그건 너의 목청에도  

시문時文에도 해당되는 것이니 

기예技藝를 다듬고 다듬어 

산속의 사나운 짐승까지 현금玄琴으로 재워야...... 

나 때문에 네가 험한 길 가는구나 

 
* 진흠모/ 낭송가/ 시인/ 인사동TV 운영위원      

 

8. 지난 것들: 김중열  

여름이 극성떨며 

슬픔이 찌든 나의 몸매를 보겠다 

바다로 오라오라 하네요 

​ 

가을이 너를 기다린다 

지난날 싯귀 하나 듣고 싶다 

유혹으로 

시월도 함께 오겠다 소곤대며 

​ 

이제 지나간 것들 끄집어 내어 

찬란하다 영롱하다 하련만 

별이 되면 그대가 나를 

예전의 나를 볼 수 있으련가요 

​ 

지난 것들 

다시 온다 하여도 모두어져 

반길 수 있으련가요 

​ 

차라리 해변 위로 널리어 

반짞이는  별빛으로 남기어져 

아우라로 흔들리며 

여늬 가을에 시월로 

낙엽에 손사래로 바람의 노래로 

​ 

흔들리다 못하여 

그대 여민 젖가슴에 얹히어 

​ 

깊숙한 잠으로 

지난 것들로 더불리어 

별빛으로 아해로 잠들고 싶다 

전해달라 하고파요 

 
* 아라 밴드 이끎이/ 시인 

 

가수 이강(진흠모) '오라잇!' 열창


9. 꽃과 사랑: 낭송 김경영/ 시이생진 

꽃은 사랑의 변명이다 

아름답다며 

코를 갖다 대는 동기와 동일하다 

이런 동일함 때문에 시를 쓴다 

 

하지만 시에 코를 대는 사람은 없다 

시는 머리로 읽고 

가슴에 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시는 시드는 일이 없다 

그래 너에게 시를 바치는 일은 

너에게 꽃을 바치는 일보다 

더 그윽한 일이다 
 
* 진흠모/ 낭송가/ 라인댄스 강사 

 

'서귀포 칠십리 시비공원'에서/2022 봄 (김명중 조철암 이원옥 님)


10. 솔리스트(Solist): 박산

    

지휘봉 따라하는 연주가 싫어 독립했다 

고독은 외로웠지만 집중을 주었다 

이슬 한 방울 떨어지는 작은 소릴 내다가도 

변덕 끓어 미친 듯 천둥소리 에너지를 소모했다 

때론 물질을 향한 욕망에 힘겨워 울었다 

부실한 악기 탓을 한 적도 있지만 

결국 다 내 부족임을 잘 안다 

난 솔리스트니까 

그래도 누군가의 간섭이 없어 좋았다 

말은 훨씬 줄었지만 

제 흥에 겨운 맛에 종종 취했다 

 
누군가 들어주는 이가 생겼다 

감사에 대한 간단한 예의를 빼곤 

그냥 인간에 대한 애증을 연주하려 했다 

 
태풍 바다 너울 파랑에 요동치는 

쇠사슬에 묶여 정박 중인 어선인 양 

삶이 힘겨워 지루하게 버둥거리는 곡(曲)들도 

이 악물고 수평을 생각하며 인내했다 

 
난 솔리스트니까     

(박산 시집 '구박받는 삼식이' 중) 
 
* 진흠모 이끎이/ 시인/ 자유 기고가/ 인사동TV 방송
 

 

이생진 벌레 먹은 나뭇잎(김송수 제공)

  
11. 김삿갓, 시인아 바람아: 이생진 

간다 간다 나는 간다 바람처럼 나는 간다 

너의 눈엔 가볍게 보이지만 

천 근 만 근 무거운 시름 

부평초처럼 떠돌며 얻어먹기 30년 

본래 이 모습이 내 모습이 아닌데 

세월에 업혀 그렇게 가고 말았다 

간다 간다 나는 간다 바람처럼 나는 간다 

 
평생 꽃 없는 마을 들어가지 않았고 

곧 죽어도 술 있는 마을 그냥 지나가기 어려웠네 

내 인생 내 손을 학대하며 

여기저기 구걸한 것은 

목숨 하나 붙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매달리는 정 떼어놓기 어려워 

기웃거렸네 

간다 간다 나는 간다 

바람처럼 나는 간다 

 
시란 시인에게 굴레를 씌우는 것이 아니라 

씌워진 굴레에서 벗어나는 데에 있다 

떠나는 괴로움과 떠도는 외로움 

시인은 출발부터가 외로움이다 

불행하게도 방랑은 시인의 벼랑이오 

벼랑을 맴돌며 노래함이 시인의 숙명이라면 

기꺼이 그 숙명에 동참하겠다고 맹세하마 

간다 간다 나는 간다 바람처럼 나는 간다 
 

* (1929~ ) 시 앞에서는 결사적인 떠돌이 시인 

담론: 
김삿갓을 연구 고찰한 사람으로서 정대구 시인(1936~ )만한 사람은 없습니다. '김삿갓 상'이 제정되니 엉뚱한 사람들만 상을 받습니다. 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시인으로서 오래 생존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삶의 본질에 더 충실하여 시를 쓰는 일이 중요합니다.(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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