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돔 두 개 콘돔 두 개 소갈머리가 텅텅 빈 나는 흰머리가 뒤죽박죽인 아내와 대구 여행 중이었다 해거름 호숫가 유럽식 거리 카페가 즐비한 뒷길 울긋불긋 너풀거리는 천으로 주차장을 가린 모텔에 고개 숙인 무수리들만 몰래몰래 드나들 것 같은 폭 좁은 옆문으로 들어가니 의외로 청결하고 조용.. 詩 2016.11.07
인공지능이 지은 시 - 제주 올레 1길 성산 오정개해안 이생진 시비거리 인공지능이 지은 시 - 소월 시집과 미당 시집과 이생진 시집을 인공지능에 읽혔다 읽힌 후 정확히 1분 30초 만에 시를 지어냈다 ; 영변의 약산 소쩍새가 머어먼 그리운 바다 성산포로 날아가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며 그리움이 없어질 .. 詩 2016.10.31
진흠모 111+77 이생진 시인 자필 엽서(67년 8월25일 월급날) 아내는 돈을 벌자하고 나는 하던 끝이니 문학을 하자하고 아이들은 당장 밤고구마라도 사내라한다 아내가 있기 이전에는 아이도 없었지만 그대로 문학을 손에 끼고 다녀도 될 것 같았다 그것이 불과 십여년 밖인데 사정이 달라졌다 결국 결론.. 詩 2016.10.18
고사우제(Gosausee)- 고사우제(Gosausee)- 유월 알프스 산자락을 촉촉이 적시는 비는 여름을 재촉하는 중입니다 깊은 숲 사이사이 굽이진 길 차장 밖을 연신 쫑긋대며 따라가다 만난 구름 산중에 포근히 안겨 있는 고사우제 물안개 가득 머금은 채 “어서 오라” 반깁니다 그녀의 은은한 미소에 홀린 듯 흠뻑 빠.. 詩 2016.10.10
구박받는 삼식이 -할슈타트- 구박받는 삼식이 - 광삼씨는 29년간 꼬박꼬박 출근해 열심히 일했다. 그 덕에 새끼들 공부시키고 알뜰살뜰 마나님 모시고 그냥저냥 남들만큼은 살았다 올해로 퇴직 이 년 차 쓰고 남을 정도로 넉넉히 모아 놓은 돈은 없지만 공부 끝낸 아이들 직장 다니니 그럭저럭 지내고 있다.. 詩 2016.10.05
진흠모 111+76 기타리스트 김광석 몽골의 밤하늘을 노래한 '은하수' 연주(동영상 by 이승희) {진흠모 111+76} 2016년 9월 30일 7시 (매월 마지막 금요일) 종로구 인사동길 52번지 도로명 인사 14길 ‘시/가/연 詩/歌/演 (Tel.720 6244 김영희 이춘우 010 2820 3090/010 7773 1579) 종로→안국동 방향 (종각역부터 700m) 안국동.. 詩 2016.09.23
밑천 담양 식영정 밑천- 그간 입고 먹고 다닌 세월이 얼마인데 정작 찌울 건 안 찌우고 정말 지닐 건 생각 없이 버리다가 순간의 쾌락에 물든 게으름이 규칙을 까맣게 잊은 채 흐물떡거리는데 땟국에 절어 나달나달 헤진 옷자락들이 하잘것없이 식어버린 속내만 긁어댄다 모처럼 큰 호흡 자위 .. 詩 2016.09.19
유전遺傳 유전遺傳 - 관악산 산행이 하루의 첫 일과였던 늘그막 아버지 친구로부터 걸려온 따르릉! 첫새벽 모닝콜 서울대 입구 어디서 만나고 오늘 누가 온다 했고 아침은 어디서 먹고 찻집은 어디로 가고…… 통화 중에 간간히 들리는 목 칼칼한 아버지 웃음소리 등산복 약수통 배낭 챙기는 분주.. 詩 2016.09.12
못생긴 한국 남자 - 못생긴 한국 남자 - 베를린 카이저 빌헬름 교회 앞에서 리시버를 통해 우리말 안내가 나오는 태극기가 그려진 시티투어 버스를 탔습니다 승객들로 꽉 찬 2층 버스에는 독일어 영어 불어 등의 각국의 언어들이 어설픈 이방인의 멍청한 귀로 질서 없이 밀려들어왔지요 바로 이때 뒤쪽 어디.. 詩 2016.09.05
알겠다 알겠다! - 여권 사진 찍으러 사진관에 갔다 사진사란 익숙한 이름 보다 품격이 한결 고상해 보이는 사진작가가 “여기 보세요! 고개 살짝 왼쪽으로 아니 살짝 아래로” 몇 차례 날 프로 모델 노릇 시키며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얼마를 찍어댄 후에 병원에서 진찰 받듯 컴퓨터 앞 작가 .. 詩 2016.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