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초등생들 늙은 초등생들 ㅡ 동암역 오후 5시 약속 4시58분 부리나케 출구를 나가는데 아주 익숙한 얼굴 셋이 모범생 자세로 나란히 앉아있다 머리 희끗희끗한 예순 넘은 초등생들 착하기도해라! 적당히 마신 술 핑계로 유쾌하게 떠드는 건 결국은 서로에 대한 격려 여름 비 오시는 늦은 밤 헤어지기.. 詩 2017.10.06
울 엄마 울 엄마 ㅡ 치매 17년 차 울 엄마 새 모이 주듯이 카스텔라 한 조각 떼어 입에 넣어 드린다 오물오물 씹으시며 두 손 모아 하시는 말씀 감사합니다! 맛있습니다! 늙어가는 자식은 서럽다 詩 2017.10.02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111+88 제기동 선농단에서 2017년 9월8일 열혈 친흠모님들 참석으로 ‘이생진 섬 바다 사람이야기’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섬으로' '시가 머무는 마을' '진흠모 광주' ‘바빠 자주 얼굴 안 보이던 진흠모 분들’ 등 인사동이 아닌 선농단 지하 갤러리에서 모처럼 뭉쳤습니다 추도 여행의 피로에도 .. 詩 2017.09.21
Church와 Mosque- Church와 Mosque- 독일의 수도 베를린 호텔에서 라이프지히로 이동하려고 중앙역까지 탄 택시의 기사는 덩치가 크고 콧수염이 멋진 한 마흔 먹었을 듬직한 사나이다 - 어디서 왔어요? - 우리요? 아, 예. 한국에서요 - 기사양반! 독일 분 아닌 것 같은데요? - 예, 터키서 왔어요 온 지 10년 넘었어.. 詩 2017.09.15
Convenience Convenience - 누가 돈 낼까 전전긍긍하여 먹는 밥 한 끼 보다는 냉수에 밥 말아 김치 찢어 씹는 게 맛있습니다 좋아하지도 않는 술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며 마시느니 냉수 한 사발이 시원 합니다 사사건건 캐물어 대답하기 싫은 이랑 백날 앉아 있느니 빈방에 누워 코 후비는 게 더 편 합니다 .. 詩 2017.09.10
명심冥心 (윤영호 사진첩 중 '선자령, 별헤는밤') 명심冥心 - 봤던 것들과 보이는 것들이 겹쳐지고 흩어지길 반복 예의를 중시했지만 갈등 넘어 결국 전쟁 죽었다 이명耳鳴으로 깨어나 금종金鐘 하나 가슴에 걸고 눈 감고 손 모아 두드리길 몇 해 환형幻形이 가져온 고요 (박산 시집 '무야의 푸른 샛.. 詩 2017.09.04
다행多幸 윤영호 히말라야 사진첩 중 다행多幸 - 사는 게 너무 팍팍해 짜증도 나고 말이야 술을 마셨어 자정이 가까운데도 도심은 술꾼들로 득시글거렸지 문득 올려다 본 밤하늘 별은 총총했지만 달은 뭔지 모르게 우울 했어 사정射精한 후의 나른함 같은 게 몰려왔어 누군가와 쌍시옷으로 삶을 .. 詩 2017.08.28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111+87 이생진 시인께서 읽으신 시 '곽도에서 혼자 사는 할머니' 실제 곽도 할머니 (이승희님 사진) 빳빳한 허리의 시인께서 사진 높이를 맞추려고 함께 허리를 굽히신 모습이 익살스럽게 느껴진다 가수 현승엽과 천승현이 함께하는 '이생진 시인의 시 이야기'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9월 8일 .. 詩 2017.08.21
금숙이 누나 금숙이 누나 - 1963년 서울 한강다리 노량진역 앞 야트막한 산동네 6.25 때 엄청난 폭격으로 나무 한 그루조차 살지 못해 붙여진 이름 대머리산 그 언덕배기 성황당 고개 넘는 길 푹 파인 골짜기 녹슨 양철 지붕 집에 세 들어 사는 금숙이 누나는 양공주였다 난 그때 양공주가 무언지 잘 몰랐.. 카테고리 없음 2017.08.11
내 꼬락서닐 알아야지 내 꼬락서닐 알아야지 - 은퇴 코앞인 경철씨 봉급쟁이 마누라로 애들 키우랴 알뜰 살림하랴 눈가 잔주름 쪼글쪼글 예뻤던 손등 푸른 심줄이 금을 그었는데 그 손에 쥔 장바닥 싼티 가방 어찌나 싼티를 더하는지 마침 만기된 보험료 쌓인 이자 찾아가라는 통지 받고 ‘에라 이참에 마누라 .. 카테고리 없음 2017.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