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노량진 극장' 중, 2008 우리글≫ Convenience 누가 돈 낼까 전전긍긍하여 먹는 밥 한 끼 보다는 냉수에 밥 말아 김치 찢어 씹는 게 맛있습니다 좋아하지도 않는 술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며 마시느니 냉수 한 사발이 시원 합니다 사사건건 캐물어 대답하기 싫은 이랑 백날 앉아 있느니 빈방에 누워 코 후비는 게 더 편 합니다 가기 싫은데 억지로 체면 생각해 갔다가 김새는 것 보다는 조금 미안하더라도 안가는 게 머릿속이 가볍습니다 순간적 욕정에 눌린 정사情事 후 허겁지겁 속옷 찾아 입는 것 보다는 달콤한 입맞춤 후 가벼운 포옹이 훨씬 상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