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서看書

박산 2021. 9. 28. 06:58

'마이산' 이준우 사진 

 

시집 《무야의 푸른 샛별 중, 황금알》

 

「간서看書」

 

 

몇 푼 벌자고 그리 애를 썼는데

세월에 치인 오줌발은 시들어 가고

어항 속 붕어 되어 입만 벙긋벙긋

버리지 못하는 미련만 두어 움큼

큰 나무 드리운 창가에 누워

손에 책 쥐고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보다 못한 책이 나를 읽으려는 순간

창밖 한 무리 참새 떼가 찧고 까부는데

몇 푼의 명리名利가 아옹다옹 저 같음을 깨닫고

기약을 두지 않은 책장을 넘긴다

 

 

* 이민성(1570-1629)齊居卽事를 새벽 읽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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