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서 살아가는 날 ㅡ
뭐뭐 생각하고 얘기하다
불쑥 뿔나는 일이 있어도
빨갛게 볶은 돼지불고기
지글지글 두부 부침에
막걸리 한 사발 마시면
언제 그랬었냐는 듯 시나브로 풀어져서
평생 날 짓누르고 있는 경제에
까짓 케인즈가 뭐고
아담 스미스가 뭔데... 중얼거리다가
해질녁 예쁘기만 한 붉은 노을 향해
까불지 말아라
낮술 한잔 찌그렸다
왜 꼽냐
잘 보면 나 괜찮은 놈 아닌가
이유 없이
일방 눈쌀 주정을 부리는 처지이지만
이런 날은
정말 좋아서 살아가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