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무야의 푸른 샛별 중, 황금알》
「간서看書」
몇 푼 벌자고 그리 애를 썼는데
세월에 치인 오줌발은 시들어 가고
어항 속 붕어 되어 입만 벙긋벙긋
버리지 못하는 미련만 두어 움큼
큰 나무 드리운 창가에 누워
손에 책 쥐고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보다 못한 책이 나를 읽으려는 순간
창밖 한 무리 참새 떼가 찧고 까부는데
몇 푼의 명리名利가 아옹다옹 저 같음을 깨닫고
기약을 두지 않은 책장을 넘긴다
* 이민성(1570-1629)의 齊居卽事를 새벽 읽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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