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 3 - 곧장 앞으로만 가라고 배워 살았는데 살다 보면 그게 어찌 그리 쉬운 일이던가 휘고 꺾이어 부러지기 일보 전에야 겨우 목숨 건진 게 몇 번이었나 하늘 계신 울 아부지도 그랬겠지 깔린 양탄자 밟고 사는 인생 몇 되나 목구멍 꿀꺽꿀꺽 타고 넘는 막걸리같이 들어가 타고 흐르고 내려가다 보면 오줌 되고 똥 되고 뭐…다 그러는 거지 이쪽 길도 저쪽 길도 살피다가 오던 길 뒤도 한 번 돌아보고 힘닿으면 닿는 길을 가야지 비가 오시려나 눈이 오시려나 어여 오시길! * 시집 《 '인공지능이 지은 시'》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