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부천구 사람들

박산 2024. 2. 24. 09:28

 

'서울특별시 부천구' 친구들과 함께한 2024년 2월 어느 날 선술집에서

 

 

서울특별시 부천구 사람들 -

 

 

환갑 지난 우리 회사 윤 사장은 대대로 부천 살아 온 토박이다

 

행정구역만 경기도에 속했지 구로구 강서구에 들쑥날쑥 붙은 인구 80만 서울특별시 부천구나 진배없다

 

토박이는 아니지만 나도 부천 시민이다

 

토박이들은 아직도 동네 체육대회를 꼬박꼬박 열고 끼리끼리 뭉쳐 여행 다니면서

 

선배 어른 공경하는 모습들을 보면 풍금 소리 들리는 시골 읍내 학교 앞 풍경을 보는 듯하다

 

 

그중 가장 부러운 건 우리 윤 사장 벗들이다

 

그중 나도 의형제로 절친이 된 긍X 그리고 승x

 

주말이면 함께 텃밭을 가꾸고 자전거를 타고, 뒷동산을 오르고

 

방금 집에서 저녁 먹었어도 뭉치고 일하다가도 수시로 소통하며 만난다

 

잘 사는 긍X, 어렵게 구멍가게 꾸려 나가는 승X도 윤 사장도

 

한결같이 흰 머리카락에 배 불룩 나온 영락없는 중년들이다

 

가끔 나도 끼워 주는 감사한 술자리에서 동심을 지켜 순박해지려는 이들에게 느끼는 건

 

정작 본인들은 꿈엔들 못 느끼겠지만, 그들의 티격태격하는 대화를 통해 속 깊은 우정의 꿀이 뚝뚝 떨어짐을 느낀다

 

 

 

일흔 언저리를 놀고 있는 나는 한강 다리 노량진 노들나루 토박이다

 

내 절친들은 LA 살고 토론토 살고 노원구 살고 수원 살고 도곡동 산다

 

시도 때도 없이 얼굴 보며 살기엔 먼 거리다

 

 

 

나이 듦에 뭣이 중한고 하니, 쑤시고 아프지 않은 건강이 으뜸이고

 

이성보다 마음 편한 늙은 벗의 편안함이 보약보다 중하다

 

지금 목구멍 갈증에 막걸리 한 사발이 중한데, 이리 나와! 지금 부르기엔… 

 

 

서울특별시 부천구의 고마운 아우님들께 새삼 땡큐!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간월암 봄 서정  (29) 2024.03.15
해빙기  (26) 2024.02.29
인사동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68'  (29) 2024.02.17
노량진 극장  (31) 2024.02.12
불목하니  (44) 2024.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