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기

박산 2024. 2. 29. 08:04

 

게리 번트(1957~ ) '波浪'

 

 

해빙기 -

 

검고 붉게 성긴 딱지가 완전히 아물지 않아

피 흘리던 통증의 기억 여전히 어제의 일이지만

새살이 차가운 얼음에서 살아있었다는 사실이 고맙다

찢어지고 터졌던 원인을 지금 다시 분석한다는 건

대차대조표의 차변과 대변 같은 비즈니스적인 것

구름 일고 바람 불고 눈비 내리시는 일에 겨우 티끌 하나

죽도록 미워하고 울다가도 다시 다가온 사랑 한 방울

꽁꽁 얼었던 빙하의 바다 향한 눈물 같은 거

녹아 툭툭 떨어지는 처마 끝의 고드름 같은 거

그럼 됐다

 

 

* 시집 「인공지능이 지은 시 」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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