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 3

박산 2024. 3. 19. 08:19

 

도대체 무엇을 줍는 걸까? (모델 양숙 시인: 우이도에서, 광주 시인 차꽃 곽성숙 찍음)

 

무위 3 -

 

곧장 앞으로만 가라고 배워 살았는데

살다 보면 그게 어찌 그리 쉬운 일이던가

휘고 꺾이어 부러지기 일보 전에야

겨우 목숨 건진 게 몇 번이었나

하늘 계신 울 아부지도 그랬겠지

깔린 양탄자 밟고 사는 인생 몇 되나

목구멍 꿀꺽꿀꺽 타고 넘는 막걸리같이

들어가 타고 흐르고 내려가다 보면

오줌 되고 똥 되고 뭐다 그러는 거지

이쪽 길도 저쪽 길도 살피다가

오던 길 뒤도 한 번 돌아보고

힘닿으면 닿는 길을 가야지

비가 오시려나

눈이 오시려나

어여 오시길!  

 

 

 

* 시집 《 '인공지능이 지은 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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