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전화를 했다 '눈' draw by 벗, 홍기탁 그가 전화를 했다 - 함박눈 내리는 날 그가 전화를 했다 약간은 탁하지만 익숙한 음성으로 여기 오대산이야 쪽 뻗은 느릅나무 숲 툭툭 몇 뭉치 눈이 떨어졌다 작은 움직거림 새들 은은한 동종 소리 시린 귀를 덮는 순간 그의 말이 다시 들렸다 온 지 좀 됐는데 종로 .. 詩 2016.01.09
거문도에서 날아 온 시 거문도에서 날아온 시 - '등대의 말은 시다' - 이생진 오른쪽엔 하얀 등대 왼쪽엔 빨간 등대 그들이 무슨 대화를 나누고 서 있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멀쩡한 날 하루 종일 마주서서 말없이 지내기란 답답하겠다 오른쪽엔 하얀 등대 왼쪽엔 빨간 등대 흰 등대에선 흰 손수건이 나오고 빨간 .. 詩 2016.01.02
도사 (통인동 아트사이드 갤러리 2층에서 스마트폰 찍음) 도사- 잘난 게 없으니 어깨 힘 줄 일 없고 갖은 게 없으니 뺏길 거 뭐 있나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떠가는 구름 불러 말동무나 해보지 도사 같은 말만 이리 구구절절 씨부리다 그래서 족足하냐? 누군가 묻는 말에 우물쭈물 .. 詩 2015.12.28
진흠모 111+67 All Photo by 스마트폰 이승희님 외 {진흠모 111+67} 2015년 12월 25일 7시 (매월 마지막 금요일) 종로구 인사동길 52번지 도로명 인사 14길 ‘시/가/연 詩/歌/演 (Tel.720 6244 김영희 이춘우 010 2820 3090/010 7773 1579) 종로→안국동 방향 (종각역부터 700m) 안국동→종로방향 (안국역부터 400m) (통큰갤러리 미.. 詩 2015.12.17
싸락눈 '눈' draw by 벗, 홍기탁 싸락눈 12월 싸락눈 쏟아지는 날엔 불쑥 누군가를 찾아가 호호 입김 불어 손 붙들고 그냥 고맙단 얘기 거푸 하고 싶다 내 곁에 살아주어서 내 말 들어주어서 내 얼굴 보아주어서 천만에 내가 더 고맙지 무슨 소리야 내가 더 고맙지 서로 손사래 치다가 까맣게 잊었던 .. 詩 2015.12.14
호접몽胡蝶夢 호접몽胡蝶夢 십만 원 벌었습니다 백만 원 벌었습니다 육천 원짜리 설렁탕 먹었습니다 십만 원짜리 생선회 먹었습니다 막걸리 한잔 마셨습니다 양주 한잔 마셨습니다 여관방에 섹스 하러 갔습니다 호텔로 섹스 하러 갔습니다 ‘십만 원<백만 원’ 숫자 부등식은 사실이지만 뭐가 정확.. 詩 2015.12.07
運7技3 運7技3- 친구야! 새삼스럽게 말이야… 거 뭐 이제 와서 지난 날이 억울하다 어쨌다 너무 속 끓이지 마시게나 뻐꾸기 우는 소리도 다 사연 있다는 거 알고도 남을 나이 아니겠나 줄 잘 못 선 게 어찌 내 탓이며 얻어터지며 살아온 내력도 어찌 내 탓 뿐이런가 분노하고 억울해 하지 마시게나.. 詩 2015.11.30
진흠모 111+66 시가연 첫 모꼬지에서 열정적인 담론을 펴시는 이생진 시인( Photo by 김연선) {진흠모 111+66} 2015년 11월 27일 7시 (매월 마지막 금요일) 종로구 인사동길 52번지 도로명 인사 14길 ‘시/가/연 詩/歌/演 (Tel.720 6244 김영희 이춘우 010 2820 3090/010 7773 1579) 종로→안국동 방향 (종각역부터 700m) 안국동.. 詩 2015.11.23
솔리스트 '쪽배' 그림: 홍기탁 솔리스트(Solist)- 지휘봉 따라하는 연주가 싫어 독립했다 고독은 외로웠지만 집중을 주었다 이슬 한 방울 떨어지는 작은 소릴 내다가도 변덕 끓어 미친 듯 천둥소리 에너지를 소모했다 때론 물질을 향한 욕망에 힘겨워 울었다 부실한 악기 탓을 한 적도 있지만 결국 다.. 詩 2015.11.16
바람만바람만 바람만바람만 - 그댄 어떨지 모르겠어요 나의 당신 보고픔에 대해서 벌써 어제 일이라 잊고 지내실지 모르지요 어쩌면 당연하단 생각이지만요 한 마디 건네지 않았던 침묵과 좋아서 나오는 웃음을 참았던 건 실수였지요 그래도 오늘 그댈 우연히 다시 보았다는 건 행운이지요 그대야 날 .. 詩 2015.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