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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의 마케팅學 개론

詩의 마케팅學 개론 - 시집 팔아 돈 벌 생각이면 한쪽을 극렬極熱하면 된다 좌左든 우右든 교회를 다니든 성당을 가든 절집을 찾든 간에 그 집에 열렬 악대樂隊를 시詩로 만드는 거다 트럼본시 호른시 클라리넷시 피콜로시 작은북시 큰북시 등을 조합하여 쾅쾅 울려대며 소리도 크게 지르고 음에 자주 악센트를 자주 집어넣고는 시인도 어릿광대춤을 덩실덩실 추다 보면 호른시 한 구절이 큰북시 한 구절이 패스트푸드의 중독성 강한 맛처럼 우상의 나팔 소리로 빵빵 울려 퍼진다 이게 뭐지? 궁금함을 못 참는 시대의 조급증이 SNS 스피커로 증폭되다가 급기야 힙합의 중얼거림으로 연속극 대사 한 줄로 아이돌스타의 인스타그램 한 줄 낙서로 어떤 시집이지? 시인이 누구지? 시집이 팔리기 시작했다 시의 마케팅이 성공했다 시인의 고뇌 따..

2023.06.11

2016 「방탄소년단」

2016 「방탄소년단」 ㅡ 2016년 유월 친구 내외와 유럽 배낭여행 중 뮌헨을 종일 헤매고 다니다가 그 유명하다는 빅투알리엔 마켓(Viktualienmarkt)에 들렀다. 시장 가운데 넓은 마당 커다란 나무들 사이사이에 빈 테이블이 없을 정도로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벼, 얼마를 자리 나길 기다리다 겨우 앉았다. 종일 걸어 갈증이 있던 차에, 소시지 한 조각 씹으며 벌컥벌컥 마신 그 유명하다는 뮌헨 호프의 목 넘김이 얼마나 시원하던지 “캬~ ”하며 숨 고르는 순간 옆자리에 앉았던 귀여운 서양 소녀들이 말을 걸어왔다, "안녕하세요?" 순간 '어 한국말!', "한국말 할 줄 알아요?"로 대화가 시작됐다. 그들이 할 줄 아는 한국말은 ‘방탄소년단(BTS)’이 부르는 가사가 전부였다. 사실, 당시 나는 「방..

나의 이야기 2023.06.08

행복

행복 축 처진 어깨로 술이 고픈 배를 움켜쥐고 까무룩한 도심의 밤을 품었다 별이 한강으로 우수수 떨어졌다 파란 소주병들 붉은 와인 병들 불꽃 만발하여 둥둥 떠다녔다 소주 한 병 와인 한 병 건졌다 한 맛은 밥 씹는 기분이고 한 맛은 꽃 같다 갈증을 덜어낸 어깨로 달빛이 기대왔다 빛에 향긋한 여인의 젖내가 어릿어릿 강물 빛 반사된 은결로 살며시 안았다 아직 까무룩 밤은 저만치 있고 꺼내지 않은 술병들은 강물 속 둥둥 빛나고 빛을 꼭 품은 사내는 이제야 행복해졌다

2023.06.05

이게 어디 보통 일인가

이게 어디 보통 일인가 - 일흔 언저리에 벗 다섯이 만난다는 건 기쁨이다 거기에 술을 함께 마신다는 것도 그러한데 그 술이 고급지고 향 깊은 명주란 것도 대단하여 이 술자리를 청한 벗도 고맙고 모두 건강하니 이 또한 제일이다 새삼 생각해 보니 이게 어디 보통 일인가 酒逢知己千杯少 (나를 알아주는 이를 만나면 천 잔이 적고) 話不投机半句多 (말이 안 통하는 이에겐 한 마디도 많다/明賢集) (양재동 '초류향'에서)

2023.06.01

아빠의 바게트

'아빠의 바게트' ㅡ 공부 잘하고 출세하는 것도 좋지만, 비가 오시나 눈이 오시나 새벽 4시부터 반죽을 시작 영양 만점 '바게트'로 소문이 자자한 천왕동 아파트 상가의 작은 빵집 '아빠의 바게트' 부지런한 제 조카 두리 내외가 아이 셋 키우며 운영하는 빵집입니다 한동네 가까이 살아 종종 들려보면 단골손님이 끊이지 않고 찾아주셔서 얼마나 감사하고 뿌듯한지 모르겠습니다 정직 성실로 빚어낸 바게트는 입에 드는 순간이 건강이고 행복입니다 이 큰 아비는 성실히 살아가는 조카 내외가 진정 대견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두리야! 성서방아! Es ist gut!(그것으로 좋다!)

2023.05.28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59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59】 2023년 5월 26일 7시(매달 마지막 금요일) 종로구 인사동길52번지 인사14길 詩/歌/演(02) 720 6264 쥔장:김영희010 2820 3090 /이춘우010 7773 1579 1호선 종각역→안국동 방향700m 3호선 안국역→종로 방향400m 공지: 6월 30일 260 모꼬지는 진흠모 생일 잔치 합니다, 무크지 《인사島》 나눔 함께 합니다. 너는 무엇을 하는 벌이냐 ㅡ벌 : 낭송 류재호/ 시 이생진 너는 무엇을 하는 벌이냐 나는 일만 하는 벌이다 너는 무엇을 하는 벌이냐 나는 문만 지키는 벌이다 너는 무엇을 하는 벌이냐 나는 교미만 하는 벌이다 일만 하는 벌 너는 일만으로 만족하냐 아니다 나도 교미를 하고 싶다 문만 지키는 벌 너는 그것으로 만족하냐 아니다..

2023.05.20

노을 보고 헤어지기

노을 보고 헤어지기 ㅡ 과목 자체만 들어도 찜찜한 비뇨기과 진료를 마치고 나오다가, "술 마시지 말라"는 의사의 말에 술이 더 당겨 약국 의자에 앉아 벗에게 문자를 넣었습니다 ㅡ 점심 어때? 기다릴 틈도 없이 바로 답이 옵니다 ㅡ 나도 내과에 와 있는데 피 검사 끝나면 점심 좀 늦을 거 같아 괜찮은지? 돼지갈비 구워 막걸리 곁들여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집에 가기 아쉬워 밍기적거리는 벗에 끌려 테이크아웃 커피를 든 채로 항시 급할 게 없어 보이는 공원 벤치를 찾아, 기억날 말들은 절대 아니었지만 시간을 굴리기엔 만만한 이야기 소재들, 새끼들 얘기 여행 얘기 이즘 만나는 지인들 얘기에 더해, 놀랍게도 내 시를 얼마나 꼼꼼히 읽었는지 면전의 내 얼굴 붉어지게 評을 하는데, 마침 하늘은 붉은빛을 토하는 노을을..

2023.05.14

Romanticism과 Classicism

Romanticism과 Classicism ㅡ Thomas Ernest Hulme(1883~1917)의 《낭만주의와 고전주의(김석희 역)》를 읽는데, 청년시절 “여시아문(如是我聞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으로 시작되는《금강경》같이 어렵고 이해가 안 가니 집중력이 떨어진다, 이리저리 어영부영 페이저 터너 역할도 못 하고는 끝냈다, 애매모호한 결론 "신기한 나라도 실제로 살아 보면 그 신기함을 잃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경이의 문학은 불가피하게 끝나야 한다", '대관절 흄이 말하는 낭만주의와 고전주의, 그 차이는 뭐란 말인가?' 잠깐 고민하다가 이리 단순 생각하기로 했다; 사고를 고정하지 못하여 어디로 튈지 모르고 갈팡질팡 늘그막까지 헤매며 사는 중인 박산과 곁눈질 안 하고 하나 집어넣으면 하나 나오는..

2023.05.10

Thanks, Google!

Thanks, Google! - 구글에서 오늘 콕 집어 보내온 사진들의 주제는 내가 찍었던 입니다, 하천 트레킹으로 저승골을 지났던 '백화산 숲'도 보이고, 짧은 시간 걸으며 아쉬움만 크게 남겼던 다시 가고픈 알프스 자락 할슈타트 가는 길에 만났던 '고사우제 호수가 숲'도, 아름다운 한려수도 '거제도 숲'도, 자주 걷는 뒷동산 숲도, '홋카이도'의 눈 덮인 숲도, 중세 마을 '로텐부르크'의 운치 있는 숲도, 신비한 '거문오름'의 안개 덮인 숲도, '캐나디언 로키'의 장엄한 숲도, 산벚꽃 싱그러운 제부도의 봄 숲도, 그리고는 숲속 정다운 벗들의 얼굴도... 추억의 사진들 모음에, Thanks, Google!

나의 이야기 2023.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