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19

박산 2019. 5. 24. 07:34

 

 

 

 

 

                                      2019년 4월 20일  제주 다랑쉬굴 시혼제 (네이버 '인사동TV'로 자세한 실황 보실 수 있습니다)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111+108}

2019년 5월 31일 (매월 마지막 금요일 7시)

종로구 인사동길 52번지 도로명 인사 14길 ‘시/가/연 詩/歌/演

(Tel.720 6244 김영희 이춘우 010 2820 3090/010 7773 1579)

종로→안국동 방향 (종각역부터 700m) 안국동→종로방향 (안국역부터 400m)

(도장낙관 어사프, 통큰갤러리, 고려서화가 있는 건물 지하)

 

1. 이생진 詩碑 거리 歌舞慰魂: 양숙

 

2. 노래: 김효수

 

3. 가슴으로 들어오는 소리: 낭송 조철암 -황진이 48 / 시 이생진

 

4. 통보리사초: 이승희

 

5. 어부의 아내: 낭송 유재호/ 시 이생진

 

6. 제주올레 이생진 : 김명중

 

7. 그녀의 환생 : 김미희

 

8. 4월의 바다에 몸을 맡기고: 노희정

 

9. 사랑: 낭송 한옥례&오경복/시 김용택

 

10. 할미꽃: 김중열

 

11. 푸른 오월: 낭송 김경영/ 시 노천명

 

12. 도시의 강: 박산

 

13. My Way: 이생진 with 담론 

 

 

  

                                                                                       성산포 오정개 이생진 시비거리에서(2019 봄)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18} 2019년 4월 26일 (매월 마지막 금요일 7시)

 

1. 부러운 수탉: 양숙

 

봄볕 다사로워 식솔들 데리고 나섰다

깃을 들춰 거풍도하고 두 발과 부리로 보드라운 흙을 헤집어

혹시 지렁이라도 있나 열심히 찾다가 가끔 고개를 들어 사방을 주시한다

멀리 가는 암탉이 있으면 부드러운 목소리로 꾸구꾸구 불러 들여 위험에 대비하기도 한다

사실, 아직 풀꽃도 여린 잎사귀도 부족하여 혼자 양에도 차지 않지만

뭐든 한 입이라도 나눠 먹이려 모두를 데리고 나들이 나온 것이다

평소 기선 제압용 우렁찬 소리가 아닌 사랑이 넘치는 정겨운 소리 꾸구꾸구

이 얼마만인지 수탉 한 마리가 암탉 여덟 마리를 데리고 풀밭을 뒤지고 있는 모습은

둘레길 걷는 잰걸음을 붙잡고 놔주지 않았다

 

모이 한 줌도 못 주어 미안하면서도 괜히 내 마음이 흡족한 건 왜일까?

요즘 이런 풍경이라니 요즘 애들 말로 대박! 그것도 서울에서 말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가장의 위엄을 보면서

출산 가능한 요즘 세대들의 출산 기피 극단적인 이기심과 비교가 되어 한숨이 나왔지만 누굴 원망하랴

다 우리들이 잘못 가르친 걸 혼인 3년이 다 되도록 아기 가질 생각을 않고 설 덕담으로 손주 기대한다는 말을 하려면

세뱃돈으로 얼마를 내야 한다며 요즘 세대들이 작성한 일명 잔소리? ‘설 덕담 가격표’가 설 전에 톡으로 왔다

특히 사위에게는 스트레스니 조심하라나?

난 어미로서 하고 싶은 말 할 거야! 큰소리치고는 인터넷에 떠도는 금액보다 적은 세뱃돈을 주면서

친정 엄마가 하지 시어머니가 하시겠냐며 큰 소리로 “올해는 기어이 아기를 가졌다지!”

첫딸이 낳은 손자들에게도 들으라고 “니들도 이모가 낳은 동생 보고 싶지?” 했었지만

임신 소식은 감감하다

 

* 진흠모 편집인/ 시인 * email: 55yasoo@hanmail.net

 

2. 목숨줄: 김효수

 

스쳐 가는 세월에 정정한 목숨줄 늙어가다 뚝 끊어지면

가족과 친척들 눈물로 모여 슬퍼하다 산에 묻어 주겠지

남몰래 얼굴 벌겋게 물들인 첫사랑 추억도 흙이 되겠지

종일 땀 흘리며 모았던 돈도 명에도 권력도 사라지겠지

누구나 잠시 흙을 두르고 세상에 살다 목숨줄 끊어지면

소중히 아끼던 것도 두고 빈 몸뚱이 흙으로 돌아가겠지

이런 인생인데 영원히 살아갈 것처럼 세월 보내지 말자

목숨줄 믿고 살아가다 허망이 뚝 끊어질 때 후회뿐이니

조금 잘났어도 조금 못났어도 조금 있어도 조금 없어도

그런 것에는 개의치 말고 벼랑 같이 아슬아슬하게 남은

세상 길 날마다 의미를 남기며 마지막 날처럼 걸어가자

인생이란 걸어온 과정을 무시하고 결론을 낼 수 없으니

 

* 진흠모/ 시인

 

 

3. 바닷가를 거닐 때: 낭송 조철암/ 시이생진 -황진이23

 

나는 그녀의 세월보다 가까이 있다 손을 내밀면 잡힐 듯 한곳 물론 그녀도 그렇게 와 있음을 안다 그것은 바닷가를 거닐 때 바싹 다가온 갈매기가 그랬다 ​맨발로 걸었으면 하기에 맨발로 걷기도 하고 앉아서 넘어가는 해를 봤으면 하기에 넘어가는 해를 보다가 어둠과 함께 사라지는 순간 그때부터 떠오르는 별들의 시 ​시는 사랑을 고백하는 최고의 지성 그것을 환상이라고 하자 환상은 그녀보다 가까이 있다 돌을 던져도 물러서지 않는다

 

* 진흠모/ 낭송가

 

 

4. 갯골: 이승희

 

당신의 몸에는 피 대신 바닷물이 흐르는군요

어머니, 어제 먹었던 바다가 내속에 밀물로 철썩입니다

숭어며 조기며 망둥어까지 갯골을 타고 온 바닷물은

꼬막이며 백합이며 가무락이며 여덟 발가락을 살찌웠다지요

당신 손에는 달이 채워 준 시계가 있어요

조개를 콕콕 잘도 찾아내는 검은머리물떼새 같은 당신

어쩌면 갯벌을 사뿐사뿐 걸어가는 칠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뻘배로 고속도로 달려 온 당신 여덟 자루 소금 만들었지요

오늘 아침 바닷물 빠진 갯가엔 조가비가 함박눈처럼 쌓여 갑니다

 

* 섬 여행가/ 시인

 

 

 

                                                                                                          구좌문학회와 (홍기표 회장 댁에서)

 

5. 깃발: 낭송 김미희/ 시 이근배

 

아버지는 깃발을 숨기고 사셨다

내가 그 깃발을 처음 본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해방 전부터 시작된 감옥살이에 몸이 상할 대로 상한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석방 노력과 설득에

겨우 마음을 돌려 농사를 짓겠다고 나선 지 한 해도 못되어 육이오가 일어났다

 

- 너 재집이하고 명룡이네 좀 다녀 오너라

 

인민군이 어디쯤 내려왔는지 아직 전쟁바람도 안 불고 태극기가 우리나라 깃발이던 어느 날

이웃집 재집이와 나는 재 너머 사는 명룡이 아버지가 집모퉁이 콩깍지동 속에서 꺼내주는 종이 깃발을 품속에 안고 돌아왔다

운동회날 하늘을 덮던 만국기들 속에는 보지 못했던 그 깃발 아버지는 언제부터 무엇에 쓰시려고 숨겨두고 계셨던 것일까

그 깃발의 세상이 오자 아버지는 온양으로 떠나셨고 오늘토록 돌아오시지 않는다.

어머니와 우리 세 남매의 행복을 앗아간 깃발 하나 오래도록 내 안에서 입 다문 슬픔으로 펄럭이고.

 

* 진흠모/ 낭송가/ 시인

 

 

6. 연민憐愍: 김중열

 

봄에는 들에 산에 혹은 베란다 가득하게 꽃이 진달래 개나리 할미꽃 개꽃 메꽃..... 거실에 잠을 자던 그런 꽃들 또한 따사한 햇볕과 노닐라고 마음이 열리어져 스치는 꽃들 시린 날에 숨겨진 추억들 끄집어내어 꽃잎 트여 말문도 트련마는 채 못피웠는가 말이 없다 혹여! 모른 체 하려더냐 여느 못난 꽃 막무가내로 반말 짓거리에 피지 못하여 노망인가 못들은 척 하려다 그 마저 어여쁘다 반겨 맞이하는 봄날에 서걱서걱 소리로 피는 들꽃 갓 피오르며 터지는 기쁨 있어 창문을 두드리니 화분도 들썩 아하 그 참 아름답다 하기를 그 마음 비추어 살고지고 그네들 칠색 고깔 덧씌워라 아무렴 어떠하리 피는 봄날 달려오기를 모두어 춤을 추자 손을 내밀려만 그 어느 지는 꽃 즈려 있어 더욱 아름답다 바라볼 눈빛에는 연민만 가득 글썽이련만 봄날은 애써 가겠다 서성이기를…….

 

* 아라 밴드 이끎이/ 시인

 

 

7. 첫발(대마도): 김태경

 

 

8. 긴 시간 짧은 시간: 낭송 유재호/ 시 이생진

 

내가 천국에 가 있던 시간은 지극히 짧더니 내가 지옥에 가 있던 시간은 지극히 길더니

어찌하여 길어야 할 시간은 짧고 짧아야 할 시간만 기냐 -시집 <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너만큼 기다렸다>

 

* 진흠모 가수/ 낭송가

 

 

9. 봄날에 나는 꽃이 되겠습니다: 이돈권

 

봄날에 나는 꽃이 되겠습니다

당신이 지나는 뚝방길에 눌러앉아 노랗게 피어나는 개나리꽃이 되겠습니다

겨우내 지친 당신 얼굴에 맑은 미소 한번 줄 수 있다면

흙먼지 속에서도 노랗게 웃고 있는 꽃이 되겠습니다

 

봄날에 나는 향이 되겠습니다

당신이 귀가하는 골목 한편에 서서 맑은 향 뿜어내는 라일락꽃이 되겠습니다

 

나른한 봄날 당신 입에서 아 ~ 하는 외마디 탄성 들을 수 있다면

나의 진액 다 해서라도 당신 위한 향이 되겠습니다

 

봄날에 나는 그리움이 되겠습니다

당신이 오르는 오월 동산에 그리움 알알이 맺힌 아까시꽃이 되겠습니다

 

옛사랑 울컥 그리운 당신 마음에 아련한 추억 되살릴 수만 있다면

날다 날다 쓰러진다 해도 당신을 위한 그리움의 전령이 되겠습니다

 

오, 당신이여 봄날에 피는 저 모든 꽃들은 당신을 위한 나의 마음입니다

 

* 시인/ 사업가

 

 

 

                                        최연소 참가자 박호현 어린이가 무용가 박연술 님과 詩 증조 할아버지 이생진 시인과 함께 하고 있다   

 

10. 별을 캐는 아이: 낭송 김경영/ 시 황금찬

 

 

밤마다 어머니가 오시어 허공에 사랑의 사닥다리를 세우신다 그 사닥다리를 밟고 나는 별밭으로 간다 우리들의 하늘에는 한 개의 별도 없고 어둠만이 있었다 별나라 가서 뭉개별을 따다가 별이 없는 우리 하늘에 옮겨 심으리라 비로소 별이 없던 우리 하늘에도 별이 빛나게 되리라 그날을 위해 나는 이 밤 위해 나는 이 밤에도 별밭으로 간다

 

* 진흠모/ 낭송가/ 라인댄스 강사

 

 

11. 땡큐유 Dr. 봄! : 박산 시/ 낭송 정온유

 

봄이 살살 기어 다닌다

이파리 나려 뒤척이는 풀섶

고개 쳐들려 안간힘을 쓰는 꽃 사이사이로

쉿!

쉿!

햇볕이 새삼 친근하다

 

내 심장에 봄이 들어 박동 수를 세더니

혈관을 타고 머리로 빠져나갔다

쉿!

쉿!

'봄 지수 정상'

 

안심 들어 햇볕에 친근해지려는데

아래 짧은 脚註가 읽혔다

 

  여름은 무덥고

  겨울은 춥겠지만

  너무 겁먹지 말 것

  내년 봄도 오리니

 

땡큐유 Dr. 봄! (2019. 봄)

 

* 진흠모 이끎이/ 시인/인사동TV 방송주간

 

12. 너는 나를 나는 너를: 이생진/ 낭송 하은 -황진이 5

 

사내의 머릿속을 계집이 드나들듯

계집의 치마 속을 사내가 드나들듯

꽃은 무엇을 숨겼으며

나비는 무엇을 봤기에

너는 나를

나는 너를 하며 날아가는가 (끝) < 시집 '그 사람 내게로 오네'에서 >

 

* (1929- ) 떠돌이 방랑 시인  

 

           담론: 이 자리에서, '시간연 다섯 돌 행사'에 참석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내년에는 이춘우 김영희 두 분이 다랑쉬굴에 참석하겠다고 하시니 거기서도 생일잔치 좋습니다.

                      ‘그 사람 내게로 오네’ 는 출판사에서 시집이 안 나간다고(팔린다고) 연락이 왔어요,         

                     이 시집에 실린 ‘내가 백석이 되어’는 시낭송가들이 가장 애송하는 시인데도 시집이 잘 안 팔립니다.

                     시집 내기가 참 어렵숩니다, 나 역시 거의 자비 출판을 합니다.

                         (중략)

                     지난 주 제주도 다랑쉬굴 시혼제 행사 날에 정말 날씨가 좋았습니다,

                     T.S 엘리옷이 ‘황무지’라는 시집에 ‘4월은 잔인한 달’이라 했지만

                     좀 더 읽어 보면 4월이 얼마나 좋은 달인지 알게 될 겁니다.

                     시혼제 하는 날 다랑쉬굴에는 고사리가 얼마나 힘차게 솟아올랐는지 그 생명력을 실감했습니다.

                     이번 시혼제에는 정말 여러분들이 성심 성의껏 제를 치렀습니다.

                     인사동tv로 시혼제를 시청한 시청자들 중에 내년에는 참가하겠다 하고,

                     무용을 하시는 분도 자신도 무용을 해 보고 싶다 연락을 해 왔습니다.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2017년 6월 진흠모 3회 감사패 수상하는 故 김윤희 님  

 

 

* 진흠모 3회 감사패 수상자인 김윤희 님이 지병으로 소풍을 떠나심에 참석 동인들 모두 추도 묵념으로 그를 보내드렸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제주 구좌의 다랑쉬굴에서는 이생진 시인의 열아홉 번째 다랑쉬굴 시혼제가 열렸습니다.  

  구좌문학회(회장 좌여순), 성산포문학회, 제주문학학회, 진흠모 등 여러 분들이 참석하셔서 시혼제의 의미를 애도했습니다.

 

* 김수정 님의 적벽가 판소리와 유재호 님의 시 노래 공연이 있었습니다. *

 

 현승엽과 함께하는 이생진 시인의 퍼모먼스로 인사島 봄밤을 보냈습니다.  

 특별히 진흠모 가수 현승엽의 신곡 ‘이별이 아름다운 사랑’ 발표가 있었습니다.  

 

 

                                                                                                                                                       - 이생진 畵 -

 

<이생진 시인과 함께하는 5월 우이도 나들이>

 

1004의 섬 신안군 명예군민이신 이생진 시인께서는 5월3일부터 7일까지 우이도에 머무셨습니다,

이 머뭄(시낭송과 산책)에 진흠모 양숙 곽성숙 현승엽 이덕수 김효수 님 등과  

스무 분 넘는 '섬으로(이승희 섬여행가 주관)' 멤버들과 일반 여행객들이 함께 했습니다. 

   (네이버 '인사동TV'로 자세한 실황 보실 수 있습니다)       

 

<서산 수도사 시낭송 모꼬지>

 

5월 12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서산 부석면 수도사(수진 주지 스님)에서는 산사음악회가 열렸습니다.

300여 명이 모인 이 날의 행사에서는 서산이 나은 詩聖 이생진 시인의 시 퍼포먼스가 있었습니다

  (네이버 '인사동TV'로 자세한 실황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대 인생대 강의>

 

5월 16일 이생진 시인께서는 '적어도 90은 살아야'라는 제목으로 서울대 인생대 강의를 하셨습니다.

 

 

                  5월 22일 제주 서귀포 정방동 이중섭 미술관에서는 '이생진 시인과 함께하는 정방동 시와 음악의 밤' 행사가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양반 나였으면 -  (0) 2020.06.01
포토트레커 윤영호  (0) 2019.10.14
도시의 강  (0) 2019.05.08
꼰대 차림새 ㅡ  (0) 2019.05.03
용눈이오름에서 똥 밟았다  (0) 2019.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