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눈이오름에서 똥 밟았다 -
휘파람새 소리가 이 기슭 저 기슭 요란한
제주 용눈이 오름에 올랐다가
바람 잦은 오름
키 작은 풀 숲
보랏빛 할미꽃 사이사이
무심코 지나다 ‘뭉클’ 똥 밟았다
말똥이련 했는데
아는 척 하는 일행은
크기로 보아 소똥 이란다
말똥이면 어떻고 소똥이면 어떠랴
똥 밟으면 좋다는데
한 번 더 밟을까
저기 보이는 성산 일출봉 보며 밟은 똥은
뜨는 아침 태양처럼 운수대통일 것 같고
용눈이오름이니
용 눈알에 번쩍 빛나 하늘로 오를 것 같다
용눈이오름에서 똥 밟았다
그래서 기분 좋다
(박산 시집 '노량진 극장' 167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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