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트레커 윤영호

박산 2019. 10. 14. 10:10

                                                        별 헤는 밤(Photo by 윤영호)


포토트레커 윤영호 - 

머리 벗겨진 거야 
나이 같으니 비겼다 치겠지만 
배불뚝이 주제에 군살 없는 그의 살집에 
어찌 감히 내가 견줄까만…… 

어디 그것뿐이겠나 
그의 감성이 직선直線화된 진정 어린 사진들 
카메라 가방 속 항시 자리한 시집 
사진 갈피에 슬쩍 끼워 넣는 그의 속 깊은 언어들 
눈길 뚫고 수없이 달려가 
새벽 산을 담는 열정 
말술이지만 
몇 잔의 고독에 누워버리는 촉촉한 눈매 

티베트 히말라야 고산지대 트레킹 
가슴 쥐어뜯는 고산병 
그 죽을 것 같았던 숨찼던 기억조차 
편안하게 그리워하는 딱한 심성 

그의 사진엔 
치열함과 근면함이 들어 있고 
나이듦의 고독과 세상을 향한 연민이 서려 있고 
때론 처음 배워 수줍은 춤들이 
움찔움찔 날갯짓을 한다 
그러고도 슬쩍슬쩍 보이는 절제된 조도照度는 

서른 몇 해 동안의 군 전력前歷으로 부터 나오는 
자연스런 구령口令이다 


 * 포토트레커photo-trekker: 
   트레킹을 하며 사진을 찍는 사람을 말하며 
   윤영호는 삼십 년 넘은 군 생활 후 
   포토트레커로써 열정적으로 
   사진 찍기에 전념하고 있는 내 친구이다

      http://yetti.tistory.com/m/   



    (박산 시집 ‘구박받는 삼식이’ 1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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