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지은 시(서문/가식)

박산 2020. 7. 27. 10:02

                                                                 적막(이광무)

 

 

박산 시집: 인공지능이 지은 시(황금알)

 

<서문>

 

 

짬뽕집에 갔는데

국물이 하얗다

 

이게 무슨 짬뽕?

 

그렇지만 맛있다

 

에는 꼭

아름다운 언어만을 써야 하나

시와 산문이 구분되어야 하나

 

산다는 게 짬뽕처럼

뻘겋게도 맛을 내지만

허여멀게도 맛을 낼 수 있지 않을까

 

ITAI가 끊임없이

변신할 것을 강요하는 번잡한 세상에서

쉰 넘어서부터 십여 년 넘게 시를 써 보니

시가 그렇다

 

 

<가식> 

 

 

시를 써 놓고 보니

 

뭔가 있는 척 했다

 

잘못했다!

 

시에게 사과하고는

 

얼른 다 지웠다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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