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이광무)
박산 시집: 인공지능이 지은 시(황금알)
<서문>
짬뽕집에 갔는데
국물이 하얗다
이게 무슨 짬뽕?
그렇지만 맛있다
詩에는 꼭
아름다운 언어만을 써야 하나
시와 산문이 구분되어야 하나
산다는 게 짬뽕처럼
뻘겋게도 맛을 내지만
허여멀게도 맛을 낼 수 있지 않을까
IT와 AI가 끊임없이
변신할 것을 강요하는 번잡한 세상에서
쉰 넘어서부터 십여 년 넘게 시를 써 보니
시가 그렇다
<가식>
시를 써 놓고 보니
뭔가 있는 척 했다
잘못했다!
시에게 사과하고는
얼른 다 지웠다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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