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루투갈 7

여행에서 느끼는 영어 상용화 ㅡ (포9)

여행에서 느끼는 영어 상용화 ㅡ  코임브라에서, 포루투갈 사람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한다는 내륙 마을 '비제우Viseu'로 가기 위해, 구글링 캡처 10시 40분 a.m 버스, 9시 이른 시간 버스터미널에서 티켓팅을 하는데, 창구 판매원이 12시 행 버스밖에 없다고 한다, 스마트폰을 꺼내 구글맵을 보여주었음에도, 뭐라 답하는데, 영어는 아예 안 통하고, 그나마 50% 포루투갈어와 비슷하다는 스페니시 능력자 아우가 나서도 소통이 어렵다  구글맵 상에는 여전히 10시 40분 버스가 운행한다고 나온다. 비제우 여행을 포기하려다가, 12시 버스라도 타고 가자는 의견으로 결정했지만, 이제껏 여행 경험상 구글맵 알림이 잘못될 리는 없다는 생각에, 플랫폼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성에게 “익스큐즈 ..

여행 이야기 2024.12.14

아줄레주 (포7)

아줄레주 ㅡ  작지만 세계를 누볐던 나라 포루투갈을 걸으며  성당, 골목 담장, 집, 공회당, 공원, 지하철역, 왕궁 등 어디에서나 마주하는, 이슬람 문명과 스페인, 이태리, 청나라 도자기 문양의 영향을 받았다는, 주석 유약을 사용해 그리는 도자기 타일 공예품이다.  포루투 상벤투역에는 승객보다 아줄레주 벽화를 보러온 여행자가 더 많았다.  전통ㆍ현대 의상, 스카프에는 물론 특산품인 코르크 제품의 그림에도 온통 아줄레주 문양이 천지다, 심지어는 스테이크 집 접시에도 식탁보에도.  우리네 도자기 한 병 굽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닌데 타일에 그림을 그려 하나하나 구워 붙여 그림을 완성하다니!그 타일 하나하나가 집합되어 표현하는 총체적 작품의 신비로운 조화가 한결같이 아름답다. 우리나라 패션 잡지 TV 광고의 ..

여행 이야기 2024.11.29

리스본 (포6)

리스본 ㅡ  고대 도시국가 페니키아 포함 수천 년 역사를 품은 도시 리스본  위성도시 포함 2,000만 넘게 복닥거리며 사는데 익숙한 서울 토박이 영감태기는, 고작 인구 3백만의 리스본, 이 정도쯤이야! 붉은 지붕의 오밀조밀한 언덕배기 골목 집들이 어쩌면 지극히 낭만적이고 아담한 도시로 느껴질 수도 그런가?..... 하다가도  이 작은 나라가 이 작은 도시에서 어찌 15세기 위대한 '대항해시대'를 열었을까 영문 표기 'Age Of Discovery' 보다는'The Age Of Exploration'이 훨씬 좋다 리스본 여기 항구를 떠나 브라질을 지배하고 아프리카를 지배하고 대만 섬 이름 포모사를 지어주고일본까지 와서 조총을 전해주고   '일본까지...'이 부분에서  만약 포루투갈 상선이 일본에 조총을 전..

2024.11.20

코임부라 대학 (포5)

코임부라 대학 ㅡ  포루투갈 코임부라 대학이 있는 동네 이름은 코임브라 市다. 이틀에 걸쳐 이 도시를 걸으며 든 생각은, 몬테구江이 보이는 언덕배기 맨 꼭대기에 있는 이 대학은, 재학생들뿐만 아니라 도심 골목 곳곳이 학생들의 버스킹 파두 공연 등 시민 생활권에도 깊숙이 대학의 문화가 스며든 듯 느껴졌다, 12만 명의 인구 중 재학생이 2만 명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다(1290년 설립). 지금은, 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이 대학 학생들의 검은 망또로 더 유명해졌다. 이 영화 덕을 더했는지, 돈 받는 조아니나 도서관, 상 미켈  소성당 등과 함께 관광객 필수코스로 많은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중이다. 내가 방문한 날도 단체와 개별 탐방객들로 붐볐다. 대학 캠퍼스라기보다는 여느 관광지 같았다. 탐방..

여행 이야기 2024.11.14

고맙다고 (포4)

고맙다고 ㅡ  가톨릭 국가 ‘포루투갈 살이’ 포루투 브라가 코임브라 비제우 리스본 이 동네들을 걸으며 한결같이 경이롭고 웅장한 성당에 들어 자애로운 성모와 예수를 만나고 또 만났다  니체를 따르는 무신론자 임에도 이리 기도했다;  고맙다고  칠순 넘긴 이 나이 열흘 넘어 보름 넘겨 매일 15000보 걸으며 성모, 당신을 만나게 해주어  또 고맙다고  인생은 고통이라면서도 결국은 행복을 가르쳐준 존경하는 나의 쇼펜하우어 님께도 비바람 파도치는 대서양을 보고 걸으며 새삼 이 진리를 깨닫게 해주어  또 고맙다고 해맑게 웃고 즐기며 여기저기 널린 작은 상점에 들러 1유로 5유로 10유로짜리 옷과 기념품을 살 수 있어서  또 고맙다고  우리 조상보다 훨씬 용감무쌍해서 대항해시대를 선도했던 포루투갈 보다도 지금 우..

2024.11.05

포루투갈에서 스치는 인연 (포3 파두)

포루투갈에서 스치는 인연 ㅡ  여행이 원래 그렇다  슬픈 사랑의 세레나데, '코임브라 파두 공연장'   아내는 맨 앞자리 앉았다 나는 두 번째 칸 바로 뒤에 앉았다   둘 다 옆자리가 비었다 조금 늦게 온 백인 부부가 사이사이 앉았다 그의 아내와 내 아내가 함께 앉았다 내 옆자리에 앉은 흰 머리칼에 흰 턱수염이 덥수룩한 남편이 물었다;ㅡ Why don't you sit with your wife?        왜 아내와 안 앉아요?  ㅡ I don't really like her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일순간 앞뒤에 앉은 이들까지 모두 함께 웃었다 미국 뉴저지에 살고 단체 관광으로 왔다 뉴저지에는 한국인이 많아 친근하단다 호박엿 홍삼 캔디 몇 개와 초콜릿 몇 개 나누고 공연이 끝난 후 주최..

2024.10.31

노천카페에서 (포2)

노천카페에서 ㅡ  상벤투스역 앞 한낮 시끌벅적한 노천카페에서 여행자 발품 좀 풀려고 샌드위치에 생맥주를 마셨다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또 아프리카 어디 어디 언어들이 질서없이 내 귀를 들고난다  여기서는 내 언어를 하는 이가 없다  피부도 각양각색이다  검고 아주 검고희고 아주 희고  나는 검지도 희지도 않다  아까부터 좁은 테이블 여기저기 사이사이 손 내밀며 구걸 중인 여성이 보기 딱해 1유로 건네니, 한술 더 떠 주는 김에 1유로 더 달라 검지 쭉 펴며 죽는시늉이다  호시탐탐 내가 남긴 샌드위치 부스러기를 노리고 있던 비둘기란 놈이 후다닥 테이블을 어지럽히고 달아났다  내게 무관심한 언어들은, 색을 달리한 각각 높이의 코 아래 입을 통해 제 말들만 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혀 고독하지 않고 지..

2024.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