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62】
2023년 8월 25일 7시(매달 마지막 금요일)
종로구인사동길52번지인사14길
詩/歌/演(02)7206264
쥔장:김영희01028203090/이춘우01077731579
1호선종각역→안국동방향700m
3호선안국역→종로방향400m
생자 시인을 따르며 행동하는, 전국에 계신 『진흠모』 님들의 보이지 않는 생자 시인을 향한 흠모의 '情'은 감동적이고 때로는 눈물겹습니다. 큰 울림 없는 세상에 둘도 없는 시 철학자 「생자」를 공유하려는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진행 출판물들을 스무 해 가까이 책임지고, 동영상을 만들어 널리 알리고, 일주일에 한 번 시인 댁을 찾아 동무해 드리고, 수 년 째 멈춤 없이 맛난 음식이나 과일을 보내 주시는 분들에, 시인의 머뭄 장소에 숙식 제공을 당연시하며 기다리고 계시는 분들 외에도, 항시 선생님을 곁에서 모시고 다니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 많은 우리 『진흠모』 님들 중, 생자 시인을 누구보다 열혈 흠모하시는 이명해 님께서, 오랜 시간 생자의 시를 탐방 탐미 끝에, 생자의 첫 시집 1955년 『산토끼』 발간부터 지금까지 3000여 수가 넘는 시를 탐독하시고,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시를 고르며 생자 선생님의 흔쾌한 동의 아래 『시詩, 실컷들 사랑하라』 시선집을, 진흠모 최연소 시인인 손자 박호현(중1) 군이 모은 세뱃돈 포함 자비로 펴냈습니다. 『진흠모』 생자의 동문 제자로서 개인적으로는 벗으로서 ‘집념의 이명해’ 님께 찬사와 존경의 마음을 보냅니다.
e,
2023년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62회』는 참석자 모두의 낭송 참여로, ‘집념의 이명해’ 님께서 순수한 열정으로 빚어낸 시선집 『시詩, 실컷들 사랑하라』 이생진 시 읽기로 진행하겠습니다.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61(2023년 7월 28일 7시) 스케치】
1. 설레는 방학 : 양숙
Arizona의 사막 지대를 몇 시간 동안 달렸습니다
같은 주(state)임에도 새벽에는 산악지대이긴 했으나 영하 8℃더니
낮에는 Mexico 가까운 곳이긴 해도 31℃까지 오릅니다
누군가가 말했던가요?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있을 물 때문’이라고요
곳곳에 선인장들이 산재해 있고 황량한 돌산들이 삭막하기는 해도
노을 지는 저녁의 실루엣으로 보이는 황혼의 아름다움은
오랫동안 쌓인 피로를 단숨에 없애줍니다
한국 방문 때 고마웠습니다
jun 10 2010 소인. 오늘은 6월 20일, 열흘 만에 도착된 엽서.
아주 커다란 선인장 배경으로 오온통 붉은 노을
깨알 같은 글씨라 내용은 잘 안 보이는데
뒤집어 그림 보는 순간 와!
이런 장엄한 풍경을 다시 보고 싶단 생각에
마음은 이미 텅 빈 도로를 역주행
아리조나 네바다 이틀 내내 쉬지 않고 달린 적 있는데
그 황량함이란!
한국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비장한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었다
방학 중인 손자들과 보내면서도 현직 때처럼 괜히 두근네근.
* 진흠모 편집인/ 시인/ 인사동TV 운영 위원
* email: 55yasoo@hanmail.net
2. 장마 : 김효수
장마라 뉴스에 연신 떠들더니 비가 내려도 너무 많이 내리네
곳곳에 산사태 나고 집이 무너지고 피하지 못한 사람들 죽네
하늘에 구멍이 났는지 장대처럼 비는 내리고 산 사람들 우네
옛날에 영원히 그대 보내고 앞이 보이지도 않게 울던 것처럼
* 진흠모/ 시인
3. 하늘에게 : 낭송 선경님/ 시 이생진
하늘이여
바다 앞에서
너를 쳐다보지 않는 것을
용서하라
하늘이여
바다는 살았다고 하고
너는 죽었다고 하는 것을
용서하라
너의 패배한 얼굴을
바닷속에서 더 아름답게
건져 내는 것을
용서하라
그 오만한 바다가
널 뜯어먹지 않고
그대로 살려준 것을 보면
너도 바다의 승리를
기뻐하리라
하늘이여
내가 너를
바닷속에서 보는 것을
용서하라
* 낭송가
4. 염불 소리 : 낭송 류재호/ 시 이생진
바윗돌에 꼭꼭 박히는 염불 소리
솔잎 사이사이를 비집고 들어간다
어느 것은 산언덕을 넘어 구름이 되고
어느 것은 병풍 바위 밑을 뱅뱅 돌다가
골짜기에 묻힌다
티 없고 탐욕 없어 좋긴 하지만
소리가 너무 크다
부처님도 음량을 낮추라 하고 싶은데
차마 그 말은 못하고 웃기만 한다
시집 <구름 한 점 떼어 주고>
* 진흠모 가수/ 낭송가
5. 7월 : 조철암
습도 높고 비 내리는 날이 많아
불쾌지수 높은 장마철 7월
오늘같이 비 오는 날
산마루에 짙게 깔린 물안개
안갯속으로 아련히 떠오르는
지난날 달콤했던 추억들
창가에 리듬을 타고 내리는 빗소리
발코니 밖 실외기에 떨어져
사방으로 흩어지는 방울방울들
무더운 여름에 태어난 나를
보듬어 키우신 부모님의 사랑에
더욱더 감사함을 느끼는 은혜의 7월
* 진흠모/ 낭송가/ 시인
6. 눈 오는 날 시를 읽고 있으면 : 낭송 한옥례/ 시 이생진
시 읽는 건 아주 좋아
짧아서 좋아
그 즉시 맛이 나서 좋아
*나도 그런 생각하고 있었어*
하고 동정할 수 있어서 좋아
허망해도 좋고
쓸쓸하고 외롭고 춥고
배고파도
그 사람도 배고플 거라는 생각이 나서 좋아
눈 오는 날 시를 읽고 있으면
누가 찾아올 것 같아서 좋아
시는 가난해서 좋아
시 쓰는 사람은 마음이 따뜻해서 좋아
그 사람과 헤어진 뒤에도
시 속에 그 사람이 남아 있어서 좋아
시는 짧아서 좋아
배고파도 읽고 싶어서 좋아
시 속에서 만나자는 약속
시는 외로운 사람과의 약속 같아서 좋아
시를 읽어도 슬프고 외롭고
시를 읽어도 춥고 배고프고
그런데 시를 읽고 있으면
슬픔도 외로움도 다 숨어 버려서 좋아
눈 오는 날 시를 읽고 있으면
눈에 파묻힌 집에서 사는 것 같아서 좋아
시는 세월처럼 짧아서 좋아
* 진흠모/ 시예랑 대표/ 낭송가
7. 나는 못난이 : 김중열
여직에도 마르지 못하는
서러움의 흔적은
아스라이 여전하기를
캔버스에 또는 도화지에
그려진 어제는 마음에 차지 못하여
찢어버릴까 하여도 그러지를 못하는
나는 못난이라 괴롭기도 하건만
채 마르지 못할 사연이
그리도 궁금하여라
지금에도 아무러한 생각이
떠오르지 못하여
서러운 옛 추억에 맴돌려 어질어져
그러한 것들이 슬픔을 불러내겠다
그리도 욱박지르는 아우성에
그마저 서러웁다 촉촉하게 적시워
나는 곧 찢어질 듯하여요
* 아라 밴드 이끎이/ 시인/ 화가
8. 수평선에 대한 욕심 : 낭송 김미희/ 시 이생진
우이도 돈목
성산 너머 또 산 너머
진리마을 뒷산에서
한참 수평선을 바라보다가
수평선에 끌려
정신없이 갔는데
수평선은 갈수록 멀어지고
나는 돌아올 길을 잃었다
그래도 그날 밤 늦게까지
후회하지 않고
늙은 다리를 주물렀다
* 진흠모/ 낭송가/ 시인/ 인사동TV 운영 위원
9. 온 곳은 알아도 가는 곳은 모른다 : 이원옥
왔능가
정겨운 이 소리
이제는 들을 수 없다
과거로는 돌아갈 수 없건만
과거의 기억은 가슴에 남아 있다
불길 속에서 연꽃을 피운다
떠나는 사람은
이승의 옷을 훌훌 벗어 던지고
다른 공간으로 가려 하는데
남은 사람들은 식당에서 밥 먹으며 시끌벅적
찻집에서 울다가 웃다가 떠나는 사람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밤하늘에 울려 퍼지는 나팔소리
그것은 내가 지르는 함성
궂은 비는 세차게 내려
내 마음을 적신다
우리는 삶의 지평 끝까지
충실하게 채우며 살았을까
온 곳은 알아도 가는 곳은 모른다
* 진흠모/ 시인/ 사업가
10. 너를 위하여: 낭송 김경영/ 시 김남조
나의 밤 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 한다
가만히 눈 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 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 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오직 너를 위하여
모든 것에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
나의 사람아
* 진흠모/ 낭송가/ 라인댄스 강사
11. 시인이여, 詩에 투정하지 마시라! : 박산
시인이여 늙었는가
아니면 시가 늙었는가
늙은 시가 젊은 시를 부른다
젊은 시가 늙은 시를 부른다
시는 영혼이요 불멸이다
릴케가 박산을 찾아왔다
박산은 릴케를 우러렀다
〔내부에서는 멀리서 울려 퍼지는 신의 우레 소리에 늘라고,외부에서는 끝없이 밀어닥치는 엄청난 현상에 시달려 심란해지는,이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기껏해야 두 세계 사이의 좁은 길에 서 있는 것뿐이다.하지만 갑자기 눈에 띄지 않는 하나의 작은 사건이 무서운 처지에 놓인 그의 위에 맑게 넘쳐흐른다.바로 이 순간,무한한 책임을 짊어진 그의 마음을 한쪽 접시에 올려놓은 천칭의 또 다른 접시에 그 마음과 무게가 같고 장엄한 고요함을 유지하는 위대한 시가 올려진다.〈『시인에 대하여ㆍ젊은 시인에게』중에서ㅡ라이너 마리아 릴케. 김석희 역〉〕
시인이여, 시에 투정하지 마시라!
* 진흠모 이끎이/ 시인/ 자유 기고가/ 인사동TV 운영 위원
12.너는 늙지 마라 : 이생진 (생자께서 일신상의 사유로 불참하셨다)
전철을 공짜로 타는 것도 미안한데
피곤한 젊은이의 자리까지 빼앗아
미안하다
'너도 늙어 봐라'
이건 악담이다
아니다
나만 늙고 말테니
너는 늙지 마라
늙으면 서러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너는 늙지 마라
* (1929~ ) 시 앞에서는 결사적인 떠돌이 시인
* 진흠모 소식
1. 진흠모 '오경복 한옥례' 대표가 이끄는 《시예랑》 1주년 행사가 이음아트홀에서 성황리에 있었습니다.
많은 문학 예술인들이 모였고 양숙 김효수 김중열 김경영 님 등이 참석하셨습니다. (2023. 08. 0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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