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雨' 그림 by 벗 오현수
다방茶房 - 박산
한복 입은 마담의 헤픈 미소
붉은 립스틱에 껌 씹는 레지
계란 노른자 빠트린쌍화탕
설탕 프림 각 두 스푼으로 구수한 커피
"난 블랙으로!" 는 폼 잡는 손님의 허영
재떨이에 팔각성냥
그 많던 다방이 사라졌다
아메리카노에도
카푸치노에도
헤픈 미소는 찾을 길 없고
에스프레소 카페라테 어디에도
붉은 립스틱에 껌 씹는 소리는 안 들리지만
영어 이태리어 혹은 프랑스어로
각각의 간판을 달리한 커피 집들에서는
호떡집에 불난 듯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다방이었던 과거를 까맣게 잊은 채
지금의 '블랙'은 허영 아닌 취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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