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방茶房

박산 2015. 7. 4. 11:09

 

 

                                                '夜雨' 그림 by 벗 오현수

 

 

다방茶房 - 박산

  

한복 입은 마담의 헤픈 미소

붉은 립스틱에 껌 씹는 레지

계란 노른자 빠트린쌍화탕

설탕 프림 각 두 스푼으로 구수한 커피

"난 블랙으로!" 는 폼 잡는 손님의 허영

재떨이에 팔각성냥

그 많던 다방이 사라졌다

아메리카노에도

카푸치노에도

헤픈 미소는 찾을 길 없고

에스프레소 카페라테 어디에도

붉은 립스틱에 껌 씹는 소리는 안 들리지만

영어 이태리어 혹은 프랑스어로

각각의 간판을 달리한 커피 집들에서는

호떡집에 불난 듯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다방이었던 과거를 까맣게 잊은 채

지금의 '블랙'은 허영 아닌 취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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