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또 만나자 했다

박산 2022. 11. 14. 11:07

'2022 분당의 가을' (박산 찍음)

 

그가 또 만나자 했다

 

가슴에 를 꼭꼭 쟁여 지내며

 

시 대하듯 얼굴 보자는 고마운 벗이 있다

 

두물머리 지나 그곳에 산다

 

모처럼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만났다

 

제철 방어 뱃살 회로 수북이 떠서

 

난 서울장수막걸리 두 병

 

그는 사랑하는 참이슬 두 병을 깠다

 

내 시집 노량진 극장, 시 속의 그 극장이 어디 있었느냐 물었다

 

시시콜콜 살아온 얘기 보다는 사는 얘기를 했다

 

웅얼거리는 투이지만 정감어린 그의 한 마디 한 마디

 

혹여 놓칠까 귀 쫑긋 세우고 들었다

 

혼자 일어나 혼자 밥 먹고

 

산수유로 담군 술 혼자 마시는 밍밍한 얘기

 

고독을 뭉개며, 사는데 이골 난 도사 얘기다

 

담엔 내가 먼저 만나자 해서 詩時한 얘기를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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