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53

박산 2022. 11. 19. 10:35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53

 

202211257(매달 마지막 금요일)

종로구 인사동길52번지 인사14

//(02) 720 6264

쥔장:김영희010 2820 3090 /이춘우010 7773 1579

1호선 종각역안국동 방향700m

3호선 안국역종로 방향400m

 

'창덕궁 2022 가을' 윤영호 찍음

 

남산 둘레길

 

코스모스 한창인 초가을 오후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만나

한동안 핫했던 경리단길 언덕을 지나

하이야트호텔 앞에서 초코릿으로 당 충전

멀리 보이는 남산도서관

책가방 줄로 순서 기다렸던 기억

벤치에 앉아 데이트했던 소녀

지금은 어디쯤에서 손주 돌봄을 하고

있으리라는 상념도 잠깐

신갈나무 군락지로 숲이 깊고

촉촉한 흙길 산책로

졸졸졸 흐르는 계곡 물소리

쉼터 정자에 앉아 쭉 뻗은 다리

그야말로 신선놀음

한양도성 성곽길로

고즈넉한 하루 마무리

컨디션이 덜 좋은 친구에게

속도를 맞춰 걸으며

우정을 다진 소중한 시간

 

조철암: 진흠모 낭송가

 

'진흠모는 식구다!'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52 스케치

202210287(매달 마지막 금요일)

 

진흠모 인사島 양숙 발행인

1. 설악 금강굴: 양숙

 

 

철제 계단 오르내리는

등산객들 스틱 소리에

묻혀 버린 노래하는 물소리

귓바퀴 세워 애써 귀동냥하는데

 

벌써 하산하는 산객들

내뿜는 거친 숨결 외면하고 싶다

내 숨결도 마주치는 이에게 싫겠고

아까부터 쉬자는 다리의 하소연에

한숨도 돌릴 겸

벗었던 마스크 다시 쓰려다

올려다본 바위산 신선봉

강건 울연한 수직이다

 

줄에 생명을 달고

신중하게 한 발 한 발 골라 딛는

바위 등반가 머리 위로

바람 가르며 날아가는 새들

 

다리야 봤제?

어서 들어올려라

 

에게게 기껏

장군봉 허리춤!

 

 

* 진흠모 편집인/ 시인/ 인사동TV 운영위원

* email: 55yasoo@hanmail.net

 

 

 

 

2. 추억이 쌓인 길: 김효수

 

 

우수수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듯 하늘에 검은 구름 까맣게 맴돈다

 

나무는 차가운 바람에 버티지 못하고 붉게 물든 잎새 툭툭 떨군다

 

우울한 마음을 달래려 우산을 지팡이 삼아 추억이 쌓인 길 걷는데

 

하늘 까맣게 덮은 구름이 제 무게 이겨내지 못했는지 비가 내린다

 

지팡이 삼아 걷던 우산을 펴고 추억이 희미해진 길 한없이 걷는데

 

비는 제 몸뚱이 우산에 처참하게 부딪혀 또르르 뒹굴다 땅에 지고

 

가슴 깊은 곳에서 솟구친 눈물은 얼굴을 타고 뒹굴다 옷을 적신다

 

 

* 진흠모/ 시인

 

 

右로부터(한옥례 황덕희 박향아 양숙 님)

 

3. 별 헤는 밤: 낭송 박향아/ 시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 ,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프랑시스잠','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나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 낭송가

 

도봉산 자락에서(2022 11월)

 

4. 가을: 이원옥

 

 

가을이 울타리를 넘어오려다

멈칫 서 있다

 

울타리 안에서는

뜨거운 태양 빛을 먹은 여름이

이사 준비에 부산을 떤다

 

반쯤 마른 연잎 위에는

청개구리 한 마리가 조용히 앉아 있고

얼굴에 붉은 분칠한 나뭇잎이 오고 있다

 

오는 것이 있으면

가는 것도 있는 법

 

새파란 가을 하늘이

머리에 내려앉았다

 

 

* 진흠모/ 사업가

 

 

5. 나 당신을 그렇게 사랑합니다: 낭송 한옥례/ 시 한용운

 

'귀여운 미경씨!' (허미경님 낭송)

6. 벌레 먹은 나뭇잎: 낭송 허미경/ 시 이생진

 

 

나뭇잎은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 진흠모 사업가 낭송가

 

 

 

 

7. 자월도 바닷가: 낭송 유재호/ 시이생진

 

 

이른 아침 자월도 바닷가

혼자 굴을 따는 노인

그게 나다

그는 내게 말을 걸지 않았다

나도 그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너무 말이 없으니 냉랭하다

그렇게 나와 나 사이는 냉랭하다

마치 거울 속의 나를 만난 것 같다

그러다가 헤어졌다

 

-시집 <無緣故>

 

 

* 진흠모 가수/ 낭송가

 

편부경 노희정님

 

8. 미식합창단: 노희정

 

 

미식합창단

생뚱맞은 단어에 취해

버스를 두 번 갈아 타고 간다 비바람치는 힌남노 주의보에

우산살이 꺾이어도 간다

 

오랜 세월 밥()만 먹던 식도

녹이 낀 기계처럼 묵묵부답이다

마스크 속 립스틱 묻은 입술을 아무리 털어봐도

죽은 조기처럼 입 쩍 벌리고 도레미파솔라시도

아아아 어어어 오오오

오호 통재라!

그을음에 막힌 연통처럼

막혀버린 성조

등줄기에 식은땀

폭우보다 세게 내린다

 

김치, 간장게장, 초밥, 못생겨도 좋아

음식 노래 악보를 마주보고

두 시간 동안

붕어처럼 입만 열었다 닫는다

 

배가 고프다

김치 노래할 때는 김치찌개 생각이 나고

간장게장 노래할 때는

게딱지에 흰 쌀밥 생각이 난다

김치 노래할 때보다 간장게장 노래할 때 배가 더 고프다

광어 연어 참치 가리비로 만든

초밥 노래할 땐 소주 한 잔 마시고 싶어

허벅지 꼬집으며 참는다

 

나를 닮은 노래

울퉁불퉁한 감자라도

살짝 상처난 사과라도

난 절대 불량하지 않아

못생겨도 맛은 좋아 노래는

못생겨도 마음은 좋아 가사로 들리니 기분 참 좋다

 

미식합창단

시니어행복발전센터에서

음식 재료를 통해

정성어린 어머니의 손맛처럼 멜로디로 빚고

콩나물처럼 버무려

신명나게 노래를 부른다

 

간장게장

Oops!

 

 

* 진흠모/ 시인/ 육필문학관 관장

 

 

 

 

9. 남산 둘레길: 조철암

 

 

코스모스 한창인 초가을 오후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만나

한동안 핫했던 경리단길 언덕을 지나

하이야트호텔 앞에서 초코릿으로 당 충전

멀리 보이는 남산도서관

책가방 줄로 순서 기다렸던 기억

벤치에 앉아 데이트했던 소녀

지금은 어디쯤에서 손주 돌봄을 하고

있으리라는 상념도 잠깐

신갈나무 군락지로 숲이 깊고

촉촉한 흙길 산책로

졸졸졸 흐르는 계곡 물소리

쉼터 정자에 앉아 쭉 뻗은 다리

그야말로 신선놀음

한양도성 성곽길로

고즈넉한 하루 마무리

컨디션이 덜 좋은 친구에게

속도를 맞춰 걸으며

우정을 다진 소중한 시간

 

 

* 진흠모/ 낭송가/ 시인

 

 

 

 

10. 석류: 낭송 김경영/ 시 이가림

 

 

언제부터

이 잉걸불 같은 그리움이

텅 빈 가슴 속에 이글거리기 시작했을까

 

지난여름 내내 앓던 몸살

더이상 견딜 수 없구나

영혼의 가마솥에 들끓던 사랑의 힘

캄캄한 골방 안에

가둘 수 없구나

 

나 혼자 부둥켜안고

뒹굴고 또 뒹굴어도

자꾸만 익어가는 어둠을

이젠 알알이 쏟아 놓아야 하리

 

무한히 새파란 심연의 하늘이 두려워

나는 땅을 향해 고개 숙인다

온몸을 휩싸고 도는

어지러운 충만 이기지 못해

나 스스로 껍질을 부순다

 

아아, 사랑하는 이여

지구가 쪼개지는 소리보다

더 아프게

내가 깨뜨리는 이 홍보석의 슬픔을

그대의 뜰에 받아 주소서

 

 

* 진흠모/ 낭송가/ 라인댄스 강사

 

 

서광식님

 

11. 훈민정음 서문: 서광식 낭송/ 시 오세영

 

12. 百文字而 不如一見이라: 박산

 

 

항시 붐비는 용산역 2KTX 대합실에서

 

한 서른은 족히 먹었을 남녀가

 

진한 포옹을 하며 나누는 대사가 귀에 들어

 

670년대식 그 시절 청춘영화로 날 데려갑니다

 

"나 안 보고 싶었어요?“

 

하루 수십 번씩 문자 소통도 소용없나 봅니다

 

 

* 진흠모 이끎이/ 시인/ 자유 기고가/ 인사동TV 방송주간

 

 

한옥례 김명중 님

 

13. 내가 나 되기 위해: 이생진

 

우선

네 몸을

네 것이라고 하자

​​

누구나 살아가다가

내 맘대로 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때부터

너는 네가 되는 것이다

나는

이때

배낭을 메고

집을 나갔다

 

 

* (1929~ ) 시 앞에서는 결사적인 떠돌이 시인 

 

252 단체

 

생자 담론:

 

2022 노벨문학상 수상자 아니 에르노(1941~ )의 작품을 읽으시고, 그녀의 소설 탐닉》 《카사노바》 《호텔》 《집착》 《세월》 《빈 옷장》 《부끄러움에 표현된 몇 줄의 문장 소개와 함께, "만약에 내가 글을 안 썼다면 죄책감을 느꼈을 것이다"라는 체험적 글을 쓰는 작가의 말을 인용하여 글 쓰는 이들에 대한 사명감을 강조하셨습니다

 

됐어! 바다가 보이면 됐어!

 

생자 동정

 

무안 사거리 반점 줌 모꼬지에서

 

* 이원옥 님 초청 '도봉동 가을 갈비탕 한담'

* '무안 사거리반점 줌 시 강연' 시인과 주방장, 김을현 시인 초청 

 

임선녀님

 

길 가던 독자 사인 중(252)

 

생자 전문 포토그레퍼 조재형님

진흠모 동정:

 

한옥례 오경복님

 

* 한옥례 오경복 낭송가 경상북도 '수다사 시낭송대회' 도지사상 수상

* 이다현 '리베리아 호텔 갤러리 전시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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