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陶情)

박산 2022. 12. 1. 08:08

'향일암 석굴을 오르다 만난 빛' (박산 찍음)

 

시집 《'무야의 푸른 샛별' 중, 2015 황금알》

 

도정(陶情) - 

 

잘 지내시지?”

 

보고파 목소리라도 들으려

통화하고 싶지만

사는 게 번거로운 세상

행여 그리움도 사치라 할까

어찌 내 심사心事 같겠는가

 

넌지시 카톡으로

 

“?” 보냈더니

 

두 장의 풍경 사진과

세 장의 인물 사진에

각각의 사연을 꼼꼼히 보태

구구절절 보내온 회신

 

'당신도 내가 보고팠구나!'

울컥 고마운 마음으로

또 보고 또 읽다가

마치 마주 보고 있는 듯

새록새록 솟는 정을 빚었다

 

 

* 陶情: 陶情且小詩 - 정을 빚어 다시금 시를 짓는다

  남극관(1689-1714)의 시 雜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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