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인공지능이 지은 시' 중, 2020 황금알》
도심의 슬픔 -
네모반듯한 아파트 빌딩들 가득하고
살이 집기들조차도 다들 각진 것투성이
무엇보다 직선만이 우선하여
쉬고 숨 쉴 둥근 숲들이 하나둘 사라져 가고
단거리 육상 선수처럼 앞만 보고 질주하는 사람들
멀쩡하던 사람이 거리에 쓰러져 신음을 해도
아예 관심이 사라져 간 이기적 공간에서는
그저 죽어 떨어지는 낙엽 같은 하찮은 생명일 뿐
누군가를 가슴 속으로 사랑해야 하는 일조차도
저울로 그 무게를 정확히 재고
그 균형이 딱 맞을 때
그제야 입을 맞추고
계약서상의 의무적인 배를 맞춘다
여유 속 굽어져야 생기는 낭만은
그저 헤프고 천박하다 비난할 뿐
달이 차고 기울어짐과 별을 헤아린 적이 있는지
한낮 구름의 느린 움직임은 얼마나 능청스런 자유인지
깊지 않은 산속 새벽 샘물 한 바가지 입에 물고
우르르륵! 입가심으로 뱉어내는 그 상쾌함을 아는지
아무리 이러한 순수를 소리 높여 부르짖어도
세상모르는 철부지 노릇이라 질시나 받으니
너나없이 만날 일 없어 생겨 난 고독에 더 슬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