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한국

박산 2022. 4. 1. 10:39

명동 '신세계 로터리 분수대' 박산 찍음

시집 《노량진 극장 중, 2008 우리글》

 

비즈니스 한국 -

 

신동파가 볼 던져 날리던 시절

흑백 TV에서 본 필리핀은 잘 살았다

식탁에서 밥 먹고

냉장고에서 콜라 맥주를 꺼내 마셨다

 

서울 시내 전차가 다니던 시절

땡땡거리며 다니던 전차는 느림보 거북이다

엉성하게 얇고 조잡한 2원 오십전짜리 전차표도

푸르죽죽 인쇄된 컬러가 가난했다

 

이회택이 볼 차 날리던 시절

방콕 축구장 조명등은 왜 그리 밝은지

우리 보다 까만 태국사람들은 어찌 그리 웃고 사는지

삶에 고달픈 우리 아저씨 아주머닌

얼굴 찡그려 인상만 썼다

 

지금은 마닐라 보다 서울이 더 살기 좋고

방콕 보다 서울이 더 살기 낫고

가서 보니 마닐라 보다 우리가 더 좋은 냉장고를 쓰고

가서 보니 방콕 시민들보다도 더 즐기고 산다

 

없던 석유가 땅을 뚫고 갑자기 솟았나

착하기 만한 조상 둔 덕에 갑자기 돈벼락 맞았나

 

다 개소리야

딱 하나

비즈니스 한국덕이지

 

'밤 태평로' 박산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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