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슬픔

박산 2022. 3. 26. 17:59

지리산 자락 멀리 천왕봉이 보이는 '마천골의 봄' (2022,03,25) 왕지산 찍음

 

시집 《'인공지능이 지은 시' 중, 2020 황금알》

 

도심의 슬픔 -

 

네모반듯한 아파트 빌딩들 가득하고

살이 집기들조차도 다들 각진 것투성이

무엇보다 직선만이 우선하여

쉬고 숨 쉴 둥근 숲들이 하나둘 사라져 가고

단거리 육상 선수처럼 앞만 보고 질주하는 사람들

멀쩡하던 사람이 거리에 쓰러져 신음을 해도

아예 관심이 사라져 간 이기적 공간에서는

그저 죽어 떨어지는 낙엽 같은 하찮은 생명일 뿐

누군가를 가슴 속으로 사랑해야 하는 일조차도

저울로 그 무게를 정확히 재고

그 균형이 딱 맞을 때

그제야 입을 맞추고

계약서상의 의무적인 배를 맞춘다

여유 속 굽어져야 생기는 낭만은

그저 헤프고 천박하다 비난할 뿐

달이 차고 기울어짐과 별을 헤아린 적이 있는지

한낮 구름의 느린 움직임은 얼마나 능청스런 자유인지

깊지 않은 산속 새벽 샘물 한 바가지 입에 물고

우르르륵! 입가심으로 뱉어내는 그 상쾌함을 아는지

아무리 이러한 순수를 소리 높여 부르짖어도

세상모르는 철부지 노릇이라 질시나 받으니

너나없이 만날 일 없어 생겨 난 고독에 더 슬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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