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111+49

박산 2015. 7. 4. 10:35

 

 

                                                               수필가 오기환님 (사진 이승희 님)

                                                 

  

 

                                              

                                                                                                        

111+49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6월 27(매달 마지막 금요일)

 

7시 인사동 작은 사거리 50m 안국동 방향 전북지업사 골목

 

순풍에 돛을 달고(733-7377)

 

 

 

* 시인 보다는 독자들이 꾸미는 모꼬지 입니다

 

  누구나 오셔서 듣고 낭송하실 수 있습니다

 

 

* 이번 모꼬지는 저희가 지금의 순풍으로 장소를 옮겨 시를 읽은지 

 

  네 돌맞이 날입니다 

 

  그 동안 적게는 스무 명 남짓 많게는 일흔 명 넘어까지 참여하는 

 

  소박한 모꼬지를 지향해 오고 있습니다

 

  소박한 떡 한 상 차릴 예정입니다

 

   

 

 

 

 

 

                       

                                                              

 

                                            

111+48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스케치

 

5월 30(매달 마지막 금요일) 7  

 

 

 

1 영춘화(迎春花) - 양숙

 

그렇게 설쳐대더니

만화방창 불러

줄줄이 과속 딱지

허공에 증발시켜버린

어사화 금의환향

어떻게 책임질꼬

속절없는 2014년 봄

올 해 만큼은

널 이렇게 부른다

맹골수도 바람잡이

망춘화(亡春花)

 

*맹골수도(孟骨水道): 진도. 우리나라에서 조류가 둘째로 강한 곳 명량해전지 근처.

 

* 현직 교사 시인

 

 

 

2. 달 섬을 찾아서 - 한호

 

 

심신이 고달픈 나그네들이

영원히 쉬고 싶은 섬.

 

별처럼 수많은 근심들이

노 잃은 조각배에 실려

표류할 때

둥근달은 섬이 되어 평안을 주리라

 

그 달 섬!

여로의 끝은 없었다.

후미진 곳은 세월의 뒤안길 같았고

새로운 길은 거칠고 쓸쓸하기만 했으니

 

어둠 속에서,

지쳐 보이는 한 영혼이 희미하다.

목이 말라 허덕이며

안식을 찾고 있는...

 

이리오라...

이리오라...

밝음이...밝음이...

 

나의 그림자로 스며든다.

 

달 섬은 내 안에 있었다.....빌어먹을

 

 

* 모꼬지 동인

 

 

 

3. 길 - 허진 낭송 (김기림 시)

 

 

나의 소년 시절은 은빛 바다가 엿보이는

그 긴 언덕길을

어머니의 상여와 함께 꼬부라져 돌아갔다

내 첫사랑도 그 길 위에서 조약돌처럼

집었다가 조약돌처럼 잃어 버렸다

그래서 나는 푸른 하늘빛에 호저 때 없이

그 길을 넘어 강가로 내려갔다가도

노을에 함뿍 자주 빛으로 젖어서 돌아오곤 했다

그 강가에는 봄이, 여름이, 가을이, 겨울이

나의 나이와 함께 여러 번 댕겨갔다

가마귀도 날아가고 두루미도 떠나간 다음에

누런 모래 둔과 그리고 어두운 내 마음이 남아서

몸서리 쳤다

그런 날은 항용 감기를 만나서 돌아와 앓았다

할아버지도 언재 난지를 모른다던

마을 밖 그 늙은 버드나무 밑에서

나는 지금도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

돌아오지 않는 계집애

돌아오지 않는 이야기가 돌아올 것만 같아 멍하니

기다려 본다

그러면 어느새 어둠이 기어와서 내 뺨의

얼룩을 씻어준다.

 

 

* 수필가 시낭송가 대도 백화점 대표 회장

 

 

 

 

4. 꽃나무 _ 김효수

 

꽃나무는 가지마다 흐드러지게

참 곱고 예쁜 꽃봉오리 낳았다

꽃나무는 자식들이 아름다워도

떠들썩하게 자랑하지도 않았다

그저 얼굴 찡그리는 자식 없이

모두 밝게 웃으며 사는 모습에

가슴으로 뿌듯함을 느껴가면서

세월에 말도 없이 늙고 있었다

 

 

* 모꼬지 동인

 

 

 

5. 인생의 나락 - 유재호 낭송 (이생진 시)

 

그건 나락이라니까

타락 직전의 나락

나에게 꽃다발을 주려고 망설이지마

나에게 비싼 저녁을 사주려고 하지마

막걸리 한 잔에

배추김치 한 가닥

내가 검소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숙성한 거야

이런 생각도 걸으면서 가능해

걸으면 인생이 쉽게 숙성해

 

-시집 <서귀포 칠십리길>에서

 

* 모꼬지 동인, 가수

 

 

 

6. 머리 자르던 날 -김도웅

 

화성 같이 아득한 머리에 숲이 무성 했다

침침한 아침

그래도 더부룩한 햇살은

쓰나미 같은 구름의 틈 틈으로

행성들의 셀 수 없는 사연을

토막 내 던져 주었다

아버지는 내 머리를 암소처럼 아끼어

가끔 쓰다듬는 손길 때문일까

마냥 철없이

운해 위를 휘젓고 다녔다

검은 소나기가 오는 대낮

우레가 몸속을 뒤흔들었을 때

뒤와 앞은 쪽박 깨지듯 흩어졌다

흐린 피사체가 되어

코옥 모낭 속의 진드기처럼 박혀

술에 전 허공을 뜯어 먹고 살았다

꽃을 다루듯 잔말을 땋아 주던

엄마의 그림자를 찾아보다가

멍한 달력 속에

화성의 숲이 훌훌 털어내는 것이

눈에 꽂혔다

검은 잎들 검은 잎들

 

 

* 모꼬지 동인

 

 

 

7. 푸른 오월 -김경영 낭송 (노천명 시)

 

 

청자 빛 하늘이

육모정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당 창포 잎에

여인네 행주치마에

첫 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같이 앉은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네가 웬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 밀려드는 것을

어찌하는 수 없어

눈은 먼 데 하늘을 본다

긴 담을 끼고 외진 길을 걸으면 생각은 무지개로 핀다

풀냄새가 물큰

향수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치고

청머루 순이 뻗어나던 길섶

어디선가 한나절 꿩이 울고

나는 활나물 홑잎나물 취나물

참나물 고사리를 찾던

잃어버린 날이 그립구나

나의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아니 서러운 노래를 부르자

보리밭 푸른 물결 헤치며

종달새 모양 내 마음은

하늘 높이 솟는다

오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

 

 

* 전문 낭송가

 

 

 

 

8. 박서방! - 박성도

 

 

위 생략 (...원고 부족으로)

 

물김치 되시어

 

겉절이 되시어

 

박서방이 울어 본들

 

장모님의 흘리신 사랑을

 

어찌 알 수 있겠는가  

 

 

* 모꼬지 동인

 

 

 

 

 

 

 

9. 그리운 바다 성산포 - 김기진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잃어 버렸다

 

순풍에 돛을 달고

성산포에 갔다가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만났다

 

그 그립던 바다 성산포가

내게로 다시 왔다

 

옛 친구 만나듯이 반가워

꼭 잡고 옛이야기 들었다

 

* 모꼬지 동인 '시가 흐르는 서울' 대표 시인

 

 

 

10. 만행, 벗에게 - 박산

 

떼로 다니며

떼로 뭘 먹을까

그런 蠻行 말고

홀로 꽃구경 사람구경

이런 漫行 아시는지

혹시 아는가

온갖 수행 깃든

萬行이 굴러 올는지

쪼그려 근심 밀어내다가도

지은 몇 깨닫고

萬幸이 준 미소 짓듯이

 

 

* 모꼬지 동인

 

 

 

11. 고추잠자리 - 이생진

 

긴 여름

지루한 장마

게릴라식 폭우에도

살아남은 고추잠자리

꼬리를 물고 놓지 않는

에어 섹스

높이 날아라

하늘 높이

날아라

너의 섹스

하늘만큼 아름답다

 

 이생진 담론 -

 

  늙은 사람이 무슨 sex를 말하는가

 

  그러나 모든 생명은 번식하여  

 

  각각의 생명을 가지고 있다

 

  나는 나의 시를 통해 그 생명의 소중함을 말하고 싶다

 

  내가 시를 빌려 하는 모든 피포먼스는 이념에 치우친 게 아니고

 

  생명의 존중을 실천하고자 함이다

 

  혹자는 내게 묻는다

 

  제주에서의 다랑쉬굴 퍼포먼스는 어떤 치우친 사상의 발로에서

 

  나오는 것 아닌가 하여 깜짝 놀랐다

 

  그리고 내가 너무 설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이 자리에서 분명히 밝히는 데 제주 4.3때는 나는 제주에 있지 않았다

 

  1951년 징병 훈련 받으러 처음 제주에 와 모슬포에서 훈련을 받았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무수한 전쟁을 보아왔고 6.25참전으로 그리고 또 

 

  다른 지구의 전쟁을 수 없이 겪고 보며 살아왔다 

 

  시를 쓰는 입장에서 이런 것들에 대한 진혼의 의미로, 내가 할 수있는 

 

  작은 나의 행동을 실행 할 뿐이다 

 

  무기를 만들지 않는 전쟁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

 

  평화가 이어지는. 

 

 

 

* 56년전 서산여고 시절 이생진 담임을 찾아와 스승의 날 행사를 하신

 

  이영자 반장 외 윤옥님 등 5인의 제자들과 그들이 마련한 꽃을 들고  

 

  모꼬지 동인 모두와 함께 스승의 노래를 합창했습니다  

 

* 김도웅 님의 아리아 -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 등 

 

                       저희 모꼬지 전속 테너 가수의 출연을 알렸습니다

 

* 유재호 님의 노래 

 

* 노래하는 음유시인 현승엽의 무대로 물러가는 봄과 

 

  성큼 다가 온 여름을 맞은 밤이었습니다 

 

 

* 저희 모꼬지 동인이신 오기환 수필가의

 

  잔잔한 주위의 일상을 담은 수필집 '겨울나무 그 뿌리처럼(소소리 출판)'

 

  모꼬지 동인 모두에게 증정하셨습니다 - 감사합니다 

 

* 어머니의 숨비 소리 (이생진 시집-우리글) 

 

  항시 그러하듯 시인께서는 인쇄를 시집으로 받으셔 

 

  제일 먼저 모꼬지 동인들께 증정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