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111+47

박산 2015. 7. 4. 10:31

                                                           

  

 

 

                                                   모꼬지 Number-2 윤준경 시인 낭송(all photo by 김윤희)  

   

                                                                                                         

111+47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4월 25(매달 마지막 금요일)

 

7시 인사동 작은 사거리 50m 안국동 방향 전북지업사 골목

 

순풍에 돛을 달고(733-7377)

 

 

 

* 시인 보다는 독자들이 꾸미는 모꼬지 입니다

 

  누구나 오셔서 듣고 낭송하실 수 있습니다 

 

 

 

* TV를 켜는 것 조차 어려운 날들이 흐르고 있습니다

 

  진도 앞 바다의 슬픔을 함께 아파하고 싶습니다

 

 

 

1. 내가 사랑한  - 양숙

 

2. 다시 한강을 생각하며 - 류성주 낭송 (이재호 시)

 

3. 세한도의 봄 - 김도웅

 

4. 길 - 허진 낭송 ( 김기림 시)

 

5. 울고 있어 - 김효수

 

6. 홀아비김치 - 김경영 낭송 (양숙 시)

 

7. 그 자리가 꽃자리 - 노희정

 

8. 유산 - 유재호 낭송 (이생진 시)

 

9. 신세身勢 - 박산

 

10. 위로하기 위하여 - 이생진 with 담론

 

11.  떠나던 날 - 윤준경 노래(변규백 작곡)

 

12. 이어도 사나=어머니의 숨비소리 - 현승엽 작곡,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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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46

                                            

111+46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스케치

 

3월 28(매달 마지막 금요일) 7  

                                                         

 

 

1.

 

기다림의 미학 - 윤준경

 

 

기다림이 당신을 지치게 합니까?

오늘이라는 약속도 없이 길목에서

 줄의 시를 외며 나는 행복했습니다

허방 짚고 돌아오며

기다릴 날이  있음에 나는 감격했습니다

 

커피향 화한 찻집에서 유리벽에서

 시간이고  시간이고

기다릴 사람 있음이 

얼마나  기쁨이었는지

이제 더욱 아는 줄을 

당신은 모르십니다

 

일 년이라도평생이라도

가슴에 별을 안고 벅찬 환희로 

기다리고 싶은 당신은,

바람으로라도 비로라도

 어깨에 닿고 싶은 당신은,

당신은 떠났습니다.

당신을 기다릴 날마저

영영 가지고 가셨습니다

 

기다림이 정녕 당신을 지치게 합니까?

기다림은 영원히 지치지 않는 

칠색 무지개를 안고

늙도록 젊게 하는 

죽도록 살아있게 하는 것임을 

당신은 아셔야 합니다

 

 

* 최근 시집 - ‘새들의 습성

* 블로그 http://blog.naver.com/june7590

 

 

 

 

2.

 

 

 

두줄- 사물의 말 / 사물의 입장  -  정의정

 

 

알츠하이머

 

뺄셈만 있는 나라

인연의 공동묘지

 

별똥별

 

사랑이여 그리움의 무게 견딜 수 없어

한 생애 태우며 황홀하게 추락합니다

 

바위

 

그대 향한 그리움 만 겹으로 쌓였나니

세월은 한낱 풀잎 스치는 바람이어라

 

겨울 소나무

 

왜 포기하고 싶지 않았겠는가

왜 굴복을 꿈꾸지 않았겠는가

 

해변

 

바다의 혀는

애무 중독증

 

 

 

* 010-4215-2040 / 페이스북 www.facebook.com/2poet

 

* 진흠모 동인

 

 

3.

 

 

서로 말이 없다 - 유재호 낭송 (이생진 시)

 

 

겨울에

산 식구들은

서로 말하지 않는다

소나무끼리도 그렇다

바위는 본래 말없는

상징이지만

입이 가벼운 싸리나무끼리도

말하지 않는다

 

말하지 않고 자라서

말하지 않고 살다가

말하지 않고 가는

산은

나보고도 말하지 말라고 하네

                                    

 

시집 <산에 오는 이유>에서

 

* 봉재 사업가. 우리 시대의 진정한 歌客

 

 

 

 

 

                                                                   '섬 - 인사동' 무크지 편집인 김미자님

 

4.

 

흙으로 돌아가려니 - 김효수

 

우리네 인생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잘은 모르지만 한 줌 흙이 아닌가.

잠시 사람 형상을 한 흙이 아닌가.

근본을 알아보면 겸손한 존재로서

모든 생명이 어우러져 살아가도록

자신의 귀한 몸을 아무 미련 없이

밑바닥에 던져 든든하게 받쳐주는

세상에 없으면 안 될 흙이 아닌가.

그런데 희생의 성품으로 살아가는

흙이 왜 사람 형상이 된 순간부터

고요한 세상이 어지럽게 변하는가.

나무와 풀은 늘 흙의 성품 받들어

조용히 살다가 흙으로 돌아가는데

우리네 인생은 철없는 아이들처럼

욕심과 싸움으로 물질만 쌓아놓다

떠날 때에는 왜 긴 한숨만 쉬는가.

 

 

 

 

* 진흠모 동인

* power726@hanmail.net

 

 

 

46 허진.jpg

                                                                              열정의 허진 낭송가   

 

5.  

  

내가 백석이 되어 - 허진 낭송 (이생진 시)

 

 

나는 갔다

백석이 되어 찔레꽃 꺾어들고 갔다

간밤에 하얀 까치가 물어다준 신발을 신고 갔다

그리운 사람을 찾아가는데 길을 몰라도

찾아갈 수 있다는 신비한 신발을 신고 갔다

 

성북동 언덕길을 지나

길상사 넓은 마당 느티나무 아래서

젊은 여인들은 날 알아채지 못하고

차를 마시며 부처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까치는 내가 온다고 반기며 자야에게 달려갔고

 

나는 극락정 마당 모래를 밟으며 갔다

눈 오는 날 재로 뿌려 달라던 횐 유언을 밟고 갔다

참나무 밑에서 달을 보던 자야가 나를 반겼다

느티나무 밑은 대낮인데

참나무 밑은 우리 둘만의 밤이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울었다

죽어서 만나는 설음이 무슨 기쁨이냐고 울었다

한참 울다보니

그것은 장발이 그려놓고 간 그녀의 스무 살 때 치마였다

나는 찔레꽃을 그녀의 치마에 내려놓고 울었다

 

죽어서도 눈물이 나온다는 사실을 

손수건으로 닦지 못하고 울었다

나는 말을 못했다

찾아오라던 그녀의 집을

죽은 뒤에 찾아 와서도 말을 못했다

찔레꽃 향기처럼 속이 타들어 간다는 말을 못했다


* 수필가 시낭송가 대도백화점 대표 회장

 

* 진흠모 동인

 

 

 

6. 

과메기 - 양숙

 

 

서해 바다 싹쓸이 뒤짐질로

청어란 놈 찾았으나

눈 씻고 찾아도 안보였는지

대타로 지목 현란한 꾐질에 잡혀

두 눈 죽창 뀀질로 엮였다

 

설악 눈발과 마른 바람 담금질로

애써 찌운 피와 살 마르게 하기에

마냥 당할 수만은 없어서

한마디 해야지 별렀는데

손가락 몇 번 까딱질로

온갖 술꾼들 불러들여

나를 코앞에 두고도

고래고래 고래를 불러들인다

 

몸피로 얕잡아 보여 기분은 잡쳤지만

이래 뵈도

옛적엔 意識 족한 선비를 상대했지

너 같은 衣食 족한 주정뱅이는 쳐다보지도!

 

 

 

*과메기<-()메기<-관목어(貫目魚)

*조선 시대에는 과메기를 비유어(肥儒魚-선비를 살찌우는 생선)라 했다함.

맛이 좋고 싸서 가난한 선비에게... (압생트 마신 고흐처럼)

*고래를 불러들인다-고래사냥 노래를 부른다

 

 

* 최근 시집 -‘하늘에 썼어요

* email :yasoo5721@sen.go.kr

 

 

 

 

 

                                                 모꼬지 처음 낭송하신 김도웅 시인  

 

 

 

7. 해남에서 온 편지 - 김경영 낭송 (이지엽 시)

                        

 

아홉배미 길 질컥질컥해서

오늘도 삭신이 꾹꾹 쑤신다

아가 서울 가는 

인편에 쌀 쬬깐  부친다

비민허겐냐만은 잘 챙겨 묵거라

아이엠 에픈가 뭔가가 

징허긴 징헌 갑다

느그  오래비도 존화로만

기별 딸랑하고

지난 설에도 안와 부렀다

에비가 알믄 배락을 칠 것 인디

그 냥반 까무잡잡하던 낯짝도

인제는 가물가물하다

나도 얼릉 따라 나서야 겠는디

무진 것이 목숨이라 

이도저도 못하고 안 그러냐

 

 한 바구리 캐와 따듬다 말고

소주 한잔  혔다

지랸 놈의 농사 지으면 뭣하냐

그래도 자석들한테

팥이랑 돈부 깨 고추 보내는

재미였는디

너할코 종신 서원이라니

그것은  하느님하고  

겔혼  하는 거라는데

더 살기 팍팍해서 어째야 

쓸랑가 모르겠다

너는 이 에미더러   

보고 자퍼도  꾹 전디라  했는디

달구똥 마냥 니 생각이 끈하다

 

복사꽃 저리 훤히  핀 것이

혼자  볼랑께 영  아깝다야

 

* email : rud-dud@hanmail.net

* 전문 낭송가 · 라인댄스 강사 · 시니어 패션모델

 

 

8. 전각 - 김도웅 낭송

   

 

 

 

 

                                             자작시 모꼬지 낭송 데뷔한 김효수님

 

 9.

 

회암사에 가보세요 - 박산

 

 

맥이 빠지고

의욕이 사라진 날엔

양주 회암사에 가보세요

 

화재로 사라졌던 절이지만

돌덩이 하나하나

조각조각 부서진 기왓장

우뚝 선 당간지주

지천으로 깔린 주춧돌들

깜짝 놀라게 큰 궁궐 같은 256칸 절터

발로 밟으며 손으로 만지며

여기저기 흩어진 퍼즐 맞추다보면

쓰렸던 과거도 끼어들고

기뻤던 순간들도 튀어나오는

회암사지 타임머신 창가에는

천보산 산안개 내려와

 

부도에 새겨진 모습 그대로

아름답게 휘감다 천상으로 오르지만

안개 떠난 자리에 선 나는

새삼 이승이 좋아졌고

누군가가 미치도록 그리워져

번잡하고 이기적인 도시로

다시 가고 싶어졌지요

 

회암사에 가보세요

 

 

* 최근 시집- ‘구박받는 삼식이

* 블로그 http://blog.chosun.com/scrpark

   

 

 

 

                                    모꼬지 년령을 낮추러 인터넷 물어물어 찾아왔다는 박기하님 

 

 10.

 

자화상 - 이생진

 

자화상 40점은 부족해

평생 자화상만 그리고 싶어

얼굴만 자화상인가

해바라기도 자화상이고

사이프러스나무도 자화상이고

책상도 의자도 고통도 의지도 자화상이고

당신을 그려도 그건 내 자화상이야

자화상을 그리는 것은

내가 나를 보고 싶어서

남들이 나를 비웃는 웃음을

남들이 내 얼굴에 뱉는 침을

닦아주고 싶어서

그리다가 구겨버리고 또 구겨버리고

그러다가 얼굴이 종이처럼 얇아지고

광대뼈가 튀어나오고

눈알이 빠질 것 같고

입이 마르고 혓바닥이 닳고

그럴 때 마다 거울은 얼마나 이맛살을 찌푸렸을까

거울은 한번도 나를 동정한 적이 없어

거울은 정직해서 탈이야

그걸 동정하려고 애쓴 것은 붓

붓은 나보다 고달프지

나는 지루하면 술을 마시는데

붓은 술도 못 마시고

독한 테레빈유나

딱딱한 팔레트 바닥을 핥고

남들이 나를 따뜻이 대해줬던들

나는 나만으로도 만족했을 텐데

사람들은 나를 짐승처럼 여기니

내가 나를 동정하지 않으면

나를 돌려받을 수 없어

나는 왜 내가 불쌍한가

 

 

시집반 고흐, ‘너도 미쳐라(우리글/2008)에서

 

* 시집 34권 외 다수. 최근작 골뱅이@ 이야기

* 블로그 http://islandpoet.com/blog

 

 

이생진 담론 : 자화상이란 시는 고흐에 의한 고흐를 생각한 시입니다

 

              이상의 거울을 마주한 자상(자화상)이란 시도 있고

 

              아비는 종이었다 표현한 서정주의 시도 있었습니다

 

              무릇 화가나 시인이 자화상을 쓰고 그리는 행위는 

 

              자기 고통의 결과란 생각입니다 

 

              돈이 없어 모델을 구하지 못한 고흐는 수 많은 자화상을 

 

              그렸습니다 고통을 받으며 그린 그림들이 가치가 있습니다

 

              예술이란 고마운 것입니다(이하 생략)

 

 

* 유재호 윤준경의 노래 

 

* 모꼬지 전속 가수 현승엽의 작은 리사이틀로 3월을 보냈습니다

 

* 유병란 김서희 박기하 손수호(국민일보 논설위원) 이재호(아트사이드 대표)

 

  박기하 님 등이 참석하셨습니다

 

* 진흠모 무크지 발간 안내

 

  이생진 시인께서 십 수년을 인사동에서 시를 읽으시며 자연스럽게 형성된 

  진흠모(이생진을 흠모하는 모임)에서는 무크지를 발간 합니다

  이윤철(세무대 교수) 김미자(교사) 김정욱(디자이너)님 등이

  선정된 분들께 인터뷰 요청을 드릴 것입니다. 

 

  흔쾌히 협조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