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111+45

박산 2015. 7. 4. 10:26

                                                           

   

 

 

                                                                            PHOTO BY 김연선

                                    

     

111+45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28(매달 마지막 금요일)

 

7시 인사동 작은 사거리 50m 안국동 방향 전북지업사 골목

 

순풍에 돛을 달고(733-7377)

 

 

 

* 시인 보다는 독자들이 꾸미는 모꼬지 입니다

 

  누구나 오셔서 듣고 낭송하실 수 있습니다

 

 

 

1. 겨울 숲 - 윤준경

 

2. 그리운 바다 성산포 - 허진 낭송 (이생진 시)

 

3. 푸비앙파 소통통’ - 양숙

 

4. 웃다 - 김경영 낭송(박산 시)

 

5. 흰 구름의 마음 - 유재호 낭송(이생진 시)

 

6. 허벅지 - 박산

 

7.김삿갓, 시인아 바람아 - 이생진 WITH 담론

 

8. 음악공연 - 악동들 

 

 

 

 

 

                                                                          PHOTO BY 김연선

               

 

                                                         

111+44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스케치

 

11월 24(매달 마지막 금요일/설 연휴로 한 주 당김) 7

 

 

1. 발 냄새  - 양숙  

 

 

발부리 가르고 퍼지는

먼 세상의 바람결

호기심 코끝 간질이며

훅 안겨오는 낯선 냄새

 

발등 두툼한 것은

먼 길 돌아다녀 온 열정

뒤꿈치 굳은살 더해준 것은

그 곳 사람들 살아가는 냄새

!

발가락 사이사이 스며있는

다른 먼지와 땀 냄새

 

방안퉁수 처지인 나는

궁금함 견디지 못하고

그 사람 신에 살며시 발 넣어본다

이역 휘저은 이의 호기로운 열정과

온 세상 냄새가 내게도 스며들기를

 

 

 

* 방안퉁수: 숫기가 없어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는 못하고 집안에서만 큰소리치는 짓을

           이르는 말

 

* 최근 시집 -‘하늘에 썼어요

 

* email :yasoo5721@sen.go.kr

 

 

 

2. 사물의 말 / 사물의 입장 - 정의정

 

 

촛불

 

나를 낮춰 그대 밝히니

 

사라짐도 기쁨이어라

 

 

평행선

 

가끔 궤도이탈을 꿈꾸곤 해

 

당신처럼 당신의 애인처럼

 

 

담쟁이덩굴

 

늦기 전에 빨리 올라가야 해요

 

하늘에 두고 온 물건이 있거든요

 

 

나무

 

하늘도 내 님 땅도 내 님

 

평생 나누는 붙박이 사랑

 

 

물레방아

 

얼마나 더 걸어야 그대 앞 다다를까

 

가도 가도 제자리 슬픈 외길 사랑아 .........................................................................

 

 

 

* 정의정 (010-4215-2040 / 페이스북 : www.facebook.com/2poet)

 

 

 

 

3. 누구인가 - 유재호 낭송(이생진 시)

 

혼자서 왔는데

내 옆 자리에 앉는 것은

누구인가

 

철쭉이 좋아

철쭉을 만지는데

철쭉을 저 달라고 하는 것은

누구인가

 

산꼭대기 꼭대기까지도

쉬지 않고 따라오는 것은

누구인가

 

나는 지쳐서 누워 있는데

더 올라 가자고

잡아당기는 것은

누구인가

 

혼자서 왔는데

제 피부에 손을 얹으며

여기서 살자고 조르는 것은

누구인가

 

 

이생진 시집 <산에 오는 이유>에서

 

* 봉재 사업가. 우리 시대의 진정한 歌客

 

 

 

 

4. 설국을 가다 - 허진

 

                                    

동지섣달 기나긴 밤

휘몰아치는 북풍에 떨고 있던 나목들은

밤새워 내린 하얀 눈으로 솜이불처럼 감싸였네

호수를 내려다보고 있는 명성산은

위대한 자연이 그려 놓고 간 동화속의 그림이었다

 

꽁꽁 얼어붙은 산정호수는  백색으로 치장한

설원이 되었고

눈 쌓인 둘레 길을 뽀드득 뽀드득 소리 내며 걸었다

죽은듯한 고요와 순백의 평화로움이 정적을 멈추게

하고 설국으로 변해버린 천지에서 아련한 추억을

자아냈다

 

~아 이곳은 예나 지금이나 젊음의 열정과 사랑이

그려지는 청춘의 노트가 아니던가?

그때 군복무시절 (유격대)의 지옥훈련 으로

진짜 사나이의 검증을 거칠 때 인내의 한계를 경험하고

낭만과 열정은 보트에 사랑을 싣고 질주하던 그 호수

 

오늘은 순백의 설원 길에서 아득한 과거를 캐어내고

서글픈 미소와 회한에 젖어가는 노 시인은

그때 그 시절 그 얼굴들 어디쯤 가고 있을까?

어디에서 살고 있을까노을진 석양을 바라보면서

나처럼 늙어가고 있겠지?

 

 

 

* 수필가 시낭송가 대도백화점 대표 회장

 

  

 

5. 나의 소망 -김경영 낭송(황금찬 시)

 

정결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리라

 

그렇게 맞이한 이 해에는

남을 미워하지 않고

 

하늘같이 신뢰하며

욕심 없이 사랑하리라

 

소망은

갖는 사람에게는 복이 되고

 

버리는 사람에게는

화가 오느니

 

우리 모두 소망 안에서

살아갈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후회로운 삶을 살지 않는다

 

언제나 광명 안에서

남을 섬기는 이치를

배우며 살아 갈 것이다

 

선한 도덕과

착한 윤리를 위해

이 해에는 최선을 다하리라

 

밝음과 맑음을

항상 생활 속에 두라

이것을 새해에 지표로 하리라

 

 

* email : rud-dud@hanmail.net

 

* 전문 낭송가 · 라인댄스 강사 · 시니어 패션모델

 

 

 

 

6. 유람遊覽 - 박산

 

있는 거 없는 거 다 털어

만 원짜리 돈다발로 싹 바꿔

배낭 가득 얼기설기 가득 채우곤

고개 빳빳이 들어 하늘 보고는

목적지도 없는 길을 냅다 나섰다

 

산 속 계곡에 앉아 발을 풀고

돼지 잡는 마을에 끼어들어

한 마리 통째로 욕심 것 구어

이사람 저사람 불러 마을 잔치 벌리다가

취기에 배 두드려 긴 잠을 실컷 자고

해가 중천에 떠 눈이 부실 때면

부스스 눈 비벼 털고 일어나

터벅터벅 발길 가는대로

버스도 택시도 기차도 탔다

 

머물고픈 좋은 경치

소나무 숲 낀 푸른 바다 나오면

하염없이 앉아 파도 구경하다가

식욕의 지배로 출출해진 배 살살 달래

인근 포구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여남은 명이 복잡거리는 그중 큰 주막에 들러

뭘 들 저리 드시나 슬쩍슬쩍 둘러보고는

아 저거 뭐야! 뭉텅뭉텅 썰어 놓은 거

고래 고긴가? 꿀꺽 침을 삼키고는

누군가 나눌 양으로 큰 접시 넘치게 시켜놓고

옆 사람도 주고 말 섞다 술도 권 커니 받거니

목소리 높여 신나게 떠들고 마시다

문득 쳐다 본, 저만치 하늘 바닷가 노을

붉다가 검게 사라지는 모습 왠지 슬퍼

눈가 촉촉한 순간 찾아온 어둠이 그린 하늘엔

은하수 별들은 저마다 촘촘 빛나는데

홀로 뜬 저 초승달이 왠지 외롭게 느껴져

만 원짜리 몇 장 꺼내 고독의 대가로 보내줄까 하다가

아차! 세속의 보잘 것 없는 습성이 너무 어처구니없어

불콰해진 콧구멍이 뱉어내는 부끄러움 숨기려

가득 채운 술잔을 허공에 힘차게 뿌렸다

 

다시 또 대지의 부름이 밤낮으로 계속됐다

소비에 따른 배낭의 무게가 줄어야 하는 게 당연한 이치지만

태양에 쫓긴 구름이 소멸직전 배낭에 숨어들어

만 원짜리로 변신하고 또 변신 중이다

 

 

 

* 최근 시집- ‘구박받는 삼식이

 

* 블로그 http://blog.chosun.com/scrpark

 

 

 

 

7. 슬퍼하기 위해 시를 쓴다 - 이생진

-평화와 전쟁

 

 

왜 시를 쓰다가 지오프리 블레이니의

평화와 전쟁*을 펼치고 있는지 모르겠다

전쟁을 피하는 명쾌한 답을 얻으려고

손쉽게 아니면 작은 위안이라도

시를 쓰다가 이 아리송한 말장난에 말려든다

이 한 권의 책을 읽었다고 해서

얼마나 많은 평화를 끌어드릴 수 있는지

하고 다시

시를 쓰기 시작한다

부끄러운 회피다

그러나 시에는 책임회피라고 쓰지 않았다

 

아 전쟁을 막을 수 있는 묘안은 없나하고

한숨을 쉰다

 

나는 평생 시와 싸우듯 전쟁과 싸우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했음에도 실효를 얻지 못함은

그런 생각을 안 한 것만 못하다

언제고 수동적이었으니까

아무리 저항의 의지가 강해도

시는 수동에 불과하다

회피에 불과하다

 

나는 책을 믿는다 어떤 책이든 믿는다

그래서 문장 하나에도 낱말 하나에도 솔깃해진다

내 귀는 길다

속으로 뻗은 귀뿌리가 길다 울리는 소리가 길다

이런 부분에도 줄을 치며 읽는다

‘*전쟁 직전의 높은 기대들은 서글픈 결론을 암시해 준다.

전쟁은 두 경쟁국가가 평화보다는 전쟁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고 생각할 때에만 발생했다

결론

나는 예방책을 얻지 못한 채

다시 시를 쓴다

눈망울에 이슬이 맺는다

결과적으로 시는 서글픈 이슬임을 자인한다

 

 

*지오프리 블레이니 저 이웅현 역평화와 전쟁(지정/1999) 184쪽에서

 

* 시집 34권 외 다수. 최근작 골뱅이@ 이야기

 

* 블로그 http://islandpoet.com/blog

 

 

  

 이생진 담론 :

 

  한 달에 한 번씩 이 자리에서 시를 발표한다 생각하지 마시고

 

  시를 즐긴다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오늘 읽을 시 '슬퍼하기 위해 시를 쓴다'에 언급하자면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일본군의 진주만 기습 후, 이 파괴를 자축하기위하여 

 

  앙꼬 든 모찌와 귤 등을 받아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는 히로시마 원폭으로

 

  막대한 피해를 당한 후 일본은 전쟁에 항복했습니다.

 

  일본 제국주의 식민통치 아래에서는 안중근 의사도 누군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또 6.25 참전용사가 되었습니다. 이 슬픈 전쟁들을 직접 경험한 나는 

 

  슬픈 시를 쓰고 있습니다. 

 

  전쟁을 하기 보다는 평화로 풀어야 합니다. (이하 생략)

 

 

 

 

* 한경욱 님등이 처음 참석하셨습니다

 

* 아리랑 TV -' 아리랑 스페셜(2월26일 방영 예정) ' 취재가 있었습니다

 

* 유재호 님의 노래로 2014년 첫 모꼬지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