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111+44

박산 2015. 7. 4. 10:24

 

 

                 신년 이생진 시인께서 스마프폰으로 작성하여 스마트폰으로 보내주신 엽서

 

111+44 진흠모 인사동 모꼬지

124(매주 마지막 금요일/설 연휴 관련 이번 달 한 주 당김)

순풍에 돚을 달고 733 7377 (인사동 작은 사거리 안국동 방향 50m 전북지업사 골목

 

 

1. 발 냄새 - 양숙

 

2. 두줄 :사물의 말 / 사물의 입장 - 정의정

 

3. 누구인가 낭송/유재호, /이생진

 

4. 설국을 가다 - 허진

 

5. 나의 소망 낭송/김경영, / 황금찬

 

6. 유람遊覽 - 박산

 

7. 슬퍼하기 위해 시를 쓴다 - 이생진 with 담론

-평화와 전쟁

 

 

 

 

                                                                           화가 목석애의 'drunk-horse'

  

111+43 스케치 (2013.12.27)

 

 

1. 친정아버지께서 -   양숙

 

 

사서 교사 바뀐 도서실

인사도 나누고

가을 안뜰도 깊게 하고

잉크 구린내 나는 책

폭서도 해줄 겸 찾았다

 

문득 올려다 본 책상 위 벽 글귀  

 ‘곡학아세(曲學阿世)’

 “곡 학 아 세소리 내어 읽으니 

새 사서 일하다 말고 장갑 벗고는 

엉거주춤 인사로 맞잡은 양  

낯선 눈빛 뭔가 잘못이라도……?

 

돌아가신 친정아버님께서

늘 당부하셨던 말씀이어서

친정아버지 뵙는 것 같아

반가움에 마음 다잡지 못했노라니

느낌이 얼마나 큰지 알겠다며

활짝 웃음으로 마음을 놓는다

 

도서관이 가까워진 듯하다

통할 것 같은 예감에 마음은 이미 친구다

아버지께서 멋진 친구를 만들어 주신 가을

하늘도 짙푸르고 드높아졌다

 

 

 

* 폭서(曝書)-책을 볕에 쬐고 바람에 쐬다.

포쇄(曝曬)-젖거나 축축한 것을 바람에 쐬고 볕에 바램.

* 귀맛-말소리나 이야기를 귀로 듣고 느끼는 맛.

 

 

* 최근 시집 -‘하늘에 썼어요

* email :yasoo5721@sen.go.kr

 

 

 

 

2. 그 사람을 가졌는가? 낭송/허진, /함석헌

 

 

만리 길 떠나는 길

처자를 내 맡기며

~놓고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순간

구명대 서로 앙보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不義)의 사형장에서

""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 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둘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할 때

"저 하나 있으니 " 하며

방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뿌리치게 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수필가 시낭송가 대도백화점 대표 회장

 

 

 

 

3. 두 줄 -   정의정

- 사물의 말 / 사물의 입장

 

겨울나무

먼 그대 목소리 듣고파서

빈 하늘 안테나 내겁니다

 

맥주

보아라 이 기쁨을

위로 솟는 폭포여

 

낙엽

울고 싶지만 눈물이 없어서

하늘 보며 눈을 기다립니다

 

한 세상 지나도록 못한 말 있네

내 몸을 울려다오 징한 사랑아

 

 

11

외로운 숫자 둘이 서서

겨울을 기다리고 있네

* 정의정 (1958년생/ 010-4215-2040)

bring4you@naver.com / 파주소재 인쇄(출판)회사 근무

2013.11. 광명문협 제12회 전국신인문학상 수필부문 장려상

고교 재학시 동국대 및 중앙대 문학콩쿠르 수필부문 장원

 

 

 

 

4. 지란지교를 꿈꾸며 낭송/한명란, /유안진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보일 수 있고,

악의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제 형제나 제 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 질 수 있으랴.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는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이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그는 반드시 잘 생길 필요가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 있으면 된다.

 

때로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그것이 애교로 통할 수 있을 정도면 괜찮고

나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히 맞장구를 쳐주고 나서,

얼마의 시간이 흘러 내가 평온해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충고를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지는않다.

많은 사람과 사귀는 것도 원치 않는다.

나의 일생에 한 두 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경멸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보다는 자기답게 사는 데 더 매력을 느끼려 애쓸 것이다.

 

우리는 항상 지혜롭지 못하더라도,

자기의 곤란을 벗어나기 위해 비록 진실일지라도 타인을 팔진 않을 것이다.

오해를 받더라도 묵묵할 수 있는 어리석음과 배짱을 지니기를 바란다.

우리의 외모가 아름답지 않다 해도 우리의 향기만은 아름답게 지니리라.

 

우리는 시기하는 마음 없이 남의 성공을 얘기하며,

경쟁하지 않고 자기 일을 하되, 미친 듯 몰두하게 되기를 바란다.

,,,,.

 

그는 때로 울고 싶어지기도 하겠고,

내게도 울 수 있는 눈물과 추억이 있을 것이다.

우리에겐 다시 젊어질 수 있는 추억이 있으나,

늙는 일에 초조하지 않을 웃음도 만들어 낼 것이다.

 

...

 

우리의 손이 비록 작고 여리나, 서로를 버티어 주는 기둥이 될 것이며,

우리의 눈에 핏발이 서더라도 총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며,

,,,

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이 돋아 나며,

맑고 높은 향기로 다시 만나지리라.

 

 

*전문 낭송가 만도린 연주가

 

 

 

 

5. 생의 찬가 낭송/유재호 시/이생진

 

 

여기서부터 너는 생의 찬가를 불러야 해

하지만 찬가를 알아야지

한 번도 불러 본 적이 없으니까

걱정 마 저절로 부르게 될 거야

그게 이 산을 오를 때 생기는 신비야

하늘에서는 눈이 쏟아지는데

쑥 보리 무 배추 담쟁이덩굴이

겨울을 못마땅히 여기고 있다

겨울은 모두 싫은가 봐

버림받아도 살려고 하니 안쓰러워

생이란 그렇게 헐값으로 버리는 것은 아니지

달래 마늘 냉이 민들레 산머위

산머위의 살결을 봐

생을 독점한 것 같은 살결

여름도 못 당할 그 파란 잎사귀와 보랏빛 줄기

이 벼랑에 살면서도

조금도 눈빛을 놓치지 않고 있어

생의 독종 같은 눈초리

생명은 버림받아도

저만큼 용기를 가져야 해

 

 

 

* 시집 <동백꽃 피거든 홍도로 오라>에서

 

 

* 봉재 사업가. 우리 시대의 진정한 歌客

 

 

 

 

6. 너를 위하여 낭송/김경영, /김남조

 

 

나의 밤 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 한다

가만히 눈 뜨이는 건

믿을 수 없는 만치의 축원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어도

이적지 못 가져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 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머언 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오직 너를 위하여

모든 것에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

나의 사람아

 

 

* email : rud-dud@hanmail.net

* 전문 낭송가 · 라인댄스 강사 · 시니어 패션모델

 

 

 

 

7. 도시의 강 박산

 

 

어둠이 찾아와

불빛이 잉잉거렸다

다리 위 술 취한 자동차들이

별 몇 개씩 따고 지났다

 

물고기 두 마리가 펄떡 둔치로 뛰어올라

입술 붙은 연인의 가슴에 각각 붙어

비늘이 떨어지는 것도 모르고 할딱거렸다

 

누군가 집어던진 스마트폰 동영상이

제멋대로 누워 켜지더니

사라진 모래톱을 꺼내 찍기 시작했다

 

저만치서 뿔 달린 검은 소 한 마리가

딸랑딸랑 워낭소리로 다가오다

갑자기 길이 사라지자 하늘로 날았다

 

 

 

* 최근 시집- ‘구박받는 삼식이

* 블로그 http://blog.chosun.com/scrpark

 

 

 

 

8. 이어도 사나 이생진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어머니의 숨비소리

죽어서 이어도로 가겠다는 한 맺힌 소리에

파랑도*에서 떠도는 아버지가 고개를 든다

 

이어도에 시추대가 올라올 때

아버지를 만난 듯 반가웠는데

시샘하는 시비에 금방 몸서리친다

하지만 이어도가 물 밖으로 나온 것은

어머니의 힘

올라와야 한다 물 위로 올라와

수천만 년 물에 잠긴 서러움을 씻고

하늘을 보며 살아나야 한다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2012.3.24.)

 

 

 

*파랑도波浪島:이어도

 

 

* 시집 34권 외 다수. 최근작 골뱅이@ 이야기

* 블로그 http://islandpoet.com/blog

 

 

이생진 담론 :

 


현재 영토 논란으로 뜨거운 이어도는 태풍의 40%가 지나가는 길 입니다
이어도는 오래 전부터 제주 사람들의 한이 서린 상상 속의 섬이었습니다
이청준의 소설 - 이어도는 허구에서 진실을 찾는 과정에 인물을 설정해
결국은 진실이 이긴다는 취지에서 쓰여진 책입니다만 이청준이 지금 생존해
있다면 작금의 이어도 분쟁 사태에 그가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합니다.
나는 이어도를 서사시로 썼으면 좋겠습니다.

이어도 방문의 꿈이 성산포 일출행사와 겹쳐져서 서귀포 연말 이어도
탐사에 인연지어진 이어도 함장의 초대에 응하지 못한 아쉬움이 큽니다.

 

 

* 20개국의 언어로 20개국의 노래를 부르는 문병환님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 유재호님의 시 노래 '시골장' '희망 한단

 

* 현승엽의 작은 리사이틀

 

* 인간문화재 정가 이수자 거제도에서 오신 이양주님의 풍편(박남준 시)

 

* 김기진 시인의 '취해 보니 알겠다'

 

* 목석애 화가의 즉석 드로잉 낭송자 전원에게 증정하였습니다.

 

* 오랜만에 춘천으로부터 참석한 문학평론가 김석준박사의 
  이생진의 시 세계에 대한 촌평과 인사가 있었습니다.

 


* 김정화 정의정 이양주 님등이 처음 참석하셨습니다.

 

 

진흠모 2013년 역시 큰 소리냄 없이 이생진의 철학으로 스며들어
고이 보냈습니다. 2014년 올 한 해도 저희 동인들은 오시는 분들께
시를 핑계로 얘기하며 마시고 그렇게 또 지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