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111+43

박산 2015. 7. 4. 10:22

                                                           

   

 

 

                                                                All photo by 정길섭 사진가

                                          

     

111+43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1227(매달 마지막 금요일)

 

7시 인사동 작은 사거리 50m 안국동 방향 전북지업사 골목

 

순풍에 돛을 달고(733-7377)

 

 

 

* 시인 보다는 독자들이 꾸미는 모꼬지 입니다

 

  누구나 오셔서 듣고 낭송하실 수 있습니다

 

 

 

1. 친정아버지께서 -양숙

 

 

2. 그 사람을 가졌는가? - 허진 낭송(함석헌 시)

 

 

3. 두 줄 詩 (사물의 말/사물의 입장) - 정의정

 

 

4. 지란지교를 꿈꾸며 - 한명란낭송 (유안진 시)

 

 

5. 생의 찬가 낭송 - 유재호 낭송 (이생진 시)

 

 

6. 너를 위하여 - 김경영 낭송 (김남조 시)

 

 

7. 도시의 강 - 박산

 

 

8. 이어도 사나 - 이생진 with 담론

 

  

 

 

 

                        시낭송클럽 이서윤(우측 세 번째)회장 외 여러분들이 참석하셨습니다  

 

                                                         

111+42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스케치

 

11월 29(매달 마지막 금요일) 7

 

 

1.

 

손님 - 양숙

 

 

문 열어 준적 없고

초대한 적은 더더욱

도대체 언제 어떻게?

 

오신 손님

굶기는 게 도리 아닌지라

두세 번 상 차려 들이밀지만

창자가 붙을 지경인데도 꿈쩍 않는

염치 대단한 양반

 

아침까지도 손도 안댄 밥상

호옥시 어디 아픈 걸까…….

꼼지락 바스락

미안해하지 말고

어서 나와요 괜찮아요

 

날 밝으니 가겠다고 난리다

먹거리며 잠자리 등

밤새 별별 궁리를 다했는데

야속하지만 문 열어 주었다

퇴근 귀가해보니

추운 가을만 집안 가득 떨게 한다

 

거실 들여다보며 단풍나무에서

씩씩하게 노래하는 너

네가 분명 어제 그?

꿈 깨기 잘 했다는 박수까지

짹짹짹! 짝짝짝!

 

 

 

*에어컨 실외기 구멍으로 참새 한 마리 들어왔다가 똥만 싸고 그냥 갔다

 

* 최근 시집 -‘하늘에 썼어요

 

* email :yasoo5721@sen.go.kr

 

 

2.

 

추풍에 부치는 노래 - 낭송/한명란 시/노천명

 

 

가을바람이 우수수 불어옵니다

신이 몰아오는 비인 마차 소리가 들립니다.

웬일입니까?

내 가슴이 살아서 싸늘하게 샅샅이 얼어듭니다.

인생은 짧다고 실없이 옮겨본 노릇이

오늘 아침 이 말은 내 가슴에다

화살처럼 와서 박혔습니다.

나는 아파서 몸을 추설 수가 없습니다.

황혼이 시시각각으로 다가섭니다

하루하루가 금싸라기 같은 날들입니다

어쩌면 청춘은 그렇게 아름다운 것이었습니까?

연인들이여 인색할 필요가 없습니다.

적은 듯이 지나 버리는 생의 언덕에서

아름다운 꽃밭을 그대 만나거든

마음대로 앉아 노니다가시오.

남이야 뭐라든 상관할 것이 아닙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거든

밤을 도와 하게 하시오

총기는 늘 지니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금싸라기 같은 날들이 하루하루 없어집니다

이것을 잠가둘 상아 궤짝도 아무것도

내가 알지 못합니다

낙엽이 내 창을 두드립니다

차 시간을 놓친 손님모양 당황합니다

어쩌자고 신은 오늘에사 내게 청춘을 이렇듯

찬란하게 펴 보이십니까

 

 

* 낭송가, 만도린 연주가

 

 

3.

 

 

나와 나타샤와 횐 당나귀 - 낭송/허진 시/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하고

눈은 푹푹 나린다

 

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횐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길로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

 

언재 벌써 내손에 고조곤히 조용히 와 이야기 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것은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횐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것이다

 

 

*출출히(뱁새) 마가리(오막살이) 평안도 방언

 

*시낭송가 대도백화점 대표 회장

 

 

 

 

 

4.

 

낙엽의 꿈 - 낭송/김경영 시/김소엽

 

 

가을이 되면

지난날 그리움을

황혼처럼 풀어놓고

나는 떠나리라

나뭇잎이 가지 위에서

미련 없이 떠나가듯

당신의 가난한 사랑에서

소리 없이 떠나리라

 

가을이 되면

황금들녘을 지나

물색 하늘에 닿으리라

떨리는 음향

빛 고운 노을 지나

하늘이 쏟아져 내리는 그곳까지

바람에 날려도 좋으리

당신 가슴에

가을하늘 한 자락 옮겨

올릴 수만 있다면

 

가을이 되면

섧디섦은 몸

종추되어 울리리

몸은 언제나 슬프고

정신은 낙엽처럼 외로운 것

 

가을이 되면

낙엽 지는 숲으로 가리

낙엽 져 눈 내리는 가을 숲에 서서

가버린 사람을 추억하노니

사랑이여! 떠날 때가 되면

나뭇잎이가지위에서

떠나가듯

나 또한 그렇게 떠나겠지만

우리 지순했던 사랑만은

열매로 남겨두련다

 

낙엽의 꿈은

대지의 품에 돌아와

죽어서 다시 사랑을 싹틔울

생명의 봄을 꿈꾸나니

비로소 누리는 평안과 안식이여

 

가을이 되면

낙엽 지는 숲에서

아름다운 이별을 배우련다

되도록 단풍 비 눈 내리는

서럽도록 아름다운 이별의 때를 택해

지고한 정신의 알맹이만 남겨

사랑의 종추가 되리라

대지의 종 울리듯

당신의 겨울나무 표피 같은

단단한 영혼 흔들어 깨울 수만 있다면

 

가을이 되면

지난날 그리움을

황혼처럼 풀어놓고

나는 떠나리라

 

 

* email : rud-dud@hanmail.net

* 전문 낭송가 · 라인댄스 강사 · 시니어 패션모델

 

 

5.

 

 

알라딘을 사야한다 - 김기진 낭송(김창진 시)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이 기억력 나쁜

고물 PC를 새 걸로 바꾸기로 결심.

언젠가 PC 카탈로그에서 보았던

삼성 알라딘을 사리라 마음먹는다

내 글이 안 되는 건 순전히

도구가 용산 조립품 286AT이기 때문이라

밤마다 기도하며 써 보았지만

고매해야 할 내 시들은 언제나 날림 조립식인 걸

알라딘을 사야지!

그의 자판을 요술 램프처럼 살살 만져 주면

나만의 유능한 종이 나타나

내 명령어들을 충실히 실행할 것이다

넘치는 하드 용량,

풍만한 그의 언어는

이 미궁에서 나의 탈출을 도우리라

사실 이 느림보 286AT에도 요정이 있다

언젠가 치약으로 열심히 PC 본체를 닦다가

난 보고 말았다

디스크 드라이브에서 하품을 켜며 기어 나오는

발이 안 보일 만큼 작은 바퀴벌레 새끼를,

나를 비웃으며 다시 제 집인 양 기어 들어가는

그 자식을 향해 재빨리 플로피 디스크를

몇 번이나 쑤셔 넣었다 뺐다 하며

압살을 노렸지만 디스크만 에러났던 기억.

가끔 모니터 속의 내 글 위로

그 바퀴들이 지나가지는 않을까,

그는 너무 두렵다

내가 잠든 사이 테트리스를 즐기고

어쩌면 이전에 헥사를 지우고,

가끔씩 바이러스를 먹이는 것도

그 요괴임에 난 짙은 혐의를 두었다

베네치아 워드게임에서

'바퀴벌레'란 단어가 내려와 나를 덮칠 때,

난 확신하였다

나의 체제는 이미 위협받고 있었다

놈은 밤마다 용량 작은 하드를 기웃거리며

내 글을 비웃을 거 아닌가?

무슨 시가 이래, 하면서도

내가 방심한 사이 내 연애시를 도용해

행여 또래 암컷들을 사귀지는 않았을까?

그리고 나의 신성한 작업실에서……

온갖 상스런 상상들이 아!

또 잡종의 새끼를 쳐서 손잡고 다니겠지

, 나의 약한 정신은 이미 도굴되었고……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 시인 - 시가 흐르는 서울 대표

 

 

 

 

 

 

6.

 

 

저걸 어쩌나-황진이 - 낭송 /유재호 시/이생진

 

 

~어 어~

 

짝사랑에 골병들어 앓다가는 저 총각

'사랑한단' 말 한 마디

그게 뭐 어려워서

가슴에 묻어둔 채 속 태우다 가는구나

 

~어 어~

 

'진아아~'

이름 한번 시원히 불러보지 못하고

북망 가는 저 총각

애처로운 발걸음 떨어지지 않아

내 집 앞에 서 있는데

저걸 어쩌나

 

마을 사람들 숨죽이고 지켜본다만

당돌하게 내 방으로 뛰어들어

넋이 부서지느라

억장 무너지는 소리 귀담으며

벽에 걸린 치마저고리 움켜주고 뛰쳐나와

'맺힌 한 풀어주라' 지붕에 던졌더니

그제야 상여 발걸음을 떼는구나

 

~어 어~

~어 어~

 

 

-시집 <그 사람 내게로 오네>에서

 

* 봉재 사업가. 우리 시대의 진정한 歌客

 

 

 

 

 

 

7.

 

 

난 머슴이로소이다 - 박산

 

 

에헴, 게 아무도 없느냐!

소리 지를 일도 없고

그저 세파에 아부나 할 양으로

중얼중얼 나 죽었오 나 죽었오

쥐 죽은 듯이 골목이나 기웃거리다

막걸리 한 사발에 고기 한 점 씹어

쪼꼼 커진 간덩이로 내 뱉는 분노

에이 엿 같은 세상! 쌍시옷 섞었다가

누구 듣는 이도 없는데

움츠려 휘휘 사방을 둘러본다

해가 중천에 떠서야

이리 오너라

아침 늦잠은 상전들의 특권

깨우는 이 없어도

깜깜 새벽 발딱발딱 일어나

개꿈 해몽에 들이대는 어설픈 주역 64

새벽을 서성이는 난 머슴이로소이다

 

 

* 최근 시집- ‘구박받는 삼식이

* 블로그 http://blog.chosun.com/scrpark

 

 

 

 

 

 

8.

 

노인들끼리 - 이생진

 

 

530,

늦가을 이른 아침 택시를 잡았다

 

미터기 버튼을 누르는 기사의 손가락이 바싹 야위었다

그래 어르신 나이가?’ 했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여든셋 하며

대본을 읽는다

평생 운전대를 잡고 달린 길

600km

50년 동안 지구 150바퀴돌았다는

그의 얼굴을 다시 쳐다봤다

지구보다 얼굴이 늙었다

그래도

운전대를 놓기 싫다 한다

그러고는 나에게 묻는다

당신도 꽤 늙었는데 이 아침에 어딜 가오?

내 배낭을 보고 말하기에

했더니

섬엔 왜?

나도 운전하고 싶어서

무슨 운전?

이유도 없이 가는 운전

당신은 수입이나 있지, 나는 수입도 없으면서

하고 택시요금을 냈다 (2013.11.8)

 

* 시집 34권 외 다수. 최근작 골뱅이@ 이야기

* 블로그 http://islandpoet.com/blog

 

 

 

이생진 담론 :

 

노인들끼리란 시는 최근 제가 섬에 가기위해 새벽에 택시를 타고가다 여든 셋 된 택시기사와 나눈 얘기를 쓴 얘기입니다. 택시기사가 운행한 마일리지와 내가 다닌 섬의 숫자와의 상관관계를 생각하다 택시 운전보다는 내가 쓰는 시가 위험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최근 읽고 있는 베르나르베르베르의 3인류라는 책을 언급하기 전에 교보문고에 줄을 선 200명 선착순 사인을 제한하는 걸 보고 부럽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대표작 개미120번을 고쳐 썼다는 작가의 치열함에 그가 직접 개미에 물려가며 체험한 내용을 작품화 했다는 면에서 52세의 작가를 존경하게 됩니다. 이 작가의 작품 중 단편소설 나무중 동굴로 피해간 노인들끼리의 토론 내용을 인쇄해 왔습니다(-중략)

 

과거 잘나갔던 얘기 하지마세요 또한 왕년에 얘기하며 한탄하며 탄식을 하지마세요 지금의 현실 속에 충실하시길 바랍니다.

 

 

 

 

 

@ 한국명시낭송클럽 회원

 

1. 이강철 고문 목마와 숙녀 낭송

 

 

2. 이서윤 회장 그리운 바다 성산포 낭송

 

 

3. 전종안 성악가 동심초 노래

 

 

4. 고봉훈 하모니카 연주

 

 

 

 

@ 유경환 오카리나 연주가의 가브리엘의 오보에(넬라판타지아)

 

  고향의 노래 연주가 있었습니다.

 

 

@ 정길섭 사진가, 사이채 소설가, 박정상 시인(순천), 이강철 이서

 

  윤, 고봉훈, 이승희, 이시찬 시인(문학의봄작가회회장),

 

  이승희, 오일준 MBN PD, 여현옥, 유경환 송방송 님 등이

 

  참석하셨습니다

 

 

@ 유재호 노래 김경영 안무

 

 

@ 현승엽의 작은 리사이틀로 마무리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