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111+41

박산 2015. 7. 4. 10:18

 

 

 

                                         음유시인 싱어송라이터 현승엽 (어청도에서 photo by 김연선) 

                                           

 

111-41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10월 25(매달 마지막 금요일)

 

7시 인사동 작은 사거리 50m 안국동 방향 전북지업사 골목

 

순풍에 돛을 달고(733-7377)

 

 

시인 보다는 독자들이 꾸미는 모꼬지 입니다

 

누구나 오셔서 시를 듣고 읽을 수 있습니다

 

 

 

1. 잊혀진 계절 (하모니카 연주) - 김재호   

 

2. 땜장이 - 양숙

 

3. 멸치 - 임윤식

 

4. 그들이 사랑한 이유 - 김경영 낭송 (이생진 시)

 

5. 속립결핵 - 김미자 

 

6. 이 순간 - 허진 낭송(피천득 시)

 

7. 일개미에게 훈장을 주랴 - 유재호 낭송(이생진 시)

 

8. 가을 시계 - 박산 

 

9. 방귀쟁이 며느리(인형극) - 곽성숙 

 

10. 시소리(판소리) - 김숨 

 

11. 바람패미리 - 이생진 with 담론

 

 

 

* 광주에서 올라오시는 바람패미리 여러분 환영합니다 

 

  윤톤희님 노래도 김연선&정민호님 찍으실 좋은 사진도  

  

  기대합니다

 

    

                           

 

 

 

                              

     

111-40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9월 27(매달 마지막 금요일) 이모저모

 

 

 

 

1.매치- 양숙

 

팔십을 훌쩍 넘긴 시인도

몇 십 년 전에 쓰신 A4 서너 장 분량의 시를

토씨 하나 안 틀리게 그 시절의 느낌 살려가며

청중들 감정까지 쥐락펴락하며 줄줄 읊으시니

눈시울 절로 붉어지는데

나는 분명 내 가슴 아파 낳은 내 새끼 시들

구체적 내용은 물론 때론 이름까지도 깜박깜박

시를 좔좔 외우는 것은 언감생심

“어떻게 자기가 쓴 시를 못 외우냐” 하시는데

정말이지 안 된다.

(아니, 죽을 둥 살 둥 외워봤는가?…….)

 

학창 때에도 외우는 과목이 평균 점수 뚝 떨어뜨리면

죽고 싶을 지경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외우는 것은 지금까지도 안 된다. 도저히!

“그 걸 왜 외우려들어 그냥 네가 글 쓰던

느낌과 상황대로 이미지를 살려내면 되지. 쯔쯧”.

 

하긴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글 쓰던 당시의 상황이나 느낌이나 이미지조차

기억이 가물거리고 매치가 안 되니

매치 못하는 일, 매치가 분명 문제다

기억 못해 상대방에게 미안하고 죄송하고

중요한 일이나 사람에겐 죄책감에 사로잡히고

정말이지 괴로웠다, 괴롭다

그냥 속 시원하게 매치라고 말하고 이해를 구해볼까

 

난 매치다!

선언하니 속이다 후련하다

매치? 아니 치매~인가?

 

 

 

* 최근 시집 -‘하늘에 썼어요’

 

* email :yasoo5721@sen.go.kr

 

* email : 55yasoo@hanmail.net

 

 

 

 

2.불쌍한 곤충-수펄 / 유재호 낭송(이생진 시)

 

 

 여왕벌은 16일 만에 나오고

 일벌은 21일 만에 나오고

 수펄은 24일 만에 나온다

 수펄은 힘을 많이 써야 하기 때문에 일벌들이 잘 먹인다

 수펄은 놀고 먹다가 여왕벌하고 교미하는 것

 누가 봐도 그것이 부럽다

 그러나 얼마 안 가서 수펄은 슬퍼진다

 날씨가 춥고 식량이 줄어들면 일벌들은 수펄을 하나씩

 하나씩 문 밖에 내다 버린다

 늦가을 어느 날 나는 유리창문에 붙어 있는 벌을 봤다

 힘도 없고 독침도 없는 벌 쫓겨난 수펄이다

 그 때부터 나도 불안해졌다

 

 

*시집 <내 울음은 노래가 아니다>에서

 

* 봉재 사업가. 우리 시대의 진정한 歌客

 

 

3.도시의 삶- 허진

 

 

회색 도시 여명이면

지하철은 이미 만원이다

3~5분 간격으로 달려오는 열차를 놓칠세라

경주하듯 달리고 뛴다

 

새벽 일터에서

늦은 저녁 일터까지

뛰고 달려야 사는 도시의 고달픈 삶

 

도심의 곧게 뻗은 신작로와

대낮 같은 가로등 화려한 네온의 유혹에

옆으로 돌아볼 시간도 여유도 없다,

 

아파트 승강기에서 이웃을 만나도 모르는 체

먼저 웃고 인사하면 바보가 된다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속 좁은 밴댕이로

냉정한 군상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는 디지털 노예시대

남녀노소 모두가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말없이 클릭하고 문자치고

감정 없는 로봇 인간이 되어간다

 

*수필가 시낭송가 대도백화점 대표 회장

 

 

4.마음의 집 한 채 - 김경영 낭송 (감태준 시)

 

 

바다를 건너간 친구한테 편지를 쓰다가

바다를 밀어오는 쓸쓸함에

밀리고 밀리다가

마음 혼자

아는 사람을 만나러 다니는

밤 열한 시

 

나는 가네. 서울을 나간 사촌은

고향 근처에서 벽돌을 찍는다더니

오늘은 무슨 벽돌을 찍고 있을까

어둠속은 깊어지고

이제 더 깊어질 것이고

구두쇠 박씨는

지금도 문패 대신 맹견주의를 붙이고 있을까

 

처음 보는 집을 나와

2층 3층에서

골목을 내려다보고 있는 집을 나와

담장 안에 숨어있는 집을 나와

주인 없이 문만 열린 집을 나와

좁은 골목에서 서로

어깨를 밀고 있는 집들을 나와

 

어제도 갔던 집

염치는 없지만 안심하고 머무는 집

소주를 마시고

죽은 멸치 몇 마리를 고추장에 찍어 먹은

잘못밖에 없는 시인의

홑옷 한 벌이 빨랫줄에 널려있는 집으로 들어간다

 

어둠속은 깊어질 것이고

이제 더 깊어질 것이고

시인 한 잔 마음 한 잔

신문지를 깔고 잠든 마른멸치도 한 잔

자거라자거라

멀리서 들려오는 아이 우는 소리를 재운다ᆞᆞ

 

 

* email : rud-dud@hanmail.net

* 전문 낭송가 · 라인댄스 강사 · 시니어 패션모델

 

 

 

 

 

5.황진이(3) 화장 - 김미자

 

 

눈썹을 그릴 떈

처음 만났던 순간을 떠올려요.

입술을 그릴 땐

‘오늘은 몇 번이나 웃을까’를 생각해요.

수세미즙 짜서 손등에 바를 땐

내 손을 잡아챈 그를 따라가는 모습을 그려보죠.

 

허나,

그들은 한 번 품고나면 밤에만 찾아와요.

곱게 화장한 내 모습보다는

적삼 속으로 비치는 속살만 쳐다봐요.

난 그리운 이를 만들고 싶은데

그들은 정욕을 뿜어댈 사람을 곁에 두려고 하죠.

 

그래도 난

손님을 맞을 때면 여지없이 화장을 해요.

분항아리를 열어 분첩으로 두드리고

금가루가 섞인 먹빛으로 반달눈썹을 그리고

홍화가루로 연지를 붉게 발라봅니다.

그리곤

백단향으로, 온몸을 치장하지요,

손길 머무는 살결 따라~

 

이제, 화룡정점 같은 마무리를 해야 해요.

당신을 맞이할 미소를 만들어야지요.

입꼬리만 살짝 올라가게도 웃어 보고

앞니를 훤히 드러나게도 웃어 보고

그 위에 애교 섞은 눈흘김도 얹어봅니다.

 

자~, 밤이 깊었으니

나는 술병 챙겨들고 당신을 무장해제 시키러 갑니다.

황진이처럼

당신의 고독을 덜어주기 위해서요......

 

 

* 교사 시인

* email : smfla@chol.com

 

 

 

6.강남봉이구년(江南逢李龜年) - 박산 낭송 (두보 시)

 

 

 

강남봉이구년(江南逢李龜年)

낭송/박산 시/ 두보(712-770)

 

岐王宅裏尋常見 기왕택리심상견

崔九堂前幾度聞 최구당전기도문

正是江南好風景 정시강남호풍경

落花時節又逢君 낙화시절우봉군

기왕의 집에서 (이구년을) 늘 보았더니

최구의 집 앞에서 (명창을) 몇 번을 들었던가?

강남 땅 풍경이 정히 좋으니

꽃 지는 시절에 그댈 만났네

 

 

* 최근 시집- ‘구박받는 삼식이’

* 블로그 http://blog.chosun.com/scrpark

 

 

 

 

 

 

7. 100% 진짜 - 이생진 with 담론

 

 

100% 진짜가 어디 있니

언어를 빼고

문자를 빼고

네가 걸어온 발자국을 빼면

남은 것이 1%나 될까

욕망은 희망을 낳고

희망은 모방을 낳고

모방이 고흐를 낳았다면

모네는 리히텐슈타인*을 낳은 것 아니냐

결국 너도 리히텐슈타인의 kiss**를 얻어다

네 사랑을 복제한 것

진짜가 어디 있니

세월이 가면 그게 그거지(13.8.27)

 

 

 

*리히텐슈타인(1923~1997): 미국 화가

**kiss:리히텐슈타인의 작품(1961)

 

* 시집 34권 외 다수. 최근작 ‘골뱅이@ 이야기’

* 블로그 http://islandpoet.com/blog

 

  

 

이생진 담론:

 

인사동에서 시와 음악을 즐기기 위해 모꼬지 찾아주시는 분들이 늘어날수록 부담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나 뭔가 추구하지 마시고 지금의 이 자체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서울의 복잡함이 싫다고는 하지만 섬에 들렀다 이렇게 인사동에 와서 시를 읽는 게 너무 좋습니다. 교보 영풍 반디엔루이스 등 서점에 들러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보는 걸 좋아하는 나는 갤러리에 들어가 그림을 봅니다. 지난 번 라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을 보고 그림은 갈수록 돈이 불어나 몇 백억 몇 천억 소릴 내는데 시는 돈이 불어나지 않는 점이 유감스럽지만 그래서 부담 없이 시를 씁니다.

모든 예술은 모방입니다. 내 시도 물론 모방입니다. 시를 쓰시고 싶은 분은 누군가의 시를 모방하시길 바랍니다. 자꾸 쓰세요 그럼 시가 됩니다.

피카소는 좋은 예술가는 모방하고 훌륭한 예술가는 훔친다했고 스티브 잡스는 훌륭한 아이디어를 훔치는 것을 부끄러워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 윤범희, 박신환, 허남범, 강민서, 강인순, DJ 김광한 최경순 부부, 권윤희 님

  등이 처음 참석하셨습니다.

 

* 김경영님의 율동, 유재호, 논두렁밭두렁 윤설희님의 다락방,윤설하의 벙어리 바

  이올린등의 노래가 있었습니다.

 

* 음유시인 현승엽 가수의 ‘서귀포 칠십리등 이생진 시인의 낭송 합주로 가을맞이

  모꼬지  마무리를 했습니다.

 

* 특히, ‘이생진 바람이 되어 바람 패미리 동인지 2을 보내주신 광주의

  차꽃-곽성숙님의 정성으로 모꼬지 참석자 전원이 가슴에 한 권씩 품었습니다.

  곽성숙님과 동인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