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병을 맨 채 김기진 시인께서 자작시 '취해보니 알겠다' 퍼퍼먼스 중
(all photo by 정민호 작가)
111 + 42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11월 29일(매달 마지막 금요일)
7시 인사동 작은 사거리 50m 안국동 방향 전북지업사 골목
순풍에 돛을 달고(733-7377
시인 보다는 독자들이 꾸미는 모꼬지 입니다
누구나 오셔서 시를 듣고 읽을 수 있습니다
1. 손님 - 양숙
2.추풍에 부치는 노래 - 한명란 낭송 (노천명 시)
3.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허진 낭송 (백석 시)
4.낙엽의 꿈 - 김경영 낭송 (김소엽 시)
5.저걸 어쩌나 - 유재호 낭송 (이생진 시)
6.난 머슴이로소이다 - 박산
7.노인들끼리 - 이생진 with 담론
김재호님 하모니카 연주/김경영/박성도 님 낭송
111 + 41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10월 25일(매달 마지막 금요일) 이모저모
1. 잊혀진 계절 (하모니카 연주) - 김재호
2. 땜장이 - 양숙
넘 멋져!
번쩍 첫눈에 반해
그래 바로 이거 기다리던 거야
이 세상이 온통 너 뿐이야
간이라도 내줄 듯했다
그런데
별것도 아닌 것
꼬투리 잡기 시작하더니
싫증내는 일이 잦아졌다
노골적으로 눈 밖에 내는가 싶더니
결국…….
사랑땜에 뚫린 구멍
여간한 손질이나 온기로는 데워지지 않고
겉모습에 목숨 거는 진심 못 보는 쇠구들
쓰라리고 졸다 삭아버린 가슴 땜질하여
오랫동안 아아주 오랫동안 함께하게 할
땜~ 땜~ 땜~질!
가슴 땜질 합니다!
사랑땜 땜~ 합니다!
땜장이 왔어요!
* 사랑땜-새로 갖게 된 것에 얼마동안 사랑을 쏟는 일
* 쇠구들-고래가 막히어 불을 때도 덥지 아니한 방
* 최근 시집 -‘하늘에 썼어요’
* email :yasoo5721@sen.go.kr
독자와 함께 공연 중인 이생진 시인 / 양숙 시인/ 조이령님
3. 시, 그대 / 추억 - 박성도
4. 그들이 사랑한 이유 - 김경영 낭송 (이생진 시)
여기서는 실명이 좋겠다
그녀가 사랑한 사람은 백석이고
백석이 사랑한 여자는 김영한 이라고
하지만 백석은 그녀를 자야라고 불렀지
그들이 만난 것은 이십대 초
백석은 시 쓰는 영어 선생이었고
자야는 춤추고 노래하는 기생이었다
그들은 삼년 동안 죽자 사자 사랑한 후
백석은 만주 땅을 해매다 북한에서 죽었고
자야는 남한에서 억수 돈을 벌어
길상사에 시주했다
그녀가 죽기 열흘 전
젊은 기자가 힘없이 누워있는 노령의
여사에게 이렇게 물었다
천억의 재산을 내놓고 후회되지 않으세요?
후회? 무슨 후회?
그 사람 어느 때 가장 생각나나요?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는데 때가 있나
젊은 기자는 어리둥절했다
천금을 내놨으니 만복을 받으셔야지요
그게 다 무슨 소용 있나
기자는 다시 한 번 어리둥절했다
다시 태어나신다면ᆞ
어디서? 한국에서ᆞ
나 한국에서 태어나기 싫어
영국쯤에서 태어나 문학 할 거야
그 사람 어디가 그렇게 좋으셨나요
천억이 그 사람 시 한 줄만 못해
다시 태어나면 나도 시 쓸 거야
이번엔 내가 어리둥절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는데 시밖에 없다는 말에
시 쓰는 내가 어리둥절했다ᆞᆞ
* email : rud-dud@hanmail.net
* 전문 낭송가 · 라인댄스 강사 · 시니어 패션모델
화가 목석애 님 스케치 중
김미자 시인/ 유재호 낭송 / 음유시인 가수 현승엽님
5. 속립결핵 - 김미자
송기원 선생이 그랬다, ‘고여야 쓸 수 있다’고.
젊은 사람들은 고일 틈도 없이 덜어낸다, 핸드폰으로, 컴퓨터로.
조금만 고여도 죄다 드러내 보이고 싶어 한다.
중년의 남자들은 저물녘 술집에서,
나이든 여자들은 티비 드라마를 보면서 전화로 덜어낸다.
덜어낼 곳이 없는 노인네들은
운 좋게 누구라도 마주치면 몇 번이고 반복 상영하는 명절 특집
한국영화처럼 리플레이 되어 덜어낸다.
‘고이는 것이 무서운 것이다’
심장에 오롯이 고이면
그것이 무엇으로 변하게 될 지 두려운 것이다.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품고 있자면
그것은 어느 시점에 가서 분명히 각혈을 하게 될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상이 그랬고, 까뮈가 그랬고, 랭보, 신동엽이 그랬던가?
질투와 분노가 힘이 된다는 것을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젊은 사람들의 심장에 고인 다급한 분노들은
생명력을 넘치는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이순을 넘어가는 그들에게 질투와 분노란
저급한 원천.
그래서 김지하는 자연으로 돌아갔다.
장일순 선생은 좁쌀 한 알의 생명으로 돌아갔고,
송기원 선생은 히말라야를 거쳐 텃밭에 엎드렸다.
그러나 그 분노를 다 내려놓기엔 아직 의심이 남는 마흔이나
쉰의 사람들.
그들 가슴 속에 뒤엉켜 고여 있는 미혹과 불혹의 핏덩어리는
어디를 향해 쏟아내야 할까?
송기원 선생은 그 후로 책을 내지 않고 있다.
김지하는 구원의 시를 기대하는 뭇 세상의 시선을 저버리고
죽음에 대해서만 노래하고 있다.
헌데, 내게 고여 있는 것은 무엇......?
* 송기원(宋基元, 1947년~ ) 시인이며 소설가. 1967년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시 〈불면의 밤에〉가 당선되어 등단, 197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회복기의 노래〉, 《중앙일보》에 소설 〈경외성서〉가 당선.
꽃이 필 때 송기원 지나온 어느 순간 인들 꽃이 아닌 적이 있으랴.
어리석도다 내 눈이여.
삶의 굽이굽이, 오지게 흐드러진 꽃들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하고 지나쳤으니. |
* 속립결핵(粟粒結核) 결핵균이 혈액 속으로 들어가 온몸에 퍼져 좁쌀 크기의 수많은 결절(結節)을 만드는 병 |
* 장일순(張壹淳, 1928.93-1994.5. 22) 사회운동가, 교육자, 생명운동가. 한살림을 만들었고 생명운동 전개. | |
* 김지하(金芝河, 1941년 2월 4일 ~ ) 시인. 1970년대 유신 시대의 대표 문인, 1980년부터는 동서양의 철학과 한국의 전통 사상을 아우르는 생명 사상'을 제창. 시집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
* 교사 시인
* email : smfla@chol.com
6. 이 순간 - 허진 낭송(피천득 시)
이 순간 내가
별들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9 교향곡을 듣는 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그들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 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두뇌가 기능을 멈추고
내손이 썩어가는 때가 오더라도
이 순간 내가,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허무도
어찌하지 못하는 사실이다,
*수필가 시낭송가 대도백화점 대표 회장
7. 일개미에게 훈장을 주랴 - 유재호 낭송(이생진 시)
산꼭대기에서 산맥끼리 손잡은 것을 보는데
왕개미가 바지 속으로 들어와서 내 고추를 잡아당긴다
시비를 걸려면 나와서 걸 일이지 바지 속으로 들어가서
물어뜯고 꼬집고 잡아당겼다 늦추고 늦췄다 잡아당기고
한참 그러다가 바지 밖으로 나와서 내 얼굴을 쳐다본다
내 고추를 꽃으로 봤는지 아니면 벌레로 봤는지
떼어 주면 가지고 갈 눈치다
"요것을 떼 가지고 가면 일등공신이 되는데"
개미는 군침을 흘리며 또 나를 쳐다본다
내 고추를 떼지는 못했지만 개미 목에
노란 훈장 하나 달아 주고 싶다
*이생진 시집 <내 울음은 노래가 아니다>에서
* 봉재 사업가. 우리 시대의 진정한 歌客
유재호 박산 '꽃분네야' 열창 중
8. 가을 시계 - 박산
새벽
귀뚜라미 울림으로
멈췄던 시계는
세월을 불러
움직였다
재깍재깍
이 소릴 듣는 이는 없다
그러나
길, 숲, 나무와 나무 사이
숨죽인 바람이
살살 태엽을 돌리고 있다
* 최근 시집- ‘구박받는 삼식이’
* 블로그 http://blog.chosun.com/scrpark
9. 방귀쟁이 며느리(인형극) - 곽성숙
10. 시소리(판소리) - 김숨
담론 중인 이생진 시인
11. 바람패미리 - 이생진 with 담론
바람패미리-어청도 5 이생진
하기야 모두 빌린 것들
배도 빌리고
방도 빌리고
그릇도 빌리고
숟가락도 빌렸다
다음날 아침
운동장도 빌리고
만국기도 빌렸다
넓은 하늘까지 빌리고 나니
빌릴 게 없다
바람패미리*는
빌린패미리
우린 서로 빌린 것들
그렇지만 다 내 것 같다
따지고 보면 행복도 빌린 것인데
펜션의 그릇처럼 마음 놓고 쓸 수 있어
내 것 같다
그런 가족을
배에 실어 군산항에 풀어놓으니
바람처럼 흩어진다
바람패미리
집에 가면 무엇을 빌릴까 (2012.10.21)
*바람패미리:시와 음악과 사진으로 섬여행을 즐기는 바람 같은 가족
* 시집 34권 외 다수. 최근작 ‘골뱅이@ 이야기’
* 블로그 http://islandpoet.com/blog
이생진 시인 담론 :
우리는 거창한 문학을 하는 게 아닙니다.
그냥 시를 즐기고 있는 겁니다.
인사동에 오시면 시를 즐기다 즐거운 마음으로 마시길 바랍니다.
시에 사진도 그림도 음악도 비벼 더 맛있게 오늘 그 자체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돈 준다고 시를 읽어 달라 초청하면 잘 안 가지만
섬이 부르면 달려갑니다.
오늘 여기 섬을 같이 다니는 바람패미리 여러분들이
멀리 지방에서 올라와 길상사에서 ‘내가 백석이 되어’를 함께 낭송하고
삼청공원에서 유병용 사진작가와 단팥죽에 좋은 시간을 보내고
지금 인사동에서 이렇게 함께 즐기는 것이 즐겁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경영님의 율동
@ 유재호님의 노래 열창 꽃분네야 등
@ 한명란(만도린 연주)-이현실님(홍성에서 오신)의 그리운 바다 성산포 낭송
@ 음유시인 싱어송라이터 현승엽의 작은 음악회 – 그대/ 바다로 간 여인/
풀 되리라/ 가을이 서럽지 않게 등
@ 취해 보니 알겠다 – 김기진 시인의 자작 퍼포먼스
@ 바람이 되어 무등의 손을 잡다 – 곽성숙님 낭송
(무등산 시사랑 제1회 공모전 대상 작품)
@ 그놈이 그놈 (목석애 시) - 허진 낭송 (한명란 만도린 연주)
@ 조이령님의 ‘이생진 시인님을 좋아하세요?’ 낭송
@ 석영만 광명시 재정국장/ 최평자 광명시 기형도기념사업회장/ 윤숙자/
김원수/ 정이화/ 박선옥/ 이희옥/ 박상권 한국 문학예술 발행인/
유병용 사진작가/우창학/김형석/ 한근식/ 목석애 님 등이
처음 참석하셨습니다.
강화도 육필문학관(노희정 시인이 운영하는)에서는 10월 3일 이생진 시비 제막이 있었습니다
(사진-톡으로 노희정 시인 보내옴)
이외 자리가 비좁아 일일이 존함을 기억하지 못한 분들이 계십니다.
저희 모꼬지는, 소박하지만 정성들인 원고 인쇄물부터 진행에 따른 의자배치 등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생진 시인을 뵙기 위해 전국에서 때론 외국에서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다 하고자 노력합니다만 항시 헤어지고나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자리가 협소하고 음향이 부족하지만 순풍 벽에 걸린 그림들 보듯이 큰 이해로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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