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 국도

박산 2021. 8. 30. 10:30

◁ 'Desire', all photo by 박산 ▷

시집 《노량진 극장 2008, 우리글≫

 

 

「7번 국도」

 

부산까지 안 내려가도 좋다

함경북도 온성까지 안 올라가도 좋다

 

그냥 동해바다

속초 강릉 주문진 삼척 울진 그 근방

은모래 백사장 소나무 숲 굽이굽이 품은 도로

수평선 붙은 하늘 항시 열려 있고

그 하늘 아래 산맥이 바다 향한 새벽 기지개 던지는 길

 

 

밉고

하기 싫은 것

여기 모두 던지라고

넉넉한 바다

골치 아픈 생각 이젠 그만 하라고

일직一直이룬 수평선

 

 

지금의 내 고통 보다 누가 더 아픈가

비추어 보라고 선 등대

좋은 꿈꾸며 한숨 푹 자라고 지은

꽃 같은 펜션

 

사는 것도

7번 국도만 같았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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