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산' 목석애 화백
손재주 ㅡ
삽자루 곡괭이자루는 물론
망치 스패너 하나 제대로 잡아 본 일 없지만
전장품 크레인 장사를 오래 했으니
그나마 전기 기계 엔지니어링을
마케팅적 수박 겉핥기로 경험했을 뿐이다
이러니 뭔가를 스스로 조물락거리며
만들고 고치는 일에는 젬병이다
하다못해 못질 하나를 해도 태가 안 나고
30년 넘은 컴퓨터 얼리어답터임에도
간단한 오류 발생에 당황하기 일쑤다
지인이 택배로 보내온
청송 사과 박스를 번쩍 드는 순간
옆구리가 시큰하며 담이 들었다
아픈 부위를 여기저기 손으로 짚어 가며
파스 두 장을 겨우 붙였다
다음 날 아침 새 파스를 붙이려
아내에게 등을 내밀었는데
"아니 아무리 손재주가 없어도
파스조차 이리 얼기설기 붙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