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지은 시」 78쪽
구름숲
하늘 걷다 만난 바람에 떠밀려
이리저리 헤매다 구름숲에 들었다
풀과 나무는 유동적이다
사이사이 개울도 흩어졌다 다시 모이고
물고기도 구름 타고 날아다녔다
부리가 무뎌진 독수리가
순간의 유체 변형으로 참새가 되었다
얼핏 무질서한 작은 움직임들로 보이지만
한낮은 평화이고 밤은 고요다
작은 바람을 시작으로
조그맣고 동그란 물방울이 하나둘 맺혔다
희고 검음이 없어져 낮과 밤이 사라졌다
개구리 몇 마리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조용하던 새들도 따라 불렀다
생명을 지닌 것들이 북을 울리기 시작했다
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
때론 불협화음으로 들렸지만
숨차 쓰러질 듯 찢기는 보컬보다는
전기 기타의 긴 울림이 지배하는
락페스티벌이련 했다
익숙한 지상의 그림이 어른거리는가 싶었는데
모든 게 꿈 같이 사라졌다 다행이다
하늘을 다시 걷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