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15 모꼬지 담론 중이신 이생진 시인 (Photo by 순풍 김윤희 화가)
111-16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9월 30일(매달 마지막 금요일) 7시
인사동 작은 사거리 50m 안국동 방향 전북지업사 골목
순풍에 돛을 달고(733-7377)
詩에 목마름이 있으신 분은 누구나 앉았다 가셔도 됩니다!
1. 갈대숲에서 - 윤준경
2. 나무도 뜨거운 가슴이 있다 - 임윤식
3. 산다는 것 - 유재호 낭송 (이생진 시)
4. 안경을 쓰면 - 양숙
5. 대책 없는 여자 31 - 안숙경
6. 스마트폰 - 박산
7. 김석준 교수의 5분 문학평론
8. 매창에게 (황진이 중) - 이생진 with 담론
* 우리글(출판사) - 김소양 시인으로 부터 들은
이 날 양숙 시인의 두 번째 시집 '하늘에 썼어요'가
출간 예정이라는 말에 양숙 시인의 친필 사인 시집을 접할
기회가 기다려 집니다
111-15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스케치
8월 26일 7시
'패티윤'이란 닉네임으로 노래도 일품이신 윤준경 시인 - 가수 현승엽의 반주에 신청곡 열창
1.
은행나무 연가 - 윤준경
우리집 은행나무는 혼자였다
아무리 둘러봐도 짝이 없던 은행나무는
연못 속에서 짝을 찾았다
그것이 제 그림자 인 줄 모르고
물 속에서 눈이 맞은 은행나무
물에 비친 제 그림자에 몸을 포개고
만명도 넘게 아기를 가졌다
물방개는 망을 보고
연잎은 신방을 지켜주었다
해마다 가지 사이에 돌멩이를 얹고
그림자에게 시집간 은행나무
한 가마니씩 은행이 나와도
그것이 그리움의 사리인 줄 몰랐다
바람이 세게 불 때마다
연못이 걱정되는 은행나무는
날마다 그 쪽으로 잎을 날려 보내더니
살얼음이 연못을 덮쳤을 때 은행잎은
연못을 꼭 안은 채 얼어있었다
시집- ‘나 그래도 괜찮은 여잡니다’
‘다리 위에서의 짧은 명상’
블로그 http://blog.naver.com/june7590
2. 李-生-珍 - 낭송 유재호
시 - 홍해리
바다한테 설교를 시켜놓고
산에 오르면
바다는 온종일 방언을 지껄이고
섬들이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친다
산을 걸어내려오는 바람
바다 위에 서성이는 구름, 모두
그의 눈썹아래선 순한 양이 된다.
-시집 <우이동-2>에서
3. 암스텔담 공항의 된장라면 - 양숙
잘 참았다 싶었는데
보름간 일정이 끝나고
집에 돌아온다 싶으니 따끈한 된장국이 그립다
평소에 국을 그리 즐겨하지 않은데도 말이다
한국 음식 선전하는 간판이 보인다
안그래도 침 고이는데 아예 목젖을 당긴다
아무리 이리저리 기웃거려도
베트남 일본 중국 음식만 눈앞에 당당하다
다리 아프다 그만 돌아다니자
하루만 더 참자
된장 냄새가 역겨워 그럴거야
된장 냄새만 역한가 뭐?
지네 치즈도 고급일수록 고약한 냄새가 나는데
포기하고 돌아서려는데 Noodle 간판이 어른거린다
김치찌개! 와! 된장라면!!
그것도 한글 영어 일어 중국어로!!
정말 된장라면? 서울에서도 못 먹어본 된장라면?
서울 맛과는 다르지만 분명 된장라면!
한 그릇에 13500원!
희색 만연한 아줌마 넷이서 겨우 한 그릇?
나눠 먹을 거냐? 숟가락 더 필요하냐?
물론!
맛만 보려고 우린 이미 식사했다고!
느글거리던 속이 그 한 숟가락에 편안해진다
좋아 좀 더 있으면 냄새 지독하다는
청국장도 팔 것이다!
뱃속이 든든해지고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발칸반도에서 인사와 가벼운 한국어를 구사하는
현지인을 만날 줄 상상이나 했는가?
맞다 경제력이다
곳간에서 인심나고 여유가 생긴단 말 그른 것 하나도 없다
다시 한번 잘 살아보세 운동을!
* 시집 : 당신 가슴에 55yasoo@hanmail.net
4. 다비제 - 홍혜영
5.
한강철교 아래 쌍시옷 - 박산
기차 지나는 소리가
귀청을 찢는 다리 아래에서
가슴에 오래 담고 있으면
울화통 치밀어
곧 죽을 것 같은 말들을 강에 뿌렸다
미운 놈 이름 쌍시옷 섞어
조목조목 그의 죄목을 하나하나 물어
얼굴 찡그려 꽥꽥 소릴 지르다 보니
진 빠져 헉헉 숨이 찼다
어느 틈엔가 송악산 으슴푸레 붉은 노을
여의도 큰 빌딩 그림자 물침대 삼아
강물 푹신하게 둥둥 떠 있다
저만치 원효대교 지나는 자동차들에
순간순간 반사된 은결들이
내가 뱉어낸 곱지 않은 언어들의
편치 않은 유영遊泳을
다리 난간 부딪칠까 요리조리 피해
바다로 살살 쓸어내고 있다
다리 위 KTX 한 대가 쉬익 지나가고
전철 지나는 소리까지 겹쳐
다시 귀청을 찢었지만
쌍시옷을 계속하진 않았다
붉은 노을이 더 붉게 웃었다
* 시집 : 노량진 극장
* 블로그 http://blog.chosun.com/scrpark
6. 김금용 - 평양관 아가씨 고구려 바람 6
7. 모텔 몰디브 - 임윤식
슬며시 떠났다가
저녁무렵 다시 밀려오는 파도
수평선 너머로 노을이 내려앉으면
해변에서는 황홀한 축제가 시작된다
마른 장작이
성스러운 제물로 타오르고
아직 덜 여문 꽃들 여기 저기에서
붉은 꽃망울을 터뜨린다
파우스트를 유혹하는 메피스토펠레
그 쾌락의 춤판이 펼쳐진다
탁탁탁, 불꽃 터지는 소리들
밤은 그렇게 금이가기 시작한다
어둠이 무너져내릴 즈음
잔불은 서서히 가라앉고
우리들의 거룩한 축제는
비틀거리며 막을 내린다
언제나처럼 다시 밤을 기다리는
그곳, 몰디브 해변
*메피스토펠레 : 괴테의 소설 '파우스트'를 주제로 한 오페라 명.
악마 메피스토펠레는 파우스트를 파멸시키기 위해
여인들과 광란의 파티를 열지만 유혹에 실패한다.
*계간 열린시학 2011년 봄호 게재
* 블로그 ; http://blog.naver.com/lgysy
(시사월간지/오늘의 한국 사장)
8.문학평론가 김석준 교수 -
최근 윤준경 시인의 ‘은행나무 연가’를 표절한 ‘수양나무’란
표절시 관련 ;
‘시는 민족의 안테나’라는 말을 인용 창작에 대한
표절은 절대 용납불가에 대한 담론이 있었습니다.
시를 표절하는 사람이 왜 시를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사람이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친다니 그것 또한
기이한 일입니다.
9. 시와 사랑 /이생진
- 황진이 40
무신천하의 절대 권력자 최충헌崔忠獻*이
규보의 시를 읽고 감탄한 나머지
"원하는 벼슬이 뭔가" 하자
규보 빙긋이 웃으며
"지금 팔품八品인데 칠품七品이면 족합니다" 했다.
규보는 벼슬보다 시가 좋았고
시보다 술이 좋았다
그보다 좋은 것이 있었지만
함부로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조선 시인들이 시보다 황진이를 좋아했다면
고려 시인이라고 술만 마셨겠나
더러는 사랑시 사랑시하며 업신여기는데
시 없이 술맛 안나 듯
사랑 없이 살맛 안나네
*최충헌崔忠獻(1150~1219) : 고려 후기의 무신
시집『그 사람 내게로 오네』(우리글. 2003. 57쪽)
* 블로그 http://islandpoet.com/
서귀포 이중섭 미술관 벤치마킹으로 신안 앞바다 안좌도
김환기 화가 생가에 대한 시인의 바람을 얘기하시며
신안군에서 시인께 섬 투어의 편리를 위해 내 준다는 배를
자유 분망한 詩가 관용선(官用船)을 타 깜짝 놀랄까봐
일단 거절하셨다는 일화와 함께
시집 - 우이도로 가면 중 ‘서귀포 칠십리’
“됐어 바다가 보이면 됐어” 로 시작하는 낭송을 가수 현승엽의 노래와
함께 하셨습니다.
이외 서귀포 보목의 지귀도 앞 바다 빨간 우체통이 걸린 그림 같은 집을 보시고
‘보목동’이란 시로 시인께서 쓰셨는데 두해 전 작고한 그 집 주인의
자매인 이미라씨가 신명숙씨와 함께 인터넷에 물어물어(search)
모꼬지에 참석, 시인께 시집 사인을 받으신 후 눈물 글썽한 사연을
말씀 해 주셔 장내가 숙연해졌었습니다.
이외 서귀포에서 작품 활동을 하신 적이 있으신 박정민 화가 한수재 고미숙시인
시협 당진 임세광 지부장 서산문화원 박만진 시인
이영공 신중화 이숙씨등이 참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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